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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03. 2016

유엠씨/유더블유 2집 앨범리뷰

one/only [1st delivery edition]

all tracks are produced and mixed by 현상
umc/uw recorded all tracks at tightarea studio
other artists recorded at somewhere else and haven't told umc/uw where the places were
all tracks are mastered by gifford kerrington at gktc mastering house, chicago, illinois, usa
art directed and designed by nu, www.nudotn.com
executive producer : umc/uw



1. evil u
2. 뭐1
3. bullets
4. insane deegie
5. 98 학번
6. you mean everything to me
7. 망할 : i'm back
8. 다 #
9. rhymer
10. 자영이
11. when i first kissed you
12. your o.w.n.
13. me vs people pt. 1 (feat. jjk)
14. kebee
15. me vs people pt. 2 (feat. kebee, the quiett)
16. hiphopplaya.com
17. 내 돈 어딨냐
18. 해놓고/없었다
bonus track
19. 열을 기다리며 (a capella)
20. 망할 : i'm back (feat. d theo)
21. you mean everything to me (rmx)
22. hidden track



데뷔때부터 현재까지 독보적인 랩 스타일을 고집하는 유엠씨의 두번째 앨범.

데뷔앨범도 데뷔앨범이지만, 본 앨범도 꽤 오랜시간 뒤에 세상에 나왔다. 그 이유가, 알고보면 한국 힙합 1세대에 해당하기도 하는 유엠씨의 독보적이면서 독특한 랩핑 때문이라고 하기엔 어폐가 좀 있다. 철저하게 각운을 맞춰가며 억지스러운 라임에 기대기 보다는 정말 말 그대로 말을 빨리 하는것 같은 그의 랩 스타일은 이전에도 시도하는 이가 없었고 앞으로도 아마 없을것 같다. 기교를 부려가며 랩을 하기보다는 메시지 전달에 큰 비중을 두는 그의 음악은, 거의 19금적인 가사들과 독특하다면 독특한 비트들 덕분에(?) 1집 이후로 유엠씨 스스로를 반 은퇴 시킨(?) 느낌이 없잖아 있었지만, 여러 사회고초을 겪은 후 다시 마이크를 잡은 앨범 되겠다. 


앨범 한켠에 작게 쓰여져 있는 '1st delivery edition' 이라는 문구처럼 한정판과 일반판, 그리고 두가지 버젼을 합본한 듯한 앨범까지 거의 세가지 버젼을 내 놓으며 나름 화려하게(!) 복귀식을 마쳤다. 다이나믹 듀오의 4집 한정판마냥, 단골 레코드샵에 가서 그냥 집은게 본 앨범이었다(게다가 예기치 못한 사인반!). 그 가게의 주인아저씨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아무튼, 1집에 무려 두가지 버젼으로 수록됐었던 유엠씨의 출세곡 'subidubidub' 이 꽤 적지않은 힙합 리스너들에게 영향을 미쳤었던 걸 기억해보면 '왜 이제야 2집이 나왔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다림에 지친 그의 팬들은 여럿 그를 잊었었지만, 여전히 '이런' 음악을 해 주고 있는 유엠씨에게 감사를 표할만한 좋은 앨범이다. 유엠씨의 코멘트처럼, 웃기는 싱잉도 좀 해보고 본인에게 라임이 없다느니, 남들 다 하는대로 반만 가라느니 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놓는 가사들이 앨범을 빛내고 있는, '유엠씨/유더블유(유위-uw)' 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온 유엠씨의 복귀작 되겠다.



evil u
앨범을 여는 인트로 식의 짧은 스킷 트랙. 유엠씨와 그의 안에 존재하는, 또다른 자아를 표현한듯한 멘트들이 눈길을 끈다.

뭐1
앨범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앨범의 첫 곡. 아주 감칠맛 나는(!) 가사들로 본인의 컴백을 이야기하는 내용의 곡이다. 

bullets
2008년 발표됐던 'jazz hiphop symphony' 앨범에 랩퍼겸 프로듀서 인세인 디지와 함께 공연했던 곡을 살짝 비트를 바꾸고 디지가 맡은 부분을 본인이 새로 채워 녹음한 곡. 2008년 당시 촛불집회가 벌어졌던 궁극적인 시발점에 대해 노래했다. 현정부를 비판하는, 온갖 은유법으로 점철된 가사가 제대로 한몫 하는 곡. 곡 말미의 '투표는 최선을 선택하는게 아니고 최악을 피하는거야' 라는 멘트가 인상적이다.

insane deegie
유엠씨와 평소 친분이 있는 인세인 디지가 녹음한 스킷 트랙. 멘트는 유엠씨가 직접 써줬다고 한다. 이런 멘트(스킷)가 탄생된 이유는, 자기 주변의 사람들이 본인(유엠씨)을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하는 와중에 만들어졌다는 후문이...

98학번
데뷔앨범에 수록됐던 '91학번' 과 얼핏 연작 느낌이 나는 제목의 곡이지만, 학번만 달라졌지 세상 살아가긴 똑같이 애매한 시대에 살고 있는 인간군상을 그린 곡.

you mean everything to me
전작에도 몇 곡 있었던 사랑 노래들 처럼(?) 말랑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곡. 곡 말미의 '니 얘기 아니야' 가 포인트.

망할 : i'm back
전자음으로 점철된 사운드와 함께 시종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비트 위로 다시 이 씬(힙합씬)에 돌아온 본인의 심정을 잘 담은 곡.

