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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12. 2016

muse 6집 앨범리뷰

the 2nd law [deluxe edition]

produced by muse
all songs written and sung by matthew bellamy apart from tracks 10 and 11 written and sung by chris wolstenholme
production by tommaso colliva and adrian bushby
mastered by ted jensen at sterling sound

performed by matthew bellamy : vocals, guitars, keyboards, synths
dominic howard : drums, percussion, synths
chris wolstenholme : bass, vocals, synths

recorded at air studios, london and eastwest studios, los angeles.
additional recording at shangri-la studios, malibu and capital studios, los angeles.

neuro images supplied courtesy of the human connectome project, laboratory of neuro imaging, ucla.
and photography by gavin bond



cd

1. supremacy
2. madness
3. panic station
4. prelude
5. survival
6. follow me
7. animals
8. explorers
9. big freeze
10. save me
11. liquid state
12. the 2nd law : unsustainable
13. the 2nd law : isolated system


dvd

1. the making of the 2nd law
2. bonus feature



5집 'the resistance' 이후로 3년만에 발표한 브리티쉬 록의 자존심, '뮤즈(muse)' 의 여섯번째 정규앨범.

4집(black holes & revelations) 부터 3년 주기로 발표하는 뮤즈의 새 앨범이다. 꾸준하다고 말 하고 싶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슈들을 노래하며 가감없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거기에 대중들의 찬사를 동시에 받는 밴드가 지금 몇이나 존재하고 있을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뭇 전설들을 안타까워 할 바엔 뮤즈의 음악을 듣는게 낫다. 본작은 유독 시대의 흐름을 잘 반영한 사운드가 들어 차 있다. 

3인조(매튜 벨라미 - matthew bellamy 리드보컬, 기타, 키보드 - / 크리스 볼첸홈 - chris wolstenholme 베이스, 기타, 키보드, 서브보컬 - / 도미닉 하워드 - dominic howard 드럼, 신디사이저 - ) 라는 단촐한 멤버구성을 하고 있지만, 이 세명의 연주력이라던지 무대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라던지 하는 것들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것. 게다가 뮤즈의 진정한 음악은 cd나 핸드폰에서 듣는 음원 따위가 아닌, 눈과 귀 모두를 만족 시키는 라이브 현장에서 그 진가를 발휘 한다는 것도 뮤즈의 오랜 팬이라면 인정을 하는 부분이다(올해도 어김없이 세계 투어에 서울이 포함되어 있던데 이번엔 꼭 가봤으면 ㅠㅠ).

전자음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고, 주로 세명의 연주력을 뽐내던 전작들과 비교해 봤을때 위에서도 언급했듯 본 앨범엔 뮤즈의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은 전자음과 프로툴 따위가 사용된 앨범이다. 그래서 그랬는지 앨범이 발표된 후에 5집보다도 더 잘 듣지 않았다. 딱히 전자음을 싫어한다기 보다는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음악적 색채 덕분에 그랬는 듯.

하지만 앨범이 발표되고 한참 뒤에 어느날 문득 4집, 혹은 3집(absolution) 만큼이나 좋아하는 앨범이 됐는데, 그 이유는 본 앨범의 마지막 프로모션이었던 라이브 앨범(live at rome olympic stadium) 때문. 앨범에 동봉되어있던 라이브 실황 영상을 보게된 뒤 뭔가에 홀리듯 본 앨범만 몇번이고 들었던 기억이다. 그만큼 뮤즈의 가치는 라이브에서 절대적으로 발휘된다. 그리고 또한 라이브 영상 이후에 본 앨범에 보너스로 들어있는 앨범의 레코딩 영상, 'the making of the 2nd law' 를 보고 나서 본 앨범이 더 좋아지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언젠가부터 뮤즈는 정규 앨범에 스탠다드 버젼과 앨범의 메이킹 dvd가 담겨있는 디럭스 버젼을 꼭 함께 발표하곤 했는데, 레코딩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나 뮤즈의 숨은 모습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한번 들었던 뮤즈의 음악을 새롭게 만나게 되는 경험을 위해 넣는게 아닌가 싶다('panic station' 속에 첨가되어있는 색소폰과 트럼펫의 소리가 그렇게 리드미컬 했는지는, 메이킹 영상을 보고 나서야 알게됐다).

