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가 3000을 돌파했습니다!’
스마트폰 알림 창에 뜬 숫자가 낯설었다. 7시간 전, 내가 자는 동안 누군가 이 글을 읽었다는 뜻이었다. 누가 읽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화면을 닫고, 다시 그 글을 열었다. 고치다 멈춘 문장과 마음에 들지 않는 문단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래도 지우지 않았다. 그냥 두었다. 나중에 다시 돌아올 때, 길을 잃지 않으려고.
같은 말을 다른 모양으로 담아보는 연습을 오래 했다. 기성 작가의 글을 가져와 기승전결로 나누고, 문단의 순서를 바꿔 썼다. 신문 칼럼의 첫 문장과 끝 문장만 남겨두고, 가운데를 다시 채운 날도 있었다. 형식은 달랐지만, 마지막에 남는 문장은 늘 비슷했고 어설펐다.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제목 위 날짜만 바뀐 문서들이 쌓였다. 어디까지 썼는지, 어떤 게 마지막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책을 읽는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많이 읽힌 책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며, 손에 닿는 책부터 펼쳤다. 정답에 가까워지려 할수록, 더 멀리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방식을 바꿨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한 줄을 적었다. 이 작가는 왜 이 글을 썼는지. 그리고 한 줄을 더했다. 나는 이 의도를 어떻게 읽고 있는지. 혼자 묻고, 혼자 답하는 방식이었다.
그 질문을 남기고 읽은 글 가운데 하나가, 조회수 3000을 넘겼다. 특별히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때 내가 붙잡고 있던 질문은 분명했다. 조회수 3000은 결과라기보다 확인에 가까웠다.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다시 돌아올 자리를 하나 표시해 둔 느낌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이 남아 있어도 괜찮았다. 날짜만 바뀐 문서가 하나 더 늘어도 괜찮았다. 오늘도 글을 고치다 멈췄다.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처음부터 잘 쓰려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이 글 하나로 확인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