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오늘이라는 삶은 처음이라 그래]
한때는 정말 야심 차게 준비했던 원고가 있었다. 밤낮없이 매달리고, 퇴고해서 겨우 출판사에 보냈다. 결과는?
'저희 출판사의 방향과는 맞지 않습니다'라는 정중 하지만 칼 같은 거절 메일 한 통.
그마저도 700개가 넘는 출판사에 보냈음에도 회신이 온 곳은 몇 곳뿐이었다.
그때의 그 허탈함이란...
며칠을 멍하니 앉아만 있었던 것 같다. '아, 내가 뭘 잘못한 걸까? 내 글은 정말 안 되는 걸까?' 온갖 자책이 밀려왔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돌아보면 성공해서 기쁜 날 보다 넘어지고 깨진 날이 더 많았다는 것.
그리고 삶이라는 게, 딱 하루 반짝하고 끝나는 영광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매일매일 조금씩, 정말 꾸준히 발걸음을 옮기면서 쌓아가는 성장의 과정이 전부라는 것.
그러니까, 우리가 마주하는 그 수많은 실패들, 어쩌다 찾아오는 단 한 번의 성공들 속에서 진짜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계속 나아가는 그 '꾸준함'이라는 태도라는 것.
성공의 기쁨은 정말 잠깐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다. 하지만 실패의 쓴맛은 처음부터 오랜 시간 동안 혀끝에 오래도록 남아서 잊히지 않는다.
삶을 제대로 사는 방법은 그 쓴맛을 똑똑히 기억할 줄 아는 것이다. 그게 다음 발걸음을 내딛게 하는 힘이 되니까.
생각해 보면 지금의 나를 만든 건, 그때 그 거절에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섰던 그 수많은 발걸음들 덕분이다. 과거의 실패들을 딛고 결국 여기까지 걸어온, 그 증거가 바로 지금의 '나'라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그러니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오늘을 잘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