인생곡선, 인생그래프 그리기
요즘 유행하는 말 중 ‘인생’이 들어간 말이 많습니다.
누군가에게 묻기도 하죠. 인생영화, 인생책, 인생음식이 뭐냐고요.
‘인생곡선’은 들어보셨나요?
인생곡선은 인생그래프라고도 하는데요.
상담학사전에 따르면 자신의 과거와 현재 및 미래의 모습을 그래프나 굽은 선으로 표현하게 하는 미술치료기법라고 합니다. 굳이 미술치료기법으로 한정 지을 필요는 없고요. 우리가 간단히 직선이나 곡선으로 그래프를 그린다고 쉽게 생각하면 됩니다. 내 인생에 대해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요. 어느 시점에서 힘들었고 어떻게 견뎌냈는지, 또한 어느 때를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느끼는지 확인해볼 수 있어요.
우리가 현세의 ‘행복’에 집착하고 단순하게 행, 불행을 구분해 보는 습관이 있지만요.
재미로 한 번 해보시면 좋겠고요.
인생그래프를 그릴 때 정답은 없습니다.
사진을 참고로 보시고, 사진 속에는 직선으로 되어 있지만 곡선으로 그려넣어도 무방합니다. 종이를 가로로 해놓는 게 좋고요. 가운데 가로선을 직선으로 그어놓고 왼쪽에 세로선을 그려 넣습니다. 가로선에는 내가 한 칸씩 한 살로 숫자를 써놓고 현재 나이까지 쓰거나 미래까지 넣고 싶다면 원하는 나이까지 기록합니다.
가로선과 세로선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0’이 되고요. 가로선을 기준으로 위쪽이 행복, 아래쪽이 불행이라고 합니다. 세로선의 점수는 내가 한 칸에 몇 점을 줄지 정합니다. 그래프를 그려넣기 적당한 정도로 위, 아래 점수 똑같이 써넣습니다. 예를 들면 위에 +5점, 아래 -5점 등입니다. 인생에서 큰 일, 계기, 나에게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사건 등을 써봅니다. 행복, 불행 감정을 느낀 것을 점수화해도 좋고 영향을 짐작해서 점수로 기입해도 좋습니다. 이사, 전학, 동생의 탄생, 할머니 돌아가신 일, 부모 이혼, 대학교 입학, 결혼, 출산 등 굵직한 사건도 좋고요. 지극히 사적인 소소한 에피소드로만 채워도 괜찮습니다.
지금부터 인생 그래프 그려볼까요?
눈을 감고 긴장 이완을 하고 나서 그리면 더 잘 됩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힘을 다 빼고요. 누워서든 앉아서든 괜찮습니다.
몸 상태를 알아차리거나 잠깐 명상하는 것이 좋습니다.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거나 조용한 상태에서 최근의 시기부터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거예요. 내가 만약 30대라면 30대의 나는 어떤 기억이 있을까, 좋은 추억이나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경험을 차례대로 떠올려 봅니다. 30대가 어느 정도 생생하게 그려진다면, 그 다음은 20대, 그 다음은 10대, 그 다음은 10대 이전의 차례로 갑니다. 이 때 시간 간격을 두고 다음 나이로 넘어가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인생곡선을 그리는 주인공은 바로 나예요.
이 그래프를 볼 사람, 보여줄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 있을 때 최대한 솔직하게 적어보는 거예요. 곡선이 굽이 굽이 순천만 물결처럼 있다면 내가 삶에 대해 고난과 기쁨을 느끼는 격차가 크구나. 그만큼 내 인생 길이 험난했구나 이렇게 느낄 수도 있고요. 상대적으로 평탄하다면 up and down이 많지 않아 직선처럼 평행선을 그을 수도 있습니다.
‘행복’ 쪽에 꼭지점이 되어 있는 부분을 살펴보세요.
자신이 누군가와의 관계 경험, 무언가를 이루었던 성취 경험에 ‘행복’이라고 점을 찍어 놓았는지요.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건은 ‘나’로 인해 일어났던 것인지, ‘상황’으로 일어났던 것인지 살펴보는 거예요.
인생곡선을 다 그린 후 고통스러웠던 때의 느낌이 떠올라 울컥하거나 희열을 느꼈던 순간이 짜릿할 수 있어요. 누군가에게 설명하듯, 내가 이 시기를 왜 불행하다고 느꼈는지, 저 때를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뭐였는지 이야기하는 거예요.
상담자-내담자 관계에서 심리상담 시간에도 인생곡선을 그린 후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내담자가 이야기하는 것을 따라가는 편입니다.
내담자가 주관적으로 경험하고 느낀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어떤 평가, 판단이 들어가지 않고요. 이것은 하나의 도구로 쓰입니다. 그러니 상담시 꼭 그려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내담자가 자기 삶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싶을 때 하게 됩니다.
그래프를 그릴 때마다 조금씩 달라져 있는 선과 점수를 발견하게 될 거예요.
내가 나를 보는 시각은 객관적이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바뀌고요. 내 인생에 대한 통찰은 성장하게 마련이니까요.
고요한 혼자만의 시간, 인생곡선 그려보면 어떨까요?
믿을만한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