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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공무원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던 이유.

첫 번째 이야기



 

23살 자퇴를 하고 1년 만에 운 좋게 공무원 시험을 붙었을 때 기쁨을 아직도 기억한다.    


20살부터 입학 자퇴 재수 입학 자퇴 3년간의 방황을 하면서 끝없는 터널로 빠져 다시는 빛을 보는 세상으로 나올 수 없을 것 같았다.     


우연히 본 플래카드에 2개월 속성 공시완성은 당시에 나를 인생에서 꺼내주는 구원자의 메시지 같았다.     

그래도 내가 믿었던 건 중고등학교 상위권이었던 성적을 근거 삼아 공시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공무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아버지 없이 딸 키우는 게 세상에 모든 미션이었던 어머니에게 더 이상 실망스러운 딸이 되고 싶지 않았다.     

공무원이 되어 드리는 게 지금까지 불효한 것을 갚아 드리고 나 또한 학창 시절 모두가 좋아했던 아이로 돌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공시기간은 불안함과 의심, 두려움의 연속이었다. 하루 공부에 집중되었다가 어떤 하루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집중하지 못했다.


'이마저도 실패하면 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스스로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를 자꾸 붙잡고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공부해 왔던 나의 습관이 붙잡아 주었고 3개월 만에 처음 친 시험에서 약간의 차이로 떨어지면서 내면 속 의심의 목소리는 사라지게 되었다.  그 힘이 원동력이 되어 바로 합격이 되었다.   

  

23살 이른 나이에 공무원합격증은 내 인생이 성공적이라는 증표이자 자랑스러운 딸을 만들어주는 마법봉이었다. 친척 지인들의 축하,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공무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공무원 생활이 시작됐다.



이게 벌써 20년 전의 일이었다. 당시는 지금처럼 공무원 퇴직이나 단점에 대해서 부각하는 기사조차 없던 시절이기에 여성이 할 수 있는 완벽한 커리어중 하나는 공무원이었다.  

   

9급 초임 시절 어려움이 있었지만 만족했고 행복했다. 

일을 잘한 다는 칭찬을 받고 싶어서 했던 노력으로 상을 받았고 승진에 욕심이 생겼다.  


8급 7급이 될 때는 교육청의 바쁜 보직으로 워라밸을 포기하고 일에 매달렸다. 뭐에 빠졌는지 야근도 밥먹듯이 하고 일요일에 출근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20대 중후반 모든 회식에 참여하고 매일 일 한 결과는 20대 후반에 7급이라는 타이틀이었다. 


다시 한번 20살 초반에 공무원합격증이 나의 자존감을 올려준 것처럼 20대 7급이 인생을 지탱해 줄 무언가가 되어줄 거라는 생각으로 밤낮없이 일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보기 좋게 나의 예상은 빗나간 것이다. 

신기하게 주변에 축하들이 더 이상 기쁘지 않고 공허함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만족스럽지 않은 월급, 수직적 조직문화 꼰대들 민원인들....


대다수가 말하는 공무원의 단점들 때문에 힘든 건 아니었다.  

   

일 자체가 재미가 없고 성장하지 못하고 멈춰 있는 나를 견디기가 어려웠다.

일 자체가 재미가 없고 성장하지 못하고 멈춰 있는 나를 견디기가 어려웠다.



20대 후반이 되니 결혼을 해야 된다. 결혼을 하면 지금 하는 고민들은 사라진다라는 말이 마지막 희망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나의 공허함을 채워줄 거라 예상하고 했던 결혼은 어땠을까?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이야기하겠다.     


하루하루 출근길이 지옥처럼 느껴지는 그때에 어머니의 암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미 난소암으로 수술을 하셨던 상황이라 유일한 나의 안식처인 어머니의 두 번째 암은 하루하루를 견디던 실마저도 끊어져 버리게 만들었다. 


주저 없이 휴직을 하게 되었다.    

 

그 휴직이 내 인생에서 진짜 나를 찾는 시작이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마음속에 답답함, 공허함을 어머니 병간호를 하면서 천천히 해결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엄청 효녀는 아닙니다 그냥 옆에 있어 주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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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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