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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니 Nov 30. 2020

4. 이혼 변호사와 계약서를 쓸 때 주의할 점

계약서 검토는 처음이야

안녕하세요. 레니입니다.



내일이면 12월입니다. 이렇게 또 한 해가 끝나갑니다. 2021년에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를 포함하여, 같은 상황을 겪고 계신 분들 모두가 다시 한번 걱정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보내는 시기를 맞이할 수 있면 좋겠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이혼 소송에 앞서, 변호사를 찾는 과정에 대해 2편에 걸쳐 말씀드렸습니다.

번 글에서는 변호사를 찾은 후 계약서를 쓸 때 주의할 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소 복잡할 수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중요한 내용이니, 이혼 소송을 하려고 하시는 분께서는 꼭 참고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변호사에게 이혼 소송 대리 업무를 의뢰하기로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나면, 가사 소송 위임 계약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계약의 양 상대방은 독자님과 변호사 이렇게 두 분입니다.



보통 변호사 사무실에 방문하기 전에 미리 변호사님으로부터 계약서 초안을 받습니다. 인터넷 등을 검색해본 결과, 이혼 변호사 계약서는 사건위임계약서 표준형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은 형식이 이렇습니다.

(저작권상 사진을 퍼올 수가 없어 내용을 조금 요약해서 설명드립니다. 표준계약서 형식을 보고 싶으시면 구글에 '이혼 변호사 계약서'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시면 이미지가 검색됩니다. 실제 계약서도 그와 유사합니다.)




<위임계약서>



제1조 (목적) : 이혼소송 위임을 위해 이 계약서를 체결

제2조 (위임 한계) : 위임하는 업무의 범위를 나열함.


... 등등이 있고, 중요한 부분은 여기입니다.




제7조 (착수보수) : 갑(독자님)은 을(변호사)에게 위임계약의 성립과 동시에 착수보수로 금 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 혹은 별도)을 지급한다. / 위임사무가 시작된 이후에는 착수보수의 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 / 다만 을의 귀책사유로 인해 계약이 해지된 경우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제8조(성공보수) : 위임사무가 성공한 때(성공으로 보는 경우 나열..)에는 이하와 같이 성공보수를 지급하기로 한다. 예시 : 승소로 얻은 경제적 이익 가액의 00%를 변호사에게 성공보수로 지급


제9조(승소로 보는 경우) : ~~~~~






위의 조항들은 꼭 보셔야 합니다. 제 경험상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을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 다만 저는 법조인이 아니라서 제 지식이 어떤 공신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니, 만약 주변의 변호사에게 계약서 검토를 요청할 형편이 되시는 독자님께서는 계약서를 함께 검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제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이하에 적습니다. 




