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피즈, 바바라 피즈 «당신은 이미 읽혔다»
남녀가 처음 만나고, 눈을 맞추고, 사랑이 시작되는 상황을 그려보자. 남자가 먼저 마음에 드는 여성을 발견하고 대쉬한다고 생각하는가? 구애에 관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90% 이상 여자가 먼저 접근한다고 한다. 이게 무슨 소리냐 싶은 남자들은 앞으로의 글을 유심히 읽을 필요가 있다.
실제로는 여자가 먼저 목표 삼은 남자를 향해 눈빛과 몸짓, 표정으로 미묘한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남자들은 여자들이 보내는 신호가 워낙 섬세해서 못 느끼기 때문에 자기가 먼저 접근했다고 착각한다. 연애 걱정 없는 잘생긴 외모의 소유자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 대부분은 해당하지 않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직감이 떨어지는 남자들도 이런 신호들을 미리 안다면 연애의 시작이 좀 더 수월할 것이다.
먼저 눈빛과 눈 맞춤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한 실험을 살펴보자. 결혼정보회사 남성 회원과 여성 회원에게 다음과 같은 정보를 줬다.
당신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상대와 데이트를 할 것이다.
하지만 데이트 상대가 어릴 때 한쪽 눈을 다쳐서 예민하다. 어느 쪽 눈을 다쳤는지 모르지만 유심히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데이트 당일, 남녀 모두 있지도 않은 ‘다친 눈’을 찾으려고 열심히 상대의 눈을 들여다보았다.그 결과, 데이트가 끝난 남녀 모두 서로에게 높은 친밀감과 낭만적인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이들이 두 번째 만남으로 이어진 확률도 결혼정보회사의 평균보다 2배나 높았다고 한다.
이처럼 눈을 마주치는 것은 강력한 효과가 있다. 만약 그녀와 2~3초의 눈 맞춤이 3번 이상 지속된다면, 그녀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을 확률이 높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당신과 눈이 마주쳤을 때 피하지 않고 2~3초간, 적어도 3번 이상이다. 2~3초가 짧은 것 같지만 실제로 눈을 맞추고 있으면 꽤 긴 시간임을 알 수 있다. 그건 우연이 아니다. 그녀도 당신을 의식하고 있다.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나도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을 때 일부러 눈을 맞추고 웃기도 했다. 그럼 보통의 눈치를 가진 남자들은 착각에 빠진다. ‘어 나한테 관심 있나?’ 그때부터 바통을 넘기는 것이다. 그도 나한테 관심이 있다면 신경 쓰이기 시작할 테니까. ‘왜 신경 쓰이지? 좋아하나?’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관심 있는 사람에게 눈길이 가는 것은 본능이다. 여자의 눈빛 신호를 놓치지 말자.
신체 주변의 일정 공간을 개인 공간이라고 한다. 문화적 요인에 따라 크기는 다르지만, 사람은 자신만의 개인 공간인‘공간 기둥’을 두르고 다닌다. 타인과의 거리가 15~45㎝ 사이는 친밀한 거리로 보는데, 이 영역은 오직 친밀한 신체 접촉을 할 때만 들어올 수 있다. 이 친밀한 거리를 침범할 수 있는 사람은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 혹은 성적 관심을 표하는 이성이다. 그래서 여자가 당신의 공간 기둥에 들어와 스킨쉽을 하는 것은 하나의 신호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스킨쉽은 포옹이나 키스 같은 진한 스킨쉽이 아니다.팔꿈치를 만지거나 손을 스치는 것같은 가볍고 자연스러운 터치다. 이런 잠깐의 스킨쉽으로 순간적인 유대가 형성되고 관심을 끈다는 실험 결과들이 있다. 특히 팔꿈치는 손이나 어깨에 비해 공적인 공간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스킨십을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부담스럽지 않다.
상대가 이런 스킨십을 계속한다면 긍정적인 신호이다. 여자는 관심 없는 남자에게 스킨십을 하지 않는다. 오해의 여지를 주기 싫기 때문이다. 다만, 몸짓 언어를 읽어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과 맥락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또한 습관적으로 이 정도의 스킨십을 하는 분들도 있으니 잘 관찰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눈빛과 스킨십이라는 바디랭귀지를 알아봤다. 지금까지 여자의 언어적 표현에만 집중해서 마음을 알기 힘들었다면, 비언어적 표현에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 이 두가지 신호만 잘 캐치해도 당신은 솔로 탈출이 코앞일 것이다. 앞으로는 관심있는 상대의 몸짓 언어를 읽어내서 순탄한 연애를 시작하길 바란다. 이 외에도 다양한 몸짓 언어에 대해 알고싶다면, 책『당신은 이미 읽혔다』를 읽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