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역에 오래 머무르게되면
그곳과 주변의 환경이 바뀌는
대강의 윤곽을 어림짐작으로나마 목격할 수 있다.
이 곳에 수십년간 살아온 나로썬
세기의 흐름속에 발전을 거듭해만가는
도시의 외곽들을 눈으로 인지하고 있는데,
외형과 각(殼)의 변화말고는 아무것도 변한게 없는
이곳 일지라도, 아직
예전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거리나 건물을 마주칠때면
어떤 정겨움 같은게 있다.
비록 그 주변에서 기거한건 아니었다 해도
가끔이나 혹은 자주, 마주치며 눈으로 익힌 길들과
건물들과 사람들. 익숙함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그 정겨움 비슷한 느낌이,
조만간 거대한 자본앞에 모두 다 사그러질
것들이라 해도
그것들에 대한 인지는 앞으로도 영영 지울 수가 없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