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
-1021
-마음에도 휴식이 필요하다
-퀘렌시아를 찾아서
일요일 아침, 이른 시간에 번쩍 눈이 떠졌다. 분명 어제와 같은 컨디션이라면 오후 늦게나 돼서야 잠에서 깨야 했다. 아침 여섯 시 반. 창문을 활짝 열었다. 새벽의 여운이 코를 통해 폐 속 깊숙이 들어온다.
소파에 앉아 16년도를 떠올렸다. 그때 읽었던 책, 만났던 사람, 관심 가지고 끄적임을 반복 한 글의 내용 등. 당시 블로그에 끊임없이 남겼다. 기록이 있기에 오늘의 내가 떠올릴 기억이 있다. 감사하다.
오늘도 쓰는 이유, 10년 후의 내가 24년도의 가을을 보내고 있는 나를 떠올리기 위해서다. 16년도의 여름은 우울증으로 보냈다. 방황의 끝은 어디인지 궁금한 사람처럼 정신 차리지 못했다. 직장 사람들과도 자주 언쟁했다. 꼭 하루 한 번은 싸우지 않으면 안 될 사람처럼 대했다.
24년도 그때를 돌아보니 2016년, 나는 잘 살아가고 있었다. 힘들고 원망하면서도 집에 돌아와 조용히 내 잘못, 남 잘못을 적으며 반성하고 다짐했다. 어쩌면 그 과정이 나만의 돌봄이었고 안신처였는지 모르겠다.
삶에 지쳐 있을 땐 여행이든 독서든, 대화든 뭐든 좋다. 다만 그 순간만큼은 온전히 빠져 방황을 잊으며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의 간섭이나 방해 없이 보낼 수 있는 시간 말이다.
25년 10월 25일에는 또 어떤 내가 지금을 기억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