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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디베이트 Mar 29. 2021

주 4일근무제 도입,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문제점과 더 심각한 다른 문제점을 한꺼번에 차례대로 언급하라

‘주 4일 근무’. 회사원이라면 이 단어만 보아도 설렐 것이고, 취준생이라면 관심 없던 기업에도 지원 동기를 만들어 주는 마법의 단어이다. 한국의 노동시간을 생각한다면 ‘주 4일 근무’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워라벨’을 상징하는 ‘주 4일 근무제’가 다시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바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문이다. 4월에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후보 중 몇몇이 ‘주 4일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가장 먼저 주 4일제 공약을 언급한 것은, 조정훈 후보이다. 조 후보는 ‘맞춤형 주 4일제 정책’을 발표하며 생산성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주 4일제를 통해 노동시간 단축을 언급했다. 덧붙여, 일괄적으로 근무 요일을 4일만 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현장의 특성에 맞춰 유연하게 적용한다는 점을 주장했다. 박영선 후보는 ‘주4.5근무제’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안전과 관련된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부터 4.5일제를 도입하여 과로사를 막고 일자리를 찾는 사람에게는 일할 기회를 주어 청년 일자리 문제, 여성의 삶의 복지 문제 등을 해결해가자는 공약을 내세웠다.     


주 4일제 근무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조 후보는, 이러한 공약에 대한 근거로 주 5일제에서 주 4일제로 바꾼 기업의 생산성을 보았을 때, 거의 모든 기업의 생산성이 20% 상승했음을 내세웠다. 또한 국내에서도 직원들의 워라밸을 위해 주 4일이나 4,5일 근무제를 하는 기업들이 있고, 이러한 기업들에게 사람들이 갖는 관심도나 지원율 또한 매우 높다는 점이 이러한 공약을 더욱 뒷받침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많은 논란과 비판이 있다.

서울시장 후보들의 정책토론회에서는, 위의 주장에 대해 크게 법, 경제, 실효성과 관련하여 주 4일제 도입은 ‘시기상조’ 임을 강조했다.     


먼저, 주 4일제를 전면 도입하기 위해 노동시간을 바꾸는 것은 시장의 권한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의 개정과 관련된 문제이다. 그렇다면, 결국 이러한 공약은 서울시장의 권한 하에 있는 서울시 산하기관만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인데, 이조차도 쉽지 않고 결국 실질적으로 서울시민들에게 적용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즉, 공공부문이나 대기업에 한해서만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민간기업이 주 4일제를 도입하려 할 때, 컨설팅 지원이나 적극적인 인센티브,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 확대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과 연결하여 임금이나 서울시의 지원 예산 등 경제적인 논의가 필수적인 것은 사실이다. 근로자의 입장에서 임금 삭감은 원하지 않는 반면, 기업의 입장에서 임금을 유지한 채 근로시간 단축을 하기에는 부담감이 크다. 서울시가 기업을 지원한다고 해도 한계는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실효성의 문제이다. 현재 중소기업이나 특수고용노동자들, 혹은 대기업에서 조차 주 5일 근무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다. 2018년 처음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도 모든 산업에 그리고 모든 노동 현장에 정착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노동 실태를 살펴보았을 때 서울 근로자 10명 중 1명은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다. 주 4일제를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주 4일 도입 이전에 주 52시간 근무부터 안정적으로 정착이 되도록 하는 것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한다.     



위 내용을 통해 ‘주 4일제 도입’을 지지하는 의견과 우려의 목소리 모두를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라는 논제로 토론을 진행한다고 가정해보자. 우리가 ‘주 4일제 도입’에 대해 토론을 할 때 부정 측이라면, 긍정 측이 제시한 정책의 문제점을 설명하며 반박해야 한다.     


“토론에서 긍정 측은 현재 상황의 문제점을 강조하며 새로운 대안·정책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부정 측은 긍정 측이 제시한 대안·정책의 문제점을 설명하며 반박합니다."
-토론 설득의 기술, p.252   


그렇다면, 우리가 문제점을 언급할 때 어떻게 설명해야 더욱 효과적일까? 

    

‘토론, 설득의 기술’의 4부 실전 토론 노하우 중 10번째 토론 준비 노하우에는 

‘문제점과 더 심각한 다른 문제점을 한꺼번에 차례대로 언급하라’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어떤 현상이나 주장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두 가지 이상의 문제점을 한꺼번에 언급하는 것입니다. 이때 ‘A뿐만 아니라 더 문제가 되는 것은 B도 있다는 것입니다.’와 같이 문제점 A 그리고 A와 연관된 더 큰 문제점 B를 함께 차례대로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토론 설득의 기술, p.252



소개한 노하우를 가지고 반대 측 입장이 되어 위에 언급된 주장을 효과적으로 말해보자.   

 

‘저희 부정 측에서는 주 4일제 도입이 이미 과도하게 근무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나 근로자에게 더욱 치명적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대기업의 경우 주 4일제 도입을 위해 신규 인력을 채용하여 기존의 생산성을 유지하며 진행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인력난이나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의 경우 성급한 주 4일제 도입은 생산성 하락, 즉 기업의 매출에 직격탄이 됩니다. 중소기업을 위한 서울시의 지원은 유한적이며 이는 중소기업의 고질적 문제인 인력난을 해결하지 못한 채 '눈 가리고 아웅하는'식의 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초과 시간 근무로 고통받고 있는 산업군의 노동자에게는 주 4일제 근무가 일의 강도가 더욱 높아지는 결과와 더 큰 박탈감을 준다는 점입니다.’     


토론에서 효과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기 위한 노하우를 알고 싶다면, 『토론, 설득의 기술』을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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