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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짜민 Feb 15. 2024

2화. 혼전순결

제목이 거창하다. 이 글은 내 개인적이고 무지 단순한 생각에서 나온 것들이므로 누구의 논쟁의 대상이 되고 싶진 않다. 


 현재 혼전순결은 종교인한테나 있지 않나 싶은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지만, 나는 아니었다. 통상적으로 남녀가 자연스럽게 연애를 하면서 사랑을 나누며 이별하고 마침표를 찍으면 결국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된다고 한다. 나는 이것이 일회성에 불과한 별 가치 없는 사랑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보통 새 제품보다 중고제품을 선호하지 않듯이, 남자든 여자든 그것을 하는 게 결혼 전 손해라는 생각 때문에 보수적인 마인드로 살아왔다. (그렇다고 성이 물건이라는 뜻은 아니다.)



남자의 악

나는 연애상대가 너무 좋아도 결혼할 때 내 남편 되는 사람에게 좀 더 나은 위치에서 떳떳해지고 싶어 혼전순결을 원했다. 하지만 내 남자친구는 나와 정반대의 사람이었으며 나의 생각을 얘기했음에도 말로만 알겠다고 할 뿐, 그 부분에서 나를 배려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도 연애하면서 마냥 좋은 감정일 때는 사랑이 좋았다. 하지만 나는 이 남자와 섣불리 헤어질 수 없었고 결국 이 남자와 결혼했다. 그는 내가 어떤 사람인 지 알았기 때문에 그것을 무기 삼아 나를 붙잡으려고 했던 것 같다.


 그것 자체가 이제 와서 부부사이에 안 좋은 실마리를 제공해 준 것 같다. 나는 아직도 그가 이유 없이 짜증 나고 싫다. 




죄와 벌


첫 번째, 나는 원래 혼전순결을 추구하던 사람이었는데, 그로 인해서 변했고 변한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은 채로 그와 계속 만났다.


 두 번째, 그는 다른 이성과 사랑을 나눈 경험이 있는 남자였고 나는 그게 죽기보다 싫었다. 그렇지만 연애할 당시에는 죽을 만큼 이 남자가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계속 만나다 보니 어느새 결혼까지 하게 된 것이다. 

 연애를 하는 누구나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단점만 보인다. 결국 결혼 후 그 사람의 대한 나의 사랑은 없어졌고 내 기준에서 그 사람의 싫은 모습만 남았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싫은 점도 있지만 죽기보다 싫었던 그의 과거가  그 사람이 싫은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세번째, 결혼 후 나는 그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성'을 무기 삼아 부부관계를 하지 않는 벌(?)을 주고 있다. 연애할 때 그가 날 배려하지 않았던 것처럼 나도 그것을 무기 삼아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내 가치관이었던 '여자로서 결혼할 때 내 남편되는 사람에게 좀 더 나은 위치에서 떳떳해지고 싶었던' 나의 생각은 떳떳이 아닌 남편을 괴롭히는 악이 되어버렸다. 다른 말로 주도권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말하기엔 너무 유치하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열렬하게 사랑하고 결혼했지만 부부 사이가 좋지 않다. 우리만의 그런 히스토리로 인해 악에 받치는 나, 그리고 그걸 못하는 남편의 모습은 별로 보기 좋지 않다. 


 장기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보니 '성'이라는 가치는 꽤 중요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를 하고 있거나 연애 중에 이것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그것이 본인의 인생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명확한 가치관을 가지고 신중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 어떤 상대방과 연애를 할 것인지, 그 상대방과 어떤 연애를 할 것인 지도. 그것을 이용하는 건 너무 어리석은 짓이다. 당신의 평생의 성 라이프스타일이 젊은 날의 가벼움에 의해 잠식당할 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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