다 #
마치 유엠씨에게 라임이 없다며 음악성 운운하는 아해들에게 바치는 듯한 곡. 제목부터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원제, '다 좆' 에 맞는 라임들로 꽉 채워진 곡이다. 곡 끝의 나레이션이 감상 포인트.

rhymer
앞서 등장했던 insane deegie 트랙처럼, 유엠씨와 평소 친분이 있는 브랜뉴 사운드의 프로듀서겸 랩퍼, 라이머가 녹음한 스킷 트랙.

자영이
이제는 대중문화에 관심이 있는 누구라도, 한번쯤은 상상해 볼만 한, 기획사에 묶여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연예인들을 노래한 곡. 고인이 된 故장자연 님과 비슷한 이름의 곡 제목 때문에 살짝 이슈가 됐던 곡이다. 그저 우연의 일치였다고 함.

when i first kissed you
싱잉도 꽤 훌륭히 해내는 유엠씨를 만날 수 있는 곡. 재지한 사운드 위에 영어 가사로 랩과 싱잉, 모두를 해내는 유엠씨의 색다른 면모를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뜬금없이 끝내는 엔딩이 조금 아쉬운 곡.

your o.w.n.
6분이 넘는 긴 런닝타임을 자랑하는 곡. 슬로우 템포 위에 본 앨범에서 아마도 유엠씨의 생각을 가장 제대로 담은 곡이 아닐까 생각한다. 꽤 어려운 단어들로 이루어진 가사들을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청자로 하여금 가슴 속을 후벼파는 내용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는 곡.

me vs people pt. 1 (feat. jjk)
랩퍼 제이제이케이와 함께한 곡. 본 앨범엔 동명의 곡이 두가지 파트로 나뉘어져 수록되었는데, 그 중 첫번째 파트 되겠다. 대한민국에서 랩퍼로 살아감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타인들을 적대시 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풀어낸 곡이다. 그건 한국 힙합씬에서 독보적인 랩 스킬을 가지고 있는 유엠씨 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뮤지션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kebee
앞서 나온 insane deegie, ryhmer 와 같은 길을 걷는 소울 컴퍼니의 사장님(!) kebee 의 스킷 트랙.

me vs people pt. 2 (feat. kebee, the quiett)
같은 hook 을 가지고 색다른 편곡으로 또 다른 느낌을 만들어낸 곡. 앞서 나왔던 me vs people pt. 1 (feat. jjk) 보다 훨씬 많아진 유엠씨의 독기어린 파트가 눈에 띈다.

hiphopplaya.com
스킷 트랙. 한국 힙합씬의 대표적인 웹진 힙합플레이야 의 우두머리 김용준과 김대형이 멘트를 맡았다.

내 돈 어딨냐
딱 봐도 실화임이 엿보이는 가사가 제목처럼 눈에 띄는 곡. 꽤 긴 런닝타임에 '어쩜 저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가사들이 절절하다. 앨범의 마지막 곡.

해놓고/없었다
마치 본인의 새 이름 '유엠씨/유더블유' 처럼 배치되어 있는 제목의 짧은 아우트로 스킷 트랙.


bonus track

열을 기다리며 (a capella)
사운드 없이 랩핑만 들어가 있는 트랙. 유창한 영어로 주절거리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랩핑이 '와-'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면서 두번 듣기는 별로인 곡이다.

망할 : party crasher (feat. d theo)
현재는 힙합 그룹 '소울 다이브' 의 멤버중 한명인 디 테오가 함께한 곡. 원곡 망할 : i'm back 의 비트에 새롭게 작사한 가사들이 독특하다.

you mean everything to me (rmx)
리믹스라고 하기엔 거의 다른 곡이 되어버린 곡. 한국에서 랩퍼로 살아가는 유엠씨 본인의 날카로운 가사들이 돋보이는 트랙이다.

hidden track
앨범을 녹음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을 유엠씨 본인이 이어 붙여놓은 트랙. 곡 안에 들어가지 못했던 부분들과 실수를 연발하는 녹음과정을 담은 아주 긴 트랙이다. 맨 끝의 유엠씨가 즐겨보는 애니메니션 '사우스 파크' 를 흉내내는 부분이 포인트.



one mc-one producer 로 앨범을 만들었다. 1집에서 눈길을 끌었던 'ra. d' 와의 작업은 살짝 뒤로 밀었다고 본인 입으로 얘기했었지만 이런 작업도 꽤 흥미롭다. 한명의 랩퍼와 한명의 사운드메이커. 그리고 유엠씨 스스로도 앞으로 더 넣으면 더 넣었지 않넣진 않을거라는, 나름 재미있는(?) 스킷들 또한 앨범 제작에 고민을 꽤 했다는걸 살짝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떻게 보면 평범하지 않은 랩을 하는 랩퍼로, 한국의 힙합씬에서 살아남기란 쉬운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의 음악 시장역시 이런 색의 앨범은 매니아중에서도 극히 소수만 '즐길' 앨범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래도 꽤 흥행이 됐었는지 위에서 말한것 처럼 세가지 버젼의 본 앨범과 예전에 발표했던 1집을 재-편집하여 발표하는 등 팬서비스(?) 또한 활발했다. 자의든 타의든 한때 유명했던 드라마(베토벤 바이*스) 의 주인공(강마*)과 똑.같.은. 목소리를 지닌 유엠씨의 2집 앨범.


추천곡
me vs people pt. 2 (feat. kebee, the quiett), 망할 : i'm back, 내 돈 어딨냐, bullets.





의외로 싸인본.jpg




앨범의 전체적인 디자인이 1집보다 훨씬 발전한걸 볼 수 있다.




이 코멘트 참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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