앨범의 타이틀인 'the 2nd law' 는 '열역학 제 2법칙(the second law of thermodynamics)' 의 줄임말인데, 지식백과에서 퍼온 글을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고립된 계에서 온도가 다른 두 물체를 접촉시켰을 때 저온의 물체에 있는 열에너지가 고온의 물체로 이동해서 저온의 물체는 더 차가워지고 고온의 물체는 더 뜨거워져도 이때 이동하는 에너지의 양만 같다면 열역학 제1법칙, 즉 에너지의 보존 법칙에는 모순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과정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과정은 일어나지 않는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며, 열(에너지)의 이동 방향에 대하여 아무런 제한을 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자연계에는 에너지 보존 법칙과 다른 자연 현상의 비가역 진행 방향을 결정하는 어떤 법칙이 있다고 생각되며 이러한 방향성을 정해 주는 일반적인 표현을 열역학 제2법칙이라고 한다. 열역학 제2법칙은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로 표현되지만, 그 내용은 궁극적으로 같다.

① 열은 고온의 물체에서 저온의 물체 쪽으로 흘러가고 스스로 저온에서 고온으로 흐르지 않는다(클라우지우스의 표현).
② 일정한 온도의 물체로부터 열을 빼앗아 이것을 모두 일로 바꾸는 순환 과정(장치)은 존재하지 않는다(켈빈-플랑크의 표현).
③ 제2종 영구 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④ 고립된 계의 비가역 변화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라고 합니다.
물리나 화학, 과학을 잘 모르는 나같은 사람을 위해 간단히 말하면 고립계에서 '엔트로피(자연 물질이 변형되어, 다시 원래의 상태로 환원될 수 없게 되는 현상)' 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그래서 끝없는 '성장' 을 기반으로 한 '종(種)' 들은 멸종될 수 밖에 없다는.. 뭐, 그런 의미로 쓰인 타이틀이다(머리아파).

잠깐 다른 종류의 글이 된것 같은데, 아무튼 본 앨범이 발표됐을 즈음 때마침 런던 올림픽이 열리던 해여서, 올림픽의 주제가는 물론 멤버들이 성화봉송 이벤트 까지 하며 이래저래 전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뮤즈를 만나볼 수도 있었던 앨범이다.



1. supremacy
장대하게 여섯번째 앨범의 포문을 여는 곡. 마치 세계의 왕처럼 군림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듯한 가사가 인상적인 넘버다. 그래서 어느때 보다 진취적이고 도발적인 사운드를 지니고있다.

2. madness
2012 런던 올림픽의 공식 주제가로 지정되어 싱글로 커트됐던 'survival' 이후 본 앨범에서 제일 첫번째로 발표됐던 곡. 사운드의 기본 뼈대가 전자음으로 점철되어 있던 탓에 많은 팬들에게 '변절자' 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곡 제목처럼 사랑을 광기에 비유한 가사가 매력이다. 보컬 메튜 베라미의 멋진 목소리도 실컷 감상할 수 있다.

3. panic station
본 앨범에서 가장 리드미컬한 사운드는 지니고 있는 곡. 멤버들이 일본 로케로 찍은 뮤직 비디오에 전범기가 등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결국 새 버젼으로 다시 업데이트 했다는 후문). 첫번째 간주에 이어 두번째 간주 부분에서 전자음을 관악기로 커버한 부분이 포인트. 아 흥겨워.

4. prelude
뒤에 나올 'survival' 을 위한 관현악 브릿지. 메튜 베라미는 5집때 본격적으로 관현악을 위한 곡을 만들었었는데, 짧은데도 굉장히 아름답게 느껴지는 곡이다.

5. survival
줄창 얘기했듯이 2012년 런던 올림픽의 주제가로 선정됐던 곡이다. 제목처럼 '반드시 싸워 승리를 쟁취하리라!' 라는 메시지를 담고있지만, 합창단의 코러스와 현악기가 아닌 밴드 악기가 가져오는 소름끼치는 사운드가 올림픽과는 발란스가 맞지 않는 묘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굉장히 풍성하기는 하다. 그런데 어딘가 무서워(특히 엔딩의 '싸워! 싸워! 싸워! 싸워!, 이겨! 이겨! 이겨! 이겨!' 하는 부분이)..

