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헤아린다니 닭살이 돋나요?

by 박광석

혹시 감정을 헤아리려니

닭살 돋는 분이 계실까요?


감정이란 마음 중에서도

가장 심층적이고 사적인 영역이라서요.


게다가 개인적으로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감정을 언급하는 게

두려우신 분도 계실지 몰라요.


특히 자신의 취약함을 감추고

강한 모습만 드러내고 싶은 분은요.


아무리 좋다고 해도

안하던 걸 하려면 어색한 건 사실이죠.


강함이 중요하기는 해요.

강한 힘은 능력과 권력을 말하니까요.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고

강함이 우리를 생존하도록 도와주죠.


한때는 맹수와 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했으니까요.


어쩌면 취약함을 감추고

일부러 강해 보이는 것이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일 수도 있겠어요.


살아남으려면 조금이라도 더

지위와 돈과 권력을 향해 맹진해야지,


취약한 감정을 다루는 것이 뭐가 중요하며

마음을 얻고, 관계를 맺는 게 뭐가 중요하냐고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요?

감정같은 건 루저나 관심을 갖는다고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지금 여러분의 생존을 위협하는 맹수와 적은 누구인가요?


가족인가요? 직장 동료인가요?

아니면 거래처인가요?


내가 그들을 적으로 여기면

그들도 나를 적으로 여기겠지요?


내가 그들을 내 편으로 여겨야

그들도 나를 자기 편으로 여기지 않겠어요?


너와 내가 한 편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강한 모습을 보일 때인가요?

취약한 모습을 드러낼 때인가요?


피상적인 관계만 유지할 때인가요?

심층적인 소통감을 느낄 때인가요?


강아지도 자기 편에게는

자기 배를 드러내지 않던가요?


지금보다 노골적인 전쟁을 많이 치루었던

역사 속 이야기 하나가 생각나네요.


여러분도 아마 아실거예요.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이야기요.


호동 왕자가 낙랑 공주의 마음을 얻어

자명고를 찢게 했다는 이야기 말이예요.


호동 왕자는 어떻게 해서

낙랑 공주의 마음을 얻었을까요?


그는 힘으로 낙랑 공주을 위협했을까요?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과시했을까요?


아니면 서자라는 취약한 처지를 드러내

공주의 마음 깊은 곳과 연결 되었기 때문일까요?


내 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고


그럴 때 상대방도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며


서로 깊은 영역까지

공유할 때가 아닌가요?


깊은 영역을 공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것이겠지요?


이제 강함과 능력과 권력이 무엇인지

정의를 다시 해야 할 것 같아요.


강함은 남을 지배하는 능력이 있을 때가 아니라

더 깊이 관계하는 능력이 있을 때라는 것을요.


힘은 중요해요.

생존을 유리하게 해 주니까요.


여러분도 힘을 갖고 싶겠지요?

내 편을 많들어 더 강해지고 싶겠지요?


감정 헤아리기는

힘을 잃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너의 마음을 얻어

가장 강력한 힘을 갖게 할지도 몰라요.


어때요?

아직도 감정 헤아리기가 닭살 돋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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