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생활 10년이면 무음질주 가능
어느 날 거실 소파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전방 2시 방향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
둘째 아이가 아빠의 주변시(周邊視) 왼쪽으로 휙-하고 사라지는 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순간 멈칫했습니다. 잠시 후,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가 아빠의 주변시 오른쪽으로 휙-하고 사라지는 게 느껴집니다.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또 한 번 흠칫했습니다. 잠시 후, 첫째 아이가 아빠의 주변시 왼쪽으로 휙-하고 사라지는 게 느껴집니다. 아이의 실루엣은 빠르게 달리는 모습인데 아무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순간 아빠는 전율을 느낍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아파트 생활을 10년 하면 발소리를 내지 않고 달릴 수 있구나! 엄청나다."
아파트 생활 10년을 하면 발소리를 내지 않고 달리는 아이로 진화합니다. 아들 둘을 키우는 부모는 층간 소음 스트레스가 엄청납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잔소리를 했는지 모릅니다. (ㅠㅠ) 완전 감동입니다.
[작가 소개]
김동후 / 글
- 인간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통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고 싶은 경험 디자이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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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영 / 그림
- 인스타툰을 취미로 그리는 너구리를 닮은 UX 디자이너이자 기획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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