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군 Oct 12. 2016

형돈이와 대준이 ep 앨범리뷰

껭스타랩 볼륨 1

제작사 : 디아이뮤직, 도니 엔터테인먼트
전체 프로듀서 : 형돈이
보조 프로듀서 : 대준이
녹음장소 : 이태원 마초스튜디오
믹스 : 조승완, 박재범
동시녹음 : 조승완
마스터링 : 제이에푸에스 스튜디오 성지훈
자켓디자인 : 테즈
사진 : 부바
의상 : 전미선, 전희정
매니져 : 유현준, 주신옥
뮤직비디오 : 이유진, 주간아이돌
출연자 : 형돈이와 대준이, 미녀 개그우먼 김희원, 미녀배우 김혜진, 미남배우 서보익
유통사 : 로엔엔터테인먼트



1. 인트로
2. 안좋을때 들으면 더 안좋은 노래
3. 되냐 안되냐
4. 한심포차 feat. 보니
5. 올림픽대로 feat. mc날유



한국 힙합 1세대 '데프콘(defconn)' 과 미존여오(미친 존재감 여의도 오렌지족) - 미존개오(미친 존재감 개화동 오렌지족) 개그맨 '정형돈' 이 뭉친 개그하는 힙합 그룹, '형돈이와 대준이' 의 데뷔 미니앨범.

아이돌마저 힙합 한다고 명패를 걸어놓는 마당에 '한국 힙합 1세대' 라는 말은 굉장히 진귀한 수식어가 됐다. 90년대 후반 부터 언더그라운드 씬과 하이텔-천리안 으로 대표되는 pc통신 시절부터 세기가 바뀐 지금까지 살아남은, 몇 없는 이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기 때문. 하지만 예상 외로 평타도 치지 못하는 그들의 요즘 흥행력을 보면 썩 좋은 수식어만은 아님이 확실하다.

데프콘은 언제나 언더그라운드 속에 있었고 긴 시간 동안 말랑말랑한(?) 곡도 만들어낼 줄 아는 재주를 선보이며 오버그라운드에 명함도 가끔씩 내밀곤 했다. 그 와중에 터진게 mbc 무한도전의 '조정특집' 이었고, 평소 친분이 있던 정형돈과 듀오를 이뤄 본 앨범까지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앨범의 전체적인 프로듀싱은 정형돈이 한걸로 보아(작사도 정형돈이 다 함), 데프콘이 이제야 제 갈 길을 찾았다고나 할까(정형돈의 마인드에 데프콘은 비트만 얹을 뿐). 물론 '소멸' 이나 '그녀는 낙태중', '어느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규' 같은 꽤 하드하고 현실을 가감없이 비틀어 쥐어 짜는 곡을 쓰고 부르던 데프콘과는 굉장한 거리감이 있는 앨범이다. 평소 하드코어 랩퍼의 이미지를 버리고 친근하고 푸근한 삼촌같은 새 옷을 입었을 뿐인데 사람들은 정형돈과의 미친 콜라보에 손을 들어주었다. 데프콘의 4집(macho museum) 에 수록된 '나는 못 떴어' 나 5집(the rage theater) 의 'dr.dre' 를 들어보면 조정특집 이후로 예능판에서 열심히 뒹굴고 있는 그가 현실과 타협했다기 보다는 본인의 특성을 이제야 살린것 같다는 느낌? 

너무 데프콘 이야기만 한것 같은데, 정형돈을 한번 보자. 무한도전에서 말(존재감) 없이 몇 년을 버티고, 거기서 실시한 뭇 가요제에서 본인의 장점을 잘 살리고, 데프콘을 만나 살에 닿는듯한 현실적인, 슬프지만 웃긴 그런 가사를 잘 뽑아내며 본 앨범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살려냈다. 마치 정통(?) 힙합을 하던 사람이 원래는 개그를 해야했고, 방송국 개그맨 공채 시험에 붙어 개그를 하던 사람이 원래는 힙합을 해야 했던것 처럼, 뭔가 미묘한 교차점을 내보이며 환상적인 조합을 만들어 낸게 본 앨범이다. 

작년인가 이들의 무대를 직접 볼 기회가 있었는데 가사도 거의 틀리지 않고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는 걸로 봐서 그냥 장난처럼 만든 그룹이 아님은 분명했다. 지금은 데뷔작인 본 앨범의 여파 반도 못미치는 흥행력을 보여주곤 있지만, 일개 케이블 방송국에 본인들 이름을 건 예능 프로그램 하나가 도착점은 아닐것 처럼 언젠가 또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청자들을 웃게 해 줄 것이다(음악도 음악이지만 뮤직 비디오도 이들의 흥행에 한몫했다). 개가수의 또 다른 방향성을 나름대로 제시했던 형돈이와 대준이의 첫 ep다.



1. 인트로
온갖 드립으로 점철된, 형돈이와 대준이의 음악색을 잘 보여주는 짧은 인트로. '우리 노래 들을 준비됐어? 우리가 아직 안됐어!' 라며 끝난다.

2. 안좋을때 들으면 더 안좋은 노래
앨범의 타이틀 곡. 여유있는 비트와 정형돈의 혼이담긴 가사가 예술이다. 거기에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라며 눈을 까뒤집는 정형돈의 애교가 노래를 들으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3. 되냐 안되냐
형돈이와 대준이의 가장 큰 장점중 하나인 '현실적인 가사' 가 매력인 넘버. 남녀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재치있게 풀어냈다.

4. 한심포차 feat. 보니
요즘 한창 주가를 더 올리고 있는 요리사 '백종원' 의 프렌차이즈 술집, '한신포차' 에서 일어난 일들을 노래했다. 실화가 아닐까 하는 정형돈의 진지한 가사와 데프콘의 느낌있는 비트가 뭇 힙합 곡들에 견주어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좋은 발라드 곡.

5. 올림픽대로 feat. mc날유
본 앨범이 발표되기 전에 가장 먼저 선공개됐던 곡. 무한도전의 반장인 개그맨 '유재석' 이 힘을 보테, 대중들에게 굉장한 반응을 이끌어냈던걸로 기억한다. 꽉꽉 막히는 올림픽대로에 인생사를 빗댄 가사가 역시 빛을 발한다.



앨범에 무슨 일수를 찍으러 다니는 듯한 두 사람의 깡패같은 모습이 컨셉앨범의 진정한 의미를 잘 나타내고 있어서 더욱 즐겁다. 쓸데없이 트랙에 자리만 차지하는 버리는 넘버 없이 액기스만 딱 조합해 넣은 듯한 트랙 리스트가 ep라는 한계성과 특이성을 잘 활용하고 극복해 내서 꽤 영민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날고 기는 아이돌이 판치는 가요판에 '이런게 먹힐까?' 라는 선입견을 깨고 예상외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형돈이와 대준이의 데뷔 미니앨범이다.


추천곡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전 곡.




전체 프로듀서를 정형돈이 한만큼 특유의 개그 스틸컷이 앨범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jpg


컨셉은 일수 찍으러 다니는 동네 양아치.jpg




이런 귀여운 허세컷도 있지만,



이런 드립 컷도 있음.jpg

딱 봐도 하루에 다 찍은듯한 사진들이 많아서 보는 재미도 있는 앨범.

매거진의 이전글 muse 6집 앨범리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