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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Sep 30. 2019

영화 애드 아스트라 후기 쿠키영상 없음

무의 허탈감.

그는 없는 것만 찾았고 눈 앞에 있는 것은 보지 못했다.









무의 허탈감.

미 육군 소령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 가 우주에 있는 지적 생명체를 찾아 떠났던 자신의 아버지, '클리포드 맥브라이드(토미 리 존스)' 를 찾아 떠난다는 이야기.

영화 애드 아스트라는 우주에서 펼쳐질 장엄하고 웅장한 스케일을 기대하는 관객들의 예상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영화다. '리마 프로젝트' 를 위해 해왕성 근처까지 갔다가 클리포드가 타고 온 우주선이 방출하는 '써지' 때문에 지구는 멸망할 위기에 처한다. 명망있는 우주 대원에 클리포드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차출되어 멀고 먼 해왕성 까지 오랜기간 비행을 하던 로이는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 그리고 자기가 버린(!) 전 부인인 '이브 맥브라이드(리브 타일러)' 사이를 자연스레 곱씹게 된다. 지구를 출발하여 달을 지나 화성, 그리고 해왕성에 도착하면서 철저한 고독 속에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로이. 마침내 눈 앞에 나타난 아버지는 자신의 연구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모든 동료 우주 대원들을 죽인 상태였고 나타나지 않을 '미지의 지적 생명체' 에 혈안이 되어, 써지 현상은 안중에도 없다. 아버지를 설득하고 지구로 함께 귀환하려고 했던 로이는 단 한 번도 자신과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울부짖는 아버지를, 그가 원하는 대로 우주에 홀로 남겨둔채 리마 프로젝트 우주선을 핵무기로 파괴한 뒤 홀로 씁쓸히 지구로 귀환한다.



영화 애드 아스트라는 SF에 기대며 인간의 존엄성과 타인에 대한 감정, 그리고 사람의 고독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현재도 세계의 강국들이 무수히 많이 시도하고 있는 외계생명체 존재 여부에 대한 실험과 도전을 보면 영화 오프닝에 쓰였던 '가까운 미래' 라는 말이 딱 어울리기도 하지만, 기껏해야 반세기 전에 처음으로 달에 사람을 보내봤고 화성에는 탐사로봇만 보냈던 작금의 과학력으로 볼 때, 달에서의 식민지 건축이나 화성의 기지 따위는 아직도 머나먼 꿈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애드 아스트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들은 뭐니해도 달에서의 전쟁씬이다.





전 세계의 국가들이 달에 자신의 영토를 만들고자 혈안이 되어있는 시대적 배경에 맞게 '해적' 으로 불리우는 무리들이 갑자기 나타나, 화성으로 출발하려는 로이 일행을 뒤쫓는다. 상당히 그럴싸하게 표현해서 실제로 미국이 달에 갔던 건 알고보니 기존의 무수한 달 착륙 음모론들 처럼,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해왕성의 수많은 작은 운석조각들을 뚫고 우주선으로 돌아가는 로이의 모습과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우주선을 핵무기로 날려버리며 그 추친력을 기반으로 지구로 돌아가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기대한 것과는 너무 다른, 말 그대로 '무' 의 우주를 그려낸 작품이라서 상당히 지루한 전개가 중-후반부에 쏠려있으니 '그래비티(2013)' 나 '인터스텔라(2014)' 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엄청 실망할 수 있는 영화다. 백보 양보해서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피력하려면 그에 맞는 드라마틱한 장면들을 앞서서 보여줘야 하는데 영화 애드 아스트라엔 그게 없다. 아버지가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우주로 도망친 것 같다는 모종의 의혹과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말 처럼 로이 자신 역시 아내를 버리고 우주로 향했지만 평생 자신과 어머니를 단 한 번도 사랑한 적 없다고 외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지구로 돌아온 로이는 아버지보다 나은 사람이 되려 변모하게 되는데 이게 꽤나 뜬금이 없을 뿐이다.

영화 내내 시종일관 침착함을 강요하는 우주인들의 생활모습에 음습한 뒷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런류의 SF영화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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