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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존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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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07. 2016

기도합니다

기도합니다
아직은 푸른 우리의 지구를 위해
기도합니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폭력이 사라지는 그 때를 위해
기도합니다
가끔 먹고사는데 한눈이 팔려
숨을 쉬며 온전히 살아가는 행복을 망각하지 않기 위해
기도합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두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
기도합니다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두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
 
감사합니다
보잘것없이 작고, 뉴스를 보면 한숨만 나오는 나라지만
이 땅에 태어나 이 땅의 언어로 살아가게 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나의 어머니가 되어 주심에
감사합니다
나의 아버지가 되어 주심에
감사합니다
나의 벗들이 되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합니다
가끔 외롭고 쓸쓸하지만 이런 마음가짐을 갖게 해
주신 것에 대해
 
미안합니다
기근과 빈곤으로 죽어가는 이들에게 아무것도 해 줄게 없어서
미안합니다
무력하게 흐르는 시간속에 무관심으로만 일관해 와서
미안합니다
말이라는 흉기로 무심결에 당신의 마음을 다치게 해서
미안합니다
한 발 먼저 양보하는 내가 될 수 없어서
미안합니다
재생되진 않고 파괴만 반복되는 이 지구에
내가 할 줄 아는건 아무것도 없어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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