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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24. 2018

서태지 25주년 기념 콘서트: TIME TRAVELER

나의 25년 너의 25년 우리의 25년.

벌써 25년 째다(이제는 26년...). bts랑 한 무대에 선다는 소식이 별로 가고싶어질 마음이 없어서 그저 멀리서(블로그에서만) 축하했던 서태지의 25주년 기념 콘서트가 작년에 성황리에 치뤄졌고(2017.09.29 ~ 2017.09.30.) 근 1년여가 지난 지금 공연 실황이 담긴 블루레이가 발매됐다.





블루레이의 디자인은 이전 리메이크 앨범과 비슷하다. 메인 로고로 쓰인 저 ufo같은 이미지는 인터스텔라의 블랙홀과 비슷함.







거의 흡사함.






아직도 서태지의 영문 이니셜을 일본 그룹 엑스제팬의 타이지에서 따왔다고 하는 개소리를 하는 애들이 있는데 예전엔 ㅐ를 ai 로 쓰곤 했다.
(현대의 영문 철자를 보면 이해가 감. hyundai 니까 아직도)


애교로 넣은 25주년 기념 코인. 




키링이나 열쇠고리라면 더 좋았을텐데 기능은 없고 의미만 남은 코인이다.



서태지 25주년 dvd






마치 앨범 같은 사이즈의 패키징. 서태지는 예전부터 꼭 블루레이와 dvd를 한데 섞은 구성으로 영상물을 내놓았다. 가격적인 면에서 차이가 가장 크지만 부클릿이나 뭐 고딴게 약간씩 다름. 이전 블루레이+dvd 합본집들은 후에 블루레이 따로 dvd 따로 거의 반값에 내놓곤 했다. 

이번 서태지 25주년 기념 콘서트 블루레이가 추가 물량이 더 풀릴지 재발매를 하여 재판매를 시작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온라인 사이트에서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워낙 안팔릴줄 알고 얼마 안 찍은 거거나 재고를 나중에 푸는 형식으로 할 듯.


부클릿 자체가 앨범식이라 사진들이 좀 작다.







필승 원키 간지♥︎





몇 년 새에 훌쩍 커버린 앨리♥︎




사진 찍은 놈 누구야. 나와.




시대유감










이 장면은 블루레이에 수록 안된 듯.






전국투어에도 걸려있던 우리들만의 추억 영어파트.





왜 방탄소년단과 협업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넘버들을 원음에 춤까지 춰대며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다만 bts 멤버들의 마이크 사운드를 확 줄여놔서 제대로 들리지도 않고 서태지의 목소리만 너무 크게 잡은게 좀...



SEOTAIJI 25 TIME: TRAVELER 







블루레이에 수록된 셋리스트는 요정도.

스페셜피쳐로 들어간 메이킹은 안무 영상과 무대 준비 영상 뿐이라 좀 아쉽다.





블루레이 한 장 dvd 두 장의 구성.


팬들이 목이 빠져라 기다렸던 공연 실황이라 뭔가 막 대단한게 들어있을 줄 알았지만 늘 하던 레파토리에 예전 버젼의 히트곡들 몇 개, 그리고 불꽃놀이가 많아서 시각적인 즐거움과 듣는 재미가 평소보다는 많았던 공연이었다.
(직접 가서 봤다면 당연히 더 좋았겠지)


현장에 있던 사람만 편애하기로 유명한 서태지는 은퇴곡인 goodbye와 moai, 소격동을 완전히 배제한채 셋리스트 나열만 죽- 해놓은 구성으로 이번 블루레이를 완성했다.





블루레이의 오프닝 영상.










인트로부터 시각적 황홀감을 제공한다.





등장덕후인 서태지 옹(사십칠살).




이번엔 저 역삼각형 안에서 나오심.




내모든것.jpg




아마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마이크가 아닐까 하는데 하단의 지지대는 없고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무게의 마이크 스탠드다.





이승환옹이 노란색인가를 쓰고 또 누가 흰색 마이크 였는데 서태지도 그런 시그니쳐 마이크 하나 만들어서 쭉 썼으면 하는 바램.





쉴새없이 터지는 내 모든 것의 불꽃놀이.







줄리엣의 '내 기억들 조차~ 사라지고 없지, 만!' 하는 부분이 좋았다.


탑형 기타 스웩



편곡을 하지 않은 원곡들은 이런 포인트를 잘 잡아내시는데 뒤의 영상과 맞물려서 정말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심.





이번 공연은 지금껏 해왔던 공연들과 다르게 무대 중간에 멀티 스크린 막 같은걸 설치해서 영상을 앞-뒤로 쏴대며 정말 대단한 공연연출을 보여줬다.





