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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현기 May 02. 2024

짝사랑

오른쪽 아랫잇몸에 사랑니가 았다.

제때 고개 들지 못하다가

살과 잇몸 사이에서 부대 끼던 탓에

도저히 못 참겠다며 올라온 것이다.


치과에 들러 치료를 받고 돌아서는 길

보이지 않는 통증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입안에선 피비린내가 한가득이다.


혀를 굴려 상처를 맛보고 나서야

나는 의 존재를 깨닫는다.


주머니 속 하얀 통에 담긴 진통제 몇 알

간절히 기도했다.

몇 알의 약으로 나의 통증이 사라지기를.


등 뒤 노을과 바뀌는 신호등

아주 조금씩 통증은 사라지고

그제야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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