1. 착수보수


착수보수는 변호사와 독자님 쌍방이 합의한 금액이 명시됩니다. 여기에서 확인하실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부가가치세가 착수보수 금액이 포함되는 것인지, 아니면 별도인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부가가치세 세율은 10%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착수보수가 5백만 원이면, 계약서상에 '부가가치세 별도'라고 명시될 경우, 5백만 원의 10%인 50만 원을 독자님께서 별도로 지불하셔야 하는 것입니다. '부가가치세 포함'으로 되어 있는 경우엔 지불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만약 소송과 별개로 부대적인 업무를 위임하실 것이 있으시면, 그 부대적인 업무 위임에 대한 변호사 비용이 착수보수에 포함되는지, 아니면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혼소송에는 필요시 부대적으로 진행해야 할 일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자녀가 있는 경우라면 소송 기간 중의 양육권 및 양육비에 관한 '양육권 사전처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전처분 청구에 대한 비용이 착수보수에 포함되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지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만약 포함되는 것이라면, '부가가치세 포함'을 계약서에 명시한 것과 동일하게, '사전처분에 대한 위임 비용은 착수보수에 포함됨'이라고 계약서에 명시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시를 하나 더 들고자, '부동산 가압류 혹은 가처분 청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는 이혼 소송 시 배우자와 분할해야 하는 재산에 대해서, 소송 기간 중 배우자가 일방적으로 처분하지 않도록 가압류/가처분을 하는 것입니다.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변호사와 상의를 해 보고 필요한 경우라면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업무를 변호사에게 위임하는 데에도 위임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 위임 비용은 착수보수에 포함될 수도 있고, 별도로 청구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포함되는지, 별도 청구되는지 여부를 변호사와 쌍방 확인하고, 독자님께 유리한 내용인 경우(즉 착수보수에 포함되는 경우) 역시 계약서에 명시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법조인이 아닌 제 입장에서는 참 혼란스러웠던 것이, 양육권 사전처분이든 가처분이든 전부 다 '이혼소송과 관련된 것'이니, 이혼소송 계약에 따른 변호사 비용에 당연히 전부 포함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각각 개별 건으로 계산되어, 비용이 청구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사전에 변호사님과 이야기하여 확인하고, 유리한 내용인 경우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혼소송만으로도 굉장히 힘들고 골치가 아픈데, 변호사와의 위임 계약 관계에서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서 추후 분쟁의 소지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착수보수 관련해서 추가로 합의 가능한 내용을 생각해 보자면 이런 것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예컨대 이혼 계약을 체결한 후 착수금 전액을 지급하고 나서, 변호사가 이혼 소장을 작성하기 전에 만약 독자님의 이혼 소송 의사가 바뀐다면, (아직 변호사가 위임 사무에 시간과 노동력을 많이 투입하지 않은 시기이므로) 착수금의 일정 비율을 반환한다, 라는 규정을 넣는 것입니다. 물론 이혼 소송을 개시하려면 결심은 확고해야 하므로 되도록 이혼 의사가 바뀌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굳어진 시점에 소송을 개시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다만 소장을 제출해야 소송이 개시되는 것이므로, 소장을 작성하지도 않았으며 소송이 시작되기도 전이라면, 착수금의 일정 부분을 반환 청구할 수 있는 규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애초에 착수금의 일정 비율은 계약 성립 직후 지급하고, 나머지 잔액은 소장 제출 시점에 지급하는 식으로 계약을 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반환 청구보다는 이쪽이 편할 테니까요. 다만, 방금 말씀드린 부분(착수보수 반환청구/분리 지급)에 대해서는 실제로 이혼 변호사 계약 시 이러한 조항이 통용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좋을 것 같다, 라는 부분을 말씀드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 만약에 변호사 표준계약서 같은 것을 바꿀  있다면, 법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을 위하여 이러한 조항을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을 말씀드렸습니다. 


(아마, 변호사들도 사람이다 보니 이혼하는 경우가 있을 테니, 이혼 변호사를 선임한다면 이런 조항들을 넣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면, 변호사이니 자신의 이혼 소송을 직접 수행할까요? 궁금한 부분입니다.)




2. 성공보수


승소를 하는 경우, 변호사에게 보통 '성공보수'를 지급하게 됩니다. 변호사에 따라서는 성공보수가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나, 제가 상담해 본 다수의 법률 사무소들은 전부 성공보수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즉, 일반적인 계약 사항으로 보였습니다.