서태지 공연 역사상 가장 큰 물량의 역대급 스케일이 아니었나 생각.







넘나 커져버린 앨리가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한다는 컨셉(?)인데 서태지가 다시 예전 아이들 시절의 음악들을 방탄들과 함께 보여주며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된다.




난 알아요의 회오리 춤.




환상속의 그대 준비동작.
꽤 멋졌음.





환상속의 그대.





그리고 하여가.

움짤에 잠깐 나오는 저 세컨 기타리스트는 중간에 하여가 시그니쳐 사운드인 태평소를 연주한다.







진심 존멋.



당시 처럼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나올줄 기대한 건 나 뿐?!



교실이데아의 오글거리는 3집 콘서트: 다른 하늘이 열리고 의 멘트도 구현.






테이크 투의 엉뚱함은 역대급이었다 feat. 눈빛요정 닥스킴.




탱크의 영상도 끝내줬음.


저 영상 장막 안에서만 한동안 공연했음. 이걸 위한 25주년 같았달까. 진짜 좋았다. 이 길로 싸이처럼 공연 장인으로 쭉 나갔으면 했지만 그럴 인간이 아니지.



그리고 이어지는 오렌지.





25주년에도 오륀즤의 월오데는 계속됩니다.


이번 25주년 영상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틱탁 인트로.





저거 세월호임.




드디어 대놓고 보수와 기득권들을 까는 영상을 호루스의 눈깔 같은 작은 것에다 박아넣었다. 지금껏 정치적으로 어떤 스탠스에 있는지 밝힌적이 없지만 노래 가사나 음악 스타일이 늘 진보 성향을 띄곤 했는데 저 틱탁 인트로 말미엔 세월호와 박근혜 최순실 미친년들도 넣어줘서 덕분에 아주 속이 시원했음.







맨 앞엔 박정희와 전두환의 기행들도 나오고 ㅋ






틱탁 불꽃놀이 최고♥︎





씬스틸러인 닥스킴.

닥스킴이 합류한 뒤 시대유감의 라이브 버젼은 한 번도 음원으로 나온적이 없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닥스킴의 파트가 아주 예술이거늘 늘 누락되거나 음원으로 발매하지 않는다. 왜지?





시대유감 뒷부분의 서태지의 외침을 듣는 묘미도 재미.

모두를 뒤집어 
새로운 
세상이 
오길 바라네

요게 원 가사인데 서태지는 라이브 때와 정권에 맞춰 가사를 미묘하게 바꾼다.

오길 바라냐 그렇다면 악!!!(뫼비우스 라이브 투어)
쫌 와라!!!(유희열의 스케치북)
좀 온 것 같냐?(콰이어트 나잇 라이브 투어, 펜타포트, 25주년)





좀 온 것 같냐?! 라고 외치는 미중년(낼 모레 오십).


그리고 뜬금없이 심포니와 협연했던 틱탁과 크리스 말로.윈, 난 알아요.




음악적으로는 크리스 말로.윈 편집버젼, 트랙적으로는 틱탁 인트로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난 알아요 편집버젼의 불꽃놀이.

용량이 20mb 이하만 블로그에 올릴 수 있어서 이 멋진 걸 크게 보여드릴 수가 없네. 그냥 사서 보시길.

공연 계약금 반 이상을 공연에 투자한 듯 보인다.

최고야.




마지막 축제는 피아노와 템버린만으로 팬들과 함께 부르심.




잔망미 넘치는 우리의 곧 반백살님.




귀... 귀여워.




2집 라이브 때 보여준 '사랑한다고...' 글귀를 끝으로 공연은 끝이난다.







30주년에 뭘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서태지 10집 부터 좀 내줬으면 하는 바램...



음원으로 당연히(?) 나올 줄 알았는데 안냈더라. bts랑 그런 계약까지 안 해서 그런가 아니면 그냥 낼 생각이 없던건가. 크리스 말로.윈의 새 편집곡을 음원으로 들을 수 없어서 뭔가 많이 아쉽다.


아마 서태지가 아니었으면 내가 음악을 이정도로 좋아하게 됐을까 궁금하다. 삶에서 오는 힘듦과 고난, 온갖 역경들을 음악 하나로 풀어내는데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게다가 누구처럼 음악으로 장사질 안하고 스웩넘치게 당당하게 살아와줘서 고맙다. 가뭄에 콩나듯 활동하는게 아쉽지만 나도 살면서 딱 세 번 공연에 갔었고 온갖 자질구레한 굿즈들은 사지도 않는 오래된 팬이라 쌤쌤으로 퉁치자.
(미안하지만 브릭은 도저히 살 맘이 안생겨요)

부디 데뷔 50주년 까지 해먹을 수 있는 최애 가수가 되길 바란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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