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담하는데, 여기 있는 누구나 다 자기 책을 갖게 될 거예요
장담하는데, 여기 있는 누구나 다
자기 책을 갖게 될 거예요
나는 머리가 나쁘다. 중요한 일을 경험하고 나서 금방 잊어버린다. 그래서 내가 경험한 것들을 글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내 글쓰기의 시작이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이유가 있다. 글을 쓰면 말의 어눌함을 세련되게 바꿔준다. 생각을 배설할 수 있다. 사고의 숨통을 틔워 준다. 구조를 설계하면 공학적 사고의 갈증이 채워진다. 날이 서있는 표현을 뽑아내면 창의적 희열을 느낄 수 있다. 퇴고할 때에는 아픈 곳이 치유되는 것 같은 건강함을 느낄 수 있다.
그룹사 칼럼니스트에 뽑혔다. 글쓰기 교육을 받게 되었다. 강원국 교수님의 강의가 있었다. 사실, 교수님의 이야기는 이미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경험해보았다(책, TV 방송, 팟캐스트). 직접 강의를 듣게 된다고 생각하니 매우 설레었다.
'그동안 나는 정말 근본 없이 글을 써왔구나'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말씀이었다. 그동안 정말 근본 없이 글을 써왔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강의 내용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강원국 교수님의 책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여러 매체를 통해 일관되게 말씀하신 내용이다. 하지만 칼럼니스트라는 역할을 받은 뒤에 들으니,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강의 내용을 요약하게 되었다.
내 글을 쓸 때의 기쁨이 있어요.
글쓰기의 7가지 기쁨을 말씀해주셨다. 메모를 꼼꼼하게 못해서 상세 내용은 생략하고 핵심만 정리해보았다.
1.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에 대한 성취감
2. 나를 표현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
3. 글을 통해 인정받는 기쁨
4. 내 생각과 정보가 타인에게 영향력을 준다는 것
5. 글로 맺어진 관계의 끈끈함
6. 글쓰기가 질적으로/양적으로 성장한다는 기쁨
7. 글쓰기에 몰입하는 삶의 기쁨
글쓰기의 노하우를 공유해드릴 게요
글쓰기 노하우에 대해서도 공유해 주셨다. 내용을 요약해보았다.
1. 모방은 좋은 훈련법이다.
- 강준만 교수님이 칼럼을 정말 잘 쓴다. 요즘에는 권석천 위원님의 글도 좋다.
- 글 잘 쓰는 사람의 칼럼 30개를 모아서 출력하자. 그리고 3번씩만 읽어보자.
1) 문체를 모방할 수 있다. (감각)
2) 문장을 모방할 수 있다. (기술)
- 문장의 골격을 유지한 채 내용만 바꿔보자. 좋은 훈련이 된다.
3) 구성을 모방할 수 있다. (논리)
- 자신만의 틀을 갖추게 되면 글쓰기가 쉬워진다.
- 첫 문장들만 모아 보고 유형화를 해봐라.
- 질문, 인용, 주장 등 다양한 시작법이 있다.
2. 경험을 쓰는 것에서 시작해보자.
1) 나의 일화를 쓴다. (사건, 사고, 일상 이야기 등)
2) 의미를 부여한다. (시사점 또는 교훈 찾기)
3) 인용을 더해본다. (객관성/신뢰를 높여줌)
3. 주장하는 글도 써보자.
1) 주장하는 내용을 정리한다.
2) 근거를 들어 부연 설명을 한다.
3) 내 주장과 다른 주장을 소개한다.
4) 반대 주장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5) 결론을 내린다. (관점 정리)
4. 말로 해봐라.
글의 내용을 말로 표현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1) 말을 하다 보면 생각이 확장된다.
2)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다.
3) 상대방의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4) 글이 구어체로 써진다. (술술 읽히게 됨)
5. 목차 정리에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1) 문단에 중간 제목을 달 수 있어야 한다.
2) 다양한 글들의 중간 제목을 찾아 뒷 단어들만 모아보자. 모든 유형의 중간 제목을 만들 수 있다.
3) 유사한 주제를 가진 책들의 목차들을 봐라.
(구조가 보이고, 다양한 영감을 얻을 수 있음)
6. 요약하려고 하지 말아라.
1) 머릿속 생각을 정리하면서 쓰지 말아라.
2) 일단 막 쏟아내자.
3) 퇴고 과정에서 눈으로 보면서 요약정리하자.
7. 퇴고 - 가장 중요한 과정
1) 쓰기와 고치기는 분리하자.
2) 쓰기를 할 때 시간제한을 두고 일단 써보자.
(뭐라도 작성이 되어 있으면 뇌가 안도한다.)
3) 고치는 건 굉장히 재미있다.
(발견하는 재미와 다듬어지는 재미가 있다.)
4) 잠깐잠깐 보는 것도 상관없다. 횟수를 늘리자.
5) 고치는 환경을 다양하게 접근해봐라.
(모니터에서 보고, 출력해서 보고, 장소를 바꿔보고, 누군가에게 말해보고, 소리 내어 읽어 보자.)
6) 나의 안 좋은 습관이 담긴 오답 노트를 만들어서 활용해라.
8. 문단으로 써라.
1) 문단을 쓰고, 문단을 연결하는 습관을 들이자.
2) 문단은 하나의 관점만 담아본다.
3) 이렇게 접근하면, 접속 부사가 필요 없게 된다.
(그냥 나란히 놓으면 글이 된다.)
4) 문단 정도는 짬이 날 때 언제든지 쓸 수 있다.
9. 메모를 하자.
1) 메모를 모으면 책이 써진다. 강원국의 글쓰기도 1700개의 메모가 모여서 만들어진 책이다.
2) 조각을 만들어 놓으면 그것이 이야기가 된다.
10. 질문을 해본다.
1) 사람들이 뭘 궁금해할까? 질문해보자.
2) 결국 읽는 사람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줘야 좋은 글이 된다.
11. 독자를 정해라.
12. 혼자 쓰지 말고 같이 쓰자.
은퇴 후 50년을 뭐하면서 살래요?
서두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정년 이후 50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은퇴 후 50년을 뭐하면서 살래요? 제가 장담하건대 여기 있는 누구나 다 자기 책을 갖게 될 거예요."
강의가 끝나고 그동안 쓴 글들을 다시 한번 읽어 보았습니다. 부끄러움에 식은땀이 나더군요. 비공개로 전환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부족한 글쓰기 실력을 인정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모아놓은 글들의 퇴고를 해보려고 합니다. 조금씩 연습을 하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글쓰기... 진짜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