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보다는 과정을 진정으로 즐기라
말로만 듣던 인플루언서를 직접 만났습니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시작으로 브런치, 책 출판, 퍼블리 등을 통해 2만 명 이상의 팔로워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었습니다.
인플루언서에 대해 새로운 인식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과 술자리를 가지며 저는 다시 한번 확신이 들었습니다.
회사 밖으로 나오길 잘했다. 그리고 이곳에 오길 잘했다.
나만의 색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지금 이분을 만난 건 정말 큰 행운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일이 풀릴 것 같습니다.
제가 이 매거진을 시작하면서 찾고자 했던 나만의 색.
놀랍게도 그 인플루언서도 '나만의 색'에 대한 고민을 일찍이 시작했더군요.
저와 같은 경험을 한 선배로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첫 번째로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나의 색>입니다.
나를 위해 이 먼 곳에 오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평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옥상에 바로 텐트를 치고 저녁을 대접하기로 했다.
서울분들 추울까 봐 오랜만에 큰 렉타 타프를 펼치고 기름 난로를 두 개나 설치했다.
고기부터 시작해서 국물요리, 캠핑에 빠질 수 없는 고구마까지 거의 풀코스 캠핑 음식을 대접했다.
술을 먹고 무르익어갈 때쯤 그가 이야기했다.
이렇게 준비하고 이 속에 있는 내가 너무 좋아 보인다는 것이다. 나는 내 모습을 볼 수없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리 없었다. 그는 나의 표정을 보고 바로 이야기해주었다.
"이렇게 밖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여요. "
나는 놓치지 않고 질문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조금 더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요?"
서울에서 온 그는 이곳이 정말 먼 곳이라는 것을 몸소 경험했다. 이곳에 내려와 정착하기로 한 결심도 너무나 대단한 일이라며 특히 이렇게 캠핑을 하고 즐기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고 했다.
직접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이게 나의 색인가. 이렇게 하는 거구나.
그가 많은 팔로워를 확보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해주며 지금의 나처럼 흥분되고 설레었던 경험을 회상했다. 나도 같은 과정의 선상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을 줄 알았다. 그의 미션은 엄청난 계산의 결과일 것으로 생각했다.
돈이 되는 아이템을 선정하고 그에 맞게 마케팅을 잘해서 팔로워를 확보한 줄 알았다.
하지만 100% 틀렸다. 그는 그가 좋아하는 것을 그저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지금 즐기고 있는 이런 생활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존버>입니다.
나는 항상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했다. 쉽게 말하면 급했다. 하루빨리 나의 색을 명확히 하고 달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와 대화를 하면서도 조급했던 나는 직설적으로 물어봤다.
브런치와 인스타그램을 일괄적인 콘텐츠로 채우고 싶은데 어렵다는 질문을 했다.
그는 어떤 SNS 채널 일지 어떤 콘텐츠를 발행할지 보다 내가 어떤 것이 즐거운지에 더욱 집중했다.
사람들은 그의 수많은 팔로워들을 보며 '결과'만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이 즐거운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집중하고 그것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이 있다면 결과물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즐기기 시작했다면 그다음은 <믿음에 영역>이라는 것이다.
즐기는 그 라이프 스타일을 누군가는 동의하고 팬이 되기 시작하며 그렇지 않던 사람들에게 까지 그 영향력이 미친다면 당연히 결과는 수많은 팬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팔로워를 모은 게 아니었다. 사람들이 팔로워가 될 수 있는 기준을 새로이 개척했다. 그리고 새로운 기준은 말 그대로 그 사람 그 자체였다.
이런 단단함을 가지기 위해서는 미미한 시작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으며 흔들리지 않고 우직하게 걸어 나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내가 즐기고 있는 라이프에 애착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지방에서 아웃도어를 즐기고 있는 내가 좋으니까.
세 번째로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글쓰기의 왕>입니다.
정말 많이 들었다. "이것도 글 한편 나오겠는데요?"
그는 모든 것이 글감이었다.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본인에 생각을 담아 콘텐츠로 만들어냈다.
술을 먹던 중간에 글이 쓰러 집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쉼 없이 나오던 캠핑요리를 보며 '캠 마카세'라는 이름을 붙여 글을 쓰자.
내가 색을 찾아 헤매는 과정을 글로 쓰자.
서울과 지방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정말 쉴 새 없이 글감이 터져 나왔다.
사실 한동안 주춤했던 브런치 글을 연재하기 시작한 것도 이 술자리 덕분이다.
글을 쓰는 것이 가벼워졌다. 내가 왜 글쓰기를 멈췄는지 민망할 정도로 가벼워졌다.
그의 머릿속에는 글쓰기밖에 없는 듯했다.
하지만 이런 글쓰기 습관이 평소에 하는 모든 것들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능력이 생긴 듯하다.
그냥 평범한 것들에 스토리를 입히는 능력, 달리 해석해 보는 능력, 무심코 지나치던 것을 잡아내는 능력.
이런 기록에 습관들이 그의 라이프 스타일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반영되었던 것 같다.
심지어 지나치면서 하는 이야기들이 모두 재밌다!
잠시 보여준 휴대폰의 메모장은 책이 10권이 나오고도 남을 정도였다. 이 또한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자기 계발 서적에 나오는 기록에 습관일까. 그가 기록 관련 책을 읽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무언가에 애정으로 나온 그 만의 자기 계발 방법으로 보였다.
제가 인플루언서를 보면서 느꼈던 마케팅적인, 디자인적인 인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마케팅이나 디자인은 그저 수단에 불과했던 것임을 알았습니다.
나만의 뜨거운 그것으로 끝까지 달려 나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도 아직 달려 나가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만남을 통해 저는 첫걸음을 딛었고 천천히 걸어 나가겠습니다.
정말 식지 않는 열정이 보이는 친구였다.
나를 뜨겁게 만든 그 역시 나의 열정을 낚아낸 앵글러가 아닐까.
다음에 만날 땐 정말 서로 사는 이야기를 조금 더 깊이 나눠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마음속 강한 끌림을 찾아 오늘도 미끼를 던진다.
가슴 한편에 숨어있는 뜨거움을 찾아 헤매는 낚시꾼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