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손에 쥔 것은 무엇인가

베스트셀러 인증기(2)

by 회색달


부는 바람을 막을수 없어도,
돛을 이용해
방향만큼은 결정할 수 있다.

베스트셀러 인증기(1)




지난해 12월 첫 공저 출간 이후 두 번째 역시 베스트셀러 딱지를 받았습니다. 물론 공저의 힘 덕분이라는 걸 압니다. 자만하지 않습니다. 개인 저서 또한 쓰고 있으므로 이 과정은 분명 다음 스텝으로 향하는 생장점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기본기를 갖추려면 빈도와 시간을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비결을 갖추려면 어떤 실천계획이 필요할까요?. 오로지 출간이라는 결과에만 초점을 두고 생각해봤습니다.

첫째. 지겨울 정도의 꾸준함입니다. 브런치 스토리 작가 승인을 받기까지 4년 걸렸습니다. 3번 떨어졌을 땐 포기하고 있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다른 작가들의 글을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통과할 수 있을지 연구했습니다. 등산할 때 종종 길옆 쌓인 돌탑을 본 적 있습니다. 지나는 등산객이 각자의 마음을 담아 하나, 둘 올려둔 돌탑이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엔 무릎 높이에서 성인 키보다 훨씬 높고 큰 탑으로 되었을 터입니다. 돌탑만 두고 보자면 수많은 시간이 모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만약 매일 같은 자리에서 돌탑을 보고 있다면 어떨까요? 처음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할 겁니다. 그렇지만 하루 일 틀 한 달이 지나고 다시 일 년이 지나면 그 결과는 다를 겁니다.


다른 작가의 활동기를 부러워만 했습니다. 정작 그들이 글을 쓰고,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기까지 노력한 시간과 노력은 보지 못했습니다. 내가 부러워해야 할 점은 작가의 빛난 성취가 아니라, 거절과 실패를 겪더라도 검은색 모니터 앞에 다시 앉을 용기였고, 끈기였습니다.


특히 이번 공저 7기는 지난해 여름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매주 연재해보자는 다짐으로 쓴 글을 활용해 출간한 경우였습니다. 보통 공저 초고 작성 기한은 약 한 달을 줍니다. 써보지 않으면 길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직장 일에 치이다 보면 어느새 내일이 마감 마지막 날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이런 경험을 해본 적 있었으므로 매일 쓰고 다시 고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 결과가 매일 평범한 날들이었던 내 삶을 특별하게 만든 기회였던 것이었죠.

둘째. 나만의 루틴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루틴은 습관을 만들기 위한 행동입니다. 습관이 만들어지려거든 같은 행동을 반복해야 합니다. 매일 퇴근 후 도서관 혹은 독서 카페, 다시 집에 돌아와 읽고 쓰기. 단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무조건’은 뺍니다. 직장인이 회식할 때도 있고 피곤하면 휴식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 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젖어 있을 수밖에요. 그런 의미로 루틴은 ‘글쓰기 위한 나만의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습관이 먼저냐, 루틴이 먼저냐의 질문은 닭과 달걀의 순서를 따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미 좋은 습관을 지니고 있다면 계속 반복하는 겁니다. 이 과정이 한쯤 강화되면 더 좋은 습관이 되는 것이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흔들리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만드는 ‘기준점’이 될 수 있었습니다.

셋째. 내가 아닌 남을 위해 쓰는 겁니다. 봉사는 호혜적인 교환입니다. 등가교환입니다. 내가 남을 위한 만큼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일기와 책의 차이가 나타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일기란 나에게 쓰는 글이지만, 책은 나의 실패와 성공 경험담을 들려주며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문제는 처음엔 잘 써지다가도 어느 정도 지나면 거짓말처럼 손이 멈추는 순간이 나타납니다.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는 거지?’라는 의구심과 ‘내가 해봐야 무슨’이라는 자기 검열이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그땐 ‘내가 지금 흘린 땀 한 방울이 독자의 눈물 한 방울 덜어 줄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해보면 도움 됩니다.


직장에서 혹은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 비슷한 어려움과 아픔을 겪고 있을 때 조금 더 구체적이고 도움 될만한 내용을 공부하며 미리 정리해둔다는 생각으로 쓰다면 적어도 ‘꼰 데’ 취급은 당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려면 내 이야기에 거짓말이 없어야 합니다. 사실을 이야기해야 하고, 모르는 사람도 내 글을 읽고 ‘나도’라는 공감을 마음에 심어 주어야 합니다.


부끄럽고, 자랑할만한 경험담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판단은 독자의 몫입니다. 내가 흘린 눈물로 위로받을 수 있는 권리 또한 독자의 몫이라는 생각을 하자 글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쓰는 데로 이루어졌습니다. 만약 생각만 하고 있었다면 엉뚱한 방향으로 내 배가 흘러갔을지도 모릅니다. 쓰기는 나아갈 항로를 점검하고 돌발 상황을 미리 대처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도록 만듭니다. 각자만의 삶에서 빛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연구해 본바 그들은 모두 각자만의 기본기와 항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기본은 글쓰기였고요. 그들의 뒤를 따라 저또한 그렇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쓰고 점검하며 다시 씁니다. 지금껏 그래왔듯 자주 읽고 많이 쓰면 더 좋아지리라 믿습니다.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사실보다 내가 꾸준하게 반복할 수 있는 습관 하나를 가지고 있으니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기어 기쁩니다.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겁니다. 새로운 글을 쓸 때 마다 머리를 쥐어짜며 퇴고에 매진하겠지만 또 개의 성장지점을 지난다는 생각으로 기꺼이 기다려 보겠습니다. 내 기본기를 단련시킨다는 기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