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신 리뷰

무신론자 과학자의 종교에 대한 생각

by realbro
9788934926184.jpg 만들어진 신 - 리처드 도킨스 저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 눈먼 시계공, 지상 최대의 쇼 등 다수의 저서로 유명합니다. 주로 진화와 생명을 주제로 이야기하지만 이 책에서는 종교를 다룹니다. 특히 아브라함계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를 다루고 비판합니다.


저자가 많은 종교인의 비판에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것을 보며, 과학자이자 무신론자로서 어떤 종교인보다 종교와 성서(성경)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한 것이 느껴집니다.


책에서 전반적으로 저자가 종교에 대해 강하게 공격적인 어조를 가지는 것은 사실이고, 종교인이라면 불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첫째, 저자가 다수의 종교인으로부터 오랜 기간 강한 비판과 비난을 받아왔고, 둘째, 종교의 폐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셋째, 타협하지 않으려는 저자 개인적인 성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종교인, 비종교인 모두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종교와 과학


종교와 과학 모두 자연 현상을 설명하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식에 차이점이 있습니다. 종교는 성서, 신의 말씀에 기반하고 과학은 가설과 검증에 기반합니다. 이 차이점은 무지를 바라보는 태도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종교는 믿음을 통해 무지에서 나아가지 않습니다. 근본주의자들은 믿음에 반하는 증거가 나올 경우에도 성서의 말씀을 우선시하고 신에게서 답을 구합니다. 반면 과학은 무지를 인정하고 이를 정복할 과제로 여깁니다. 현상을 설명하는 더 나은 이론과 증거가 나올 경우 언제든지 견해를 바꿀 수 있습니다. 본인이 옳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리에 가까워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종교에서는 주로 지적 설계론으로 자연 현상을 설명합니다. 뛰어난 창조자인 신이 모든 것을 설계하고 창조했다는 것입니다. 경이로운 우주와 생물, 인간의 지적인 능력을 생각하면 그럴듯한 설명입니다. 하지만 현대 과학은 지적 설계 대신 물리 이론과 자연 선택으로 세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하고 많은 증거를 제시합니다. 물론 아직 모든 것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틈새마다 신이 있다는 증거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무언가에 대한 설명으로 신에게 기대는 것은 "난 몰라"를 경외롭게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과 같이 세상을 바라봅니다. 광대한 빛의 파장 중 가시광선 영역만을 볼 수 있고, 미시세계를 이해하기 어렵고, 지질학적인 시간의 흐름에서 생각하기 힘듭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둘러싼 환경과 그 크기에 맞추어 진화한 우리의 뇌가 만든 모형으로 세상을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학이 점점 발전하면서 우리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도 점차 밝혀지리라 믿습니다.



저자는 왜 종교를 비판할까?


종교는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요하기 때문에 순종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가르칩니다. 종교적인 테러와 갈등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신자들은 순수하게 자신의 종교에 따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경전과 가르침을 진리로 받아들이고 다른 생각을 포용하지 않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오래전에 쓰인 경전이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입니다. 몇 세대 전의 급진적인 생각이라도 지금 보면 보수적일 수 있습니다. 종교를 믿는 것은 본인의 자유이지만 시대에 맞게 내용을 보완하고, 다름을 인정하면 좋겠습니다.


종교는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분하는 꼬리표를 만듭니다. 인간의 성향상 내집단을 선호하고 외집단을 피하기 때문에 종교는 흔히 불화의 씨앗이 됩니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과 혼인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권장하지 않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종교가 달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자는 특히 모태신앙, 어린아이들에게 종교를 주입하는 것을 크게 비판합니다. 아이들에게 믿음과 순종이 미덕이라고 가르치는 것은 잘못됐습니다. 오히려 의문을 품고 질문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아직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부모에게 의지하면서 부모의 종교가 그대로 대물림되기 쉽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이슬람계, 기독교계 아이 같은 것은 없습니다. 이슬람계, 기독교계 부모의 아이만 있을 뿐입니다.



종교의 필요성


저자는 종교가 인간의 도덕성을 지켜준다는 의견도 반박합니다.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도덕성은 보통 내재되어 있으며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도덕적인 정도는 다르지 않습니다. 측은지심, 친절함, 관대함 등의 도덕적인 성향은 진화의 산물입니다. 유전적 친족관계, 호혜성(주는 만큼 받기), 평판의 유리함, 과시의 수단 등 도덕성이 집단에서 유리하게 작용한 결과입니다.


종교가 사람들에게 위로와 영감을 줄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종교가 진실이라는 증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종교 없이도 삶에 경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목숨이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억겁의 시간에서 찰나를 살아간다는 것을 알면 삶은 훨씬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종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저는 초등학생 때 처음 종교를 접했습니다. 성경 과목도 있고, 토요일에 예배 시간도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기독교 문화를 받아들였지만 4학년 즈음 의문이 생겼습니다. 성경에 어불성설인 듯한 이야기가 보였기 때문입니다. 목사님께 질문을 드렸지만 명쾌한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과학, 특히 진화론을 접하면서 무신론적인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저자처럼 종교에 대해 강하게 비판적인 생각은 없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믿음은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대부분의 무신론자가 마찬가지이고 그렇기 때문에 무신론자의 수가 꽤 많음에도 목소리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책에서 소개된,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현대 십계명입니다. 합리적이고 괜찮아 보여 이를 소개하면서 마칩니다.


남들이 당신에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

매사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라.

동료 인간, 동료 생물, 나아가 세계 전체를 사랑, 정직, 성실, 존경으로 대하라.

악을 못 본 척하지 말고 정의를 구현하는 데 주저하지 말라. 그러나 잘못된 행위를 솔직히 인정하고 진심으로 후회한다면 언제라도 용서할 준비를 하고 있으라.

기쁨과 경이로움을 느끼며 살아라.

늘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라.

모든 것을 시험하라. 늘 자신의 생각을 사실에 비추어 점검하고, 설령 소중히 믿는 것이라고 해도 사실에 부합하지 않으면 폐기하라.

검열하지도, 이의를 막지도 말라. 다른 사람들의 다른 의견을 낼 권리를 늘 존중하라.

자신의 이성과 경험을 토대로 독자적인 견해를 수립하라. 남들에게 맹목적으로 끌려다니지 말라.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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