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omos
produced by seo tai ji
all songs words, music : seo tai ji
arranged : seo tai ji & top & kim suk joong
vocal : seo tai ji
guitar : seo tai ji & top
bass guitar : seo tai ji
drums : hye seung
programming & digital edit : seo tai ji & kim suk joong
recorded & mixed by seo tai ji at techno-t studio
mastered by ted jensen at sterling sound
art direction & design : day-z
executive producer : seo tai ji (seotaiji company)
1. moai
2. human dream
3. t'ik t'ak
4. bermuuda [triangle]
5. juliet
6. coma
7. replica
8. 아침의 눈
9. moai [rmx]
10. t'ik t'ak [rmx]
11. bermuda [rmx]
12. coma [nature]
7집 앨범 'issue' 이후 근 5년만에 내 놓은 서태지의 여덟번째 정규앨범.
한국의 음악시장은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을 지나오면서 적잖은 변화와 폭풍이 몰아쳤다. 요약해서 정리하자면 댄스음악이 주류를 이루기 시작하던 90년대 초-중반,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테크노 사운드에 한껏 고무되었던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그리고 국지적으로 다양한 음악이 뿌리를 내리게 된 현재까지..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 어떤 나라의 음악들 보다도 급변하고 설왕설레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 중심에 '언제나' 서태지가 있었던건 아니지만, 주류 음악판에 나름 변혁의 물꼬를 튼 장본인 이었기 때문에 90년대 한국의 음악사를 이야기할때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뮤지션이 되었다. 2000년대를 넘어오면서, 그리고 공백 기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일종의 '서태지 파워' 는 차츰 사그러드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조금은 안타깝지만, '네임벨류' 하나는 여전히 타의추종을 불허한다는 점이 그가 '살아있는 전설' 로 카데고리 될 수 있게 하지 않나 생각한다.
댄스그룹으로 데뷔하고 나서 솔로로 전향하면서 전형적인 락사운드를 무기로 삼았을때 많은 이들이 '서태지가 될까?' 라고 생각했었지만 흥행력은 언제나 압도적이었고 그를 사랑해 마지않는 고정적인 팬들역시 그가 무슨 음악을 시도하든,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런 그가 여덟번째 음악을 세상에 풀어놓았다.
이런저런 서태지 다운 기묘한 프로모션에 2008년 말, 톨가 카쉬프와의 협연도 하면서 전국투어를 시작하고 나서야 발표한 정규 앨범이다. 지금까지 그의 활동서클을 돌이켜보면 서태지 답지 않게 1년을 넘게 활동하면서, 활동 거의 말미에 이 앨범을 내려놓은 셈이다. 아마도 이상하게 변화된 한국 음악 시장의 괴리에 나름의 최선을 다한 노력이라고 생각된다.
그간 발표했던 앨범들과 비교했을때 가장 눈에 띄는건 트랙 리스트 들이다. 8집 앨범의 첫번째 조각이었던 싱글(atomos part moai)앨범을 내놓았을때 붉어졌던(?) 가격논쟁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심산이었는지, 아니면 서태지 최대의 약점(?)이었던 '심하게 짧은 앨범의 전체적인 런닝타임' 에 일침을 놓으려는 생각이었는지 모르지만, 12개 트랙중에 1집부터 7집까지 거의 모든 앨범에 들어있던 브릿지 형식의 곡은 단 한곡도 없이 꽉 채웠다.
일반적인 팬들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나는 꽤 아쉬웠다. 그동안 들어있던 브릿지 곡들도 나름의 '매력' 이 있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싱글들에 들어있지 않은 신곡 두곡(replica, 아침의 눈)을 포함해 t'ik t'ak [rmx] 와 coma [nature] 까지 깨알같이 수록한 점이 이채롭다. 하지만 리믹스를 하려면 나머지 곡들도 모두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완성된 하나의 정규 음반을 내도 한달이면 잊혀지는 지금의 음악 판도를 의식해서 '싱글 두장 형식에 정규 하나'. 라는 방법을 차용한걸 수도 있겠지만 나름 성공적인 활동에 약간 아쉬운 정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마스터링을 새로 다시 한 점과 몇 곡의 레코딩을 또 새로 한 건 박수쳐줄만 한 일지만 말이다.
moai
앨범 프로모션때 등장했던 '태초의 소리를 기억하는가?' 라는 문구처럼, 곡 초반에 나오는 물소리가 독특한 곡. 첫번째 싱글 앨범의 첫번째 타이틀 곡이다. 제목처럼 이스터섬에 있는 모아이를 빗대어 팬들에게 메시지를 띄우는 트랙. 리-마스터링을 한 덕분에 곡 말미, '돌아가니까-' 하는 부분이 조금 더 풍성하게 들린다.
human dream
서태지와 너무 잘 어울리는 8비트 게임 사운드가 곡 전체에 흐르는 곡. 인간과 안드로이드 사이를 노래한 곡으로, 이 곡 역시 재미있는 안무가 첨가된 블록버스터급 뮤직 비디오를 제작해, 활동하기도 했다.
t'ik t'ak
꽤 과격한 사운드와 메시지를 보여주는 곡. 서태지의 앨범에 언젠가부터 등장한 '체제에 대항하는 음악' 중에 하나이다. 하이라이트로 가기 전, 불쑥 등장하는 피아노 사운드가 포인트. 이 곡은, 뮤직 비디오를 영화 '20세기 소년' 홍보영상과 결합해, 동반 프로모션을 펼쳤었다.
