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넘겨 주기

by 박광석

감정 헤아리기 연습, 한번 해 보니 어때요?

할만 하신가요?


제가 한번 추측해 봤어요.

아이의 감정을요.


여러분은 다르게 했을 수도 있지만, 괜찮아요.

감정 헤아리기는 단지 추측일 뿐이니까요.


아이의 감정을 읽을 때

핵심은 감정이잖아요?


그런 감정을 유발하는

여러 이유가 있을테니


그 이유를 덧붙이는 건 좋지만,

감정을 빠뜨리면 안 되겠죠?


이렇게 이유를 넣어도 되요.

"네 차례인데 형이 또 해서 억울했구나."


하지만 이렇게 하면 안 되요.

"네 차례인데 형이 또 했구나." 만 하는 거요.


감정을 알아주는 게 핵심인데

억울한 감정을 빠뜨리면 안 되겠지요?


저는 이렇게 추측했는데

이것만 정답이 아니라는 건 감안하시겠지요?


1. 친구, 형제와 다툴 때

아이의 감정: 억울하구나

2. 옷 안 입고 돌아다닐 때

아이의 감정: 답답하구나

3. 남의 음식이나 장난감을 탐내며 빼앗을 때

아이의 감정: 부러웠구나

4. 장난감이 뜻대로 안 움직인다며 던질 때

아이의 감정: 짜증나는구나

6. 유모차에 안 타겠다고 할 때

아이의 감정: 걷고 싶구나

7. 음식으로 장난칠 때

아이의 감정: 놀고 싶구나

8. 자다 깨서 잠 투정할 때

아이의 감정: 불편하구나


여기에 소개된 상황이

어디서 나왔는지 기억하세요?


맨 맨 처음 '마음 육아'를 시작할 때

엄마들이 힘들다고 호소 했던 상황이지요?


부모가 힘든 상황을 가지고

아이 감정을 헤아려 보라고 하니,


좀 이상하다 싶을 거예요.

엄마 마음이 힘들 땐, 엄마 마음을 알려야 하는데 말이예요.


앞 뒤가 안 맞는 말 같기도 해요.

그러나 어쨌든 제 요청을 따라 해보셨잖아요?


해 보시니 어때요?

아이 마음이 그럴 것 같기도 하지 않나요?


그 뿐만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때, 내 마음은 어떠셨어요?


내 마음이 힘들고 불편했나요?

내 마음이 어떤지 안중에도 없었나요?


뜨거운 감자를 내 손에 쥐고 있으면

내가 괴롭고 힘들지만,


뜨거운 감자를 네 손에 넘겨 주면

네가 괴롭고 힘들겠잖아요?


그러니 어느새 나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있게 되잖아요?


우리는 한 순간에

한가지 행동밖에는 못해요.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이랬다 저랬다 할 수는 있어도


말 그대로 한 순간, 그 찰나에는

오로지 한가지 행동만 할 수 있어요.


내가 괴롭다고 여길 때에는

너의 고통이 보이지 않고요,


네가 괴롭다고 여길 때에는

나의 고통이 보이지 않는거죠.


여러분은 어떠셔요?

어떤 상황이 더 땡기나요?


부모가 괴로워

아이의 고통이 보이지 않길 원해요?


아니면 아이의 고통이 보여

내 괴로움이 안 보이길 원해요?


아이 감정을 헤아리는 능력이 많을 수록

부모는 마음이 평안할 때가 많겠지요?


내가 괴로울 때가 많다는 것은

타인의 고통을 잘 헤아리지 못한다는 뜻이겠고요.


제가 그랬어요.

이런 공부를 시작하기 전까지는요.


저는 저만 힘들다고 여겼거든요.

왜 남들이 저의 고통을 알아주지 않는가 원망했어요.


남들이 나를 위해주지 않는다고 여기니

제가 보잘것 없어 보이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이런 공부를 하고 난 후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는 연습을 하고 난 후


타인의 아픔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예요.

어느새 제 아픔은 사라지고요.


타인을 원망하는 대신

그의 감정을 헤아려주니


제 마음은 편할 때가 많고

사람들이 저를 좋아한다고 느껴지는 거죠.


제가 괜찮은 사람같고요,

자존감도 높아지고요.


물론 자존감이 원래 높은 사람은

저처럼은 하지 않아도 될 거예요.


이런 연습을 하지 않고도,

타인의 감정을 잘 헤아릴 수 있을 테니까요.


혹시 저처럼

과거에는 형편없었으나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성숙해지고 싶으신 분은

이런 연습이 크게 도움이 될 거예요.


결국 자녀의 정신 건강이란

자녀 감정이 정상 상태에 있음을 의미하고


자녀의 감정을 헤아리는 정도는

부모가 성숙한 정도만큼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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