성공보수는 보통 이혼 소송에서 승소함으로써 얻는 경제적 이익 가액의 몇 퍼센트, 라는 식으로 결정이 됩니다. 여기에서 요한 것은 일단은 몇 퍼센트이냐 하는 것이겠지만, 그것은 계약서를 쓰시기 전에 변호사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이미 마음을 정하셨을 것입니다. 정하지 않은 경우이시라면 새로 정하실 수도 있습니다. 경제적 가액이 특정 금액에 이르기 전에는 5%이며, 그걸 초과하면 4%라는 식으로 차등해서 정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저는 그렇게 하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계약은 쌍방이 협의하면 자유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계약서를 쓸 때 이 조항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적 이익 가액'이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소송으로 얻는 경제적 이익에는 재산분할, 위자료, 양육비 이렇게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제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일단 재산분할은 대체적으로 성공보수의 대상으로 포함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위자료와 양육비가 과연 분할대상에 포함되느냐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독자님들이 이혼 변호사 계약서를 작성하실 때, 소한 양육비는 성공보수 계산의 대상인 '승소로 인한 경제적 이익 가액'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계약서에 명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양육비는 아이가 20세 성년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매달 지급받는 것인데, 그것의 일정 비율을 계속 변호사에게 지급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과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포함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계약서라는 것은 문구 하나하나, 표현 하나하나가 법적 효력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이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해 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나만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면, 성공보수를 지급하는 시점은 변호사님과 잘 협의하여, '소송 직후'가 아니라 '경제적 이익 가액을 수령한 후' 등으로 명시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를 상상하고 싶지는 않지만, 예컨대 소송이 종료된 후 상대측이 재판 결과에 따라 지급해야 할 금액을 지급하지 않고 잠수를 타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경우라면 법원을 통해 강제로 징수하는 절차가 있을 것인데, 그 절차를 진행하는 데에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그전에 성공보수를 미리 지급하기 빠듯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변호사님과 잘 협의하여 저런 조항을 넣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3. 승소(성공)로 보는 경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느낀 바가 없어서 공유 드릴 경험이 부족합니다만 굳이 목차에 넣은 이유는, 승소로 보는 경우와 관련하여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사의 링크는 이하에 첨부하겠습니다.


https://m.lawtimes.co.kr/Content/Article?serial=106399


읽어보니, '소 취하, 화해, 조정' 등으로 사건이 종결된 후에도 '승소로 보는 경우' 조항에 포함시켜서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변호사 업계의 통상적인 룰이라고 합니다. 이혼 계약서의 경우에도 동일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의뢰인들이 변호사가 기여한 바가 없다고 생각하여, 성공보수를 지급하지 않으려 하는 경우들이 있어서 분쟁이 발생한다는 내용입니다.



저도 완전히 이해를 하지는 못했습니다만, 한 번쯤 기사를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가장 좋은 경우는, 선임한 변호사를 믿고 끝까지 소송을 함께 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약속한 보수도 지급하여 약서에 명시된 사항을 쌍방 모두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마음을 바꾸었다가 나중에 더 힘든 상황이 닥쳐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변호사의 입장에서도 성실히 소송 대리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예컨대 의뢰인이 뒤로 몰래 화해를 한다거나 하여 약속된 보수를 지급하지 않으려 한다면, 상당히 충격적인 일일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계약서는 당사자인 나 자신에게 법률적인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이니 꼼꼼히 문구를 검토하되, 그 과정에서 변호사님과 서로 감정이 상할 일은 만들지 않고, 일단 계약을 체결하면 변호사님을 믿고 소송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모두에게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정이 무척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계약서 검토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고, 저와 직접 관련된 중요한 문제를 앞에 두고 제 의견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인생은 실전이다'라고들 하는데, 저는 실전 앞에서 참 아마추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또 그래서 전문가가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법적 절차를 통과해야 하는 것이 버겁지만, 그런 절차가 존재하지 않아서 권리 구제를 받을 수단조차 없는 것과 비교한다면 절차가 있는 것이 정말 다행이고, 그 제도를 잘 아는 사람을 선임할 수 있는 것 또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몇십 년 전에는 맨몸으로 아이를 데리고 집을 도망 나와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니 말입니다. 지금껏 그래 왔듯이, 앞으로 절차가 더욱 개선된다면 더 좋겠지만요.



오늘의 글은 조금 길어졌습니다. 이혼 소송을 하면서, 생각보다 공부를 많이 하게 됩니다. 계약서라는 것, 법이라는 것, 재판 절차라는 것의 의미가 책이나 TV 등에서 보았을 때와는 딴판으로, 실감 나게 저에게 와 닿는 경험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겪지 않는 이혼 소송이라는 고초를 겪지만, 또 인생의 한 시기에 직접 법적 분쟁을 겪어 보면서 법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보는 것도 좋은 공부인 것 같습니다. 너무 '긍정 회로'인가 싶긴 하지만, 이혼 소송이 주는 쓴맛을 실컷 맛보면서 삶에 대한 전투력이 조금은 더 강해지는 기분을 소송을 겪는 당사자들께서는 분명히 느끼실 것 같습니다. (저는 분명히 느끼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배우는 것이 있다'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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