bermuda [triangle]
싱글에 실려있는 곡을 보컬 부분만 파워풀하게 리-레코딩한 느낌이 나는 곡(두번째 싱글 프로모션때 라이브를 듣고 흠칫 놀랬던 기억이...). 제목에서 불러일으키는 미스테리한 느낌 보다는 서태지가 언급한 대로 '성' 에 관해 노래했다고 하여 나름 그쪽(?)에 가사를 결부시켜 보니 꽤 19금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뭐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진실은 서태지만이... 어쨌든, 시종 시원시원한 사운드로 귀를 압도하는 전개가 특징이다. 휴대폰 런칭때 선공개하지 않고 그냥 이 곡으로 두번째 싱글의 프로모션을 했다면 조금 더 곡자체의 느낌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juliet
두번째 싱글의 타이틀 곡. 화려한 오프닝에 이어 다소 맥이 빠지는 느낌이 나는 나른한 소절들이 오묘한 느낌을 주는 곡. 하지만 뒷부분, 급변하는 브릿지 부분은 대반전.
coma
서태지가 숭례문이 불 타 없어지는 모습을 보고 곡을 지었다고 하는 곡. 과격한 사운드 뒤로 낙차가 큰 음역을 이용한 멜로디컬한 후렴구가 포인트.
replica
본 앨범의 첫번째 신 곡(정규 앨범에 곡 소개를 이렇게 표현하니 조금 우습기도..). 앞서 등장했던 여러 곡들과 비교했을때 t'ik t'ak 만큼 과격하고, 전체적인 앨범 색깔과도 조금은 다른 길을 가는 듯한 하드한 곡이지만 메시지만은 제일 명징하다.
아침의 눈
얼핏 들으면 곡의 분위기나 곡 배치 때문에 전작에 실렸던 '0(zero)' 가 떠오르지만 앨범에서 유일하게 드럼 사운드가 '확실하게' 들리는 슬로우 템포의 곡. 엔딩에 수줍게 등장하는 'moai [rmx]' 의 인트로가 나름 인상적.
moai [rmx]
앨범의 첫 곡 'moai' 를 리믹스한 곡. 밴드 피아의 드러머 혜승의 드럼을 비롯, 원곡에 사용됐던 악기 사운드를 모두 빼내고, 컴퓨터로 찍어낸 비트로 곡을 채웠다.
t'ik t'ak [rmx]
본 앨범에만 실린 t'ik t'ak 의 리믹스 곡. 앞서 나왔던 'moai [rmx]' 와 동일하게 악기 사운드를 전부 지운채, 컴퓨터 비트만으로 꾸며냈다. 덕분에 원곡보다 훨씬 음울한 분위기를 연출.
bermuda [rmx]
bermuda [triangle] 의 리믹스 곡. 후반부, 폭발하는 효과음이 압권인 곡이다. 앞의 두 곡에서 그런것 처럼, 다른 악기 사운드를 모두 빼버리고 컴퓨터로 작업한 듯한 사운드로만 채웠다.
coma [nature]
앨범의 마지막 곡. 일체의 리믹스는 하지 않은채, 드럼비트만 컴퓨터로 새로 찍었다. 덕분에 어쿠스틱한 느낌이 물씬 나게된 곡.
이 앨범으로 서태지가 제일 확실하게 건진 건, 앨범에 에디터로 활동한 '김석중' 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미 15주년 기념 앨범에서 실력을 입증한 경력이 있는 그는 8집의 전반적인 활동에 새로운 멤버로 참여하며 색다른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서태지가 그동안 발표했던 앨범에는 없던 리믹스 곡들을 정규 앨범에도 수록하게된 건, 앞으로 서태지가 보여줄 음악이 바로 저런 류의 음악이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드럼으로도 표현하기 힘든 복잡하고 난해한 비트를 김석중은 출중하게 만드러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밴드의 형식은 갖추고 싶은 서태지 본연의 '욕심' 이 있었기 때문에, 드럼 사운드의 레코딩을 거의 천재의 반열에 올라온 '혜승(밴드 pia 의 드러머)' 에게 맡긴것 같다. 리믹스 곡(특히 'moai') 을 먼저 완성하고 드럼 사운드를 다시 입혀 밴드형식의 곡을 탄생시키는, 어찌보면 역행을 하는 곡 작업 일수도 있겠지만 과연 서태지 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앨범의 전체적인 색깔이나 가사, 사운드를 봤을때 이번 앨범은 서태지 스스로가 말한것처럼 '미스테리(본인은 8집의 컨셉을 '낚시' 라 명명하였지만)' 하다는게 딱 어울린다.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집중하지 않으면 잘 모르겠을 뿐더러 해석하는 대로 수백개의 답이 나오기 때문. 어쨌든 그의 아홉번째 앨범에선 또 어떤 사운드를 들려 줄지 기대해 본다.
추천곡
replica, coma [nature], bermuuda [triangle]
8집 싱글 1집에도 들어있던 이미지를 한 커버.jpg
백커버에는 트랙 리스트가 있다(반사되서 잘 안보여).jpg
8집 싱글 1집과 똑같이 디지팩 스타일을 선택한 서태지.
꽤 허약한 땡스 투가 들어있다. 이런게 바로 카피 라이터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아닐까.
앨범의 전개도(안쪽).jpg 왠일인지 뫼비우스의 띠가 스크래치로 가득 차 있다.
씨디를 뺴면 나오는 영원을 의미하는 듯한 느낌의 물방울들.jpg
본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음악이 replica 인데 일러스트 또한 예술이다.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