6. follow me
브래드 피트가 제작, 프로듀싱하고 주연까지 맡았던 좀비영화, '월드 워 z(world war z)' 의 엔딩 타이틀(과 뮤직 비디오) 에도 쓰여 많은 사랑을 받았던 넘버다. 바로 앞 곡, 'survival' 에서 사람들의 목소리로 풍성함을 표현했다면 본곡에선 전자음으로 그걸 보여준다. 거의 덥스텝 사운드에 가까운 표현력을 지닌 곡(밴드의 기타리스트였던 사람이 덥스텝도 이렇게 잘 뽑아낼 줄 누가 알았겠나). 역시 메튜 베라미의 멋진 목소리는 덤.

7. animals
ceo들과 구매자의 위치에 있는 우리에 대해 노래한 곡. 노년의 한 남자가 돈을 흩뿌리던 'the second law of thermodynamics' 라이브 실황이 떠오르는 곡이다. 후반에 삽입되어있는 '월 스트리트(wall street)' 의 증권가 상황이 드라마틱한 장관을 불러일으킨다.

8. explorers
뮤즈의 사운드 스케이프가 어느정도인지 가늠케 하는 곡. 굉장히 아름다운 멜로디(와 코러스) 로 가득 채워져 있다. 한정된 자원의 지구에서 살아가는게 어떤 느낌인지 알게 해 주는 가사가 매력.

9. big freeze
본 앨범에서 가장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있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인류는 언제나 보다 낫고-편한 삶을 원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갈되어만 가는 지구의 자원을 우리의 손으로 무덤을 파듯 사용하고 있어, 이렇게 가다간 언젠가 또 다시 빙하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가사지만 더 늦기전에 극복하자는 의지를 담고있다. 사운드도 역시. 물론 이렇게 장황하게 풀어 쓰지 않고 은유적인 표현 그대로 좁은 관점에서 보더라도 무방한 희망적인 곡이다.

10. save me
베이시스트 크리스 볼첸홈이 이렇게 노래를 잘 했나 싶을 정도로 놀라움에 사로잡히는 넘버. 크리스 볼첸홈의 솔로곡이자 세레나데다.

11. liquid state
앞 곡과 마찬가지로 크리스 볼첸홈이 메인 보컬을 맡은 곡. 실제로 알콜 중독에 시달리다 극복한 경험을 살려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꽤 리드미컬한 락앤롤.

12. the 2nd law : unsustainable
곡 처럼 장엄한 스타일의 뮤직 비디오가 인상적인 넘버. 뒤에 나오는 곡 덕분에 5집의 연작들(exogenesis) 이 떠오르지만 그것보다 훨씬 흥미롭게 주조되어 청자의 귀를 사로잡는다. 데스크에서 뉴스를 전하는 아나운서의 대본과 마치 로봇처럼 표현된 반복되는 멘트. 그리고 울부짖는 메튜 베라미의 싱잉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트랙.

아나운서 멘트의 전문을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모든 자연적이고 기술적인 과정들은 남아있는 에너지가 점점 더 감소하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모든 에너지 교환에서, 고립계에 에너지가 들어가거나 나오지 않는다면, 그 시스템의 엔트로피는 증가합니다. 에너지는 농축된 상태에서 연속적으로 분산되고, 퍼지고, 버려지고, 쓸모없는 상태로 바뀝니다. 새로운 에너지는 생겨나지 못하고 우수한 에너지는 파괴되고 있습니다. 끝없는 성장을 기반으로 한 경제는 지속 불가능합니다. / 열역학의 기본적인 법칙들은 기술적인 혁신과 인류의 발전에 한계를 가져옵니다. 고립계에서 엔트로피는 오직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끝없는 성장을 기반으로 한 종들은 지속 불가능합니다.

종말론에 가까운 메시지를 담고있는 곡이지만 그걸 우리 손으로 가져오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소름끼친다.

13. the 2nd law : isolated system
앨범을 닫는 마지막 곡. 영화 '월드 워 z' 의 트레일러 등에 쓰였던 기억이다. 앞 곡과 사운드의 스타일 자체가 다르지만 핵심은 여전한 진행이 인상적이다.



그동안 뮤즈가 발표했던 앨범들 중에 이래저래 가장 많이 회자되고, 사운드적인 변화도 가장 많은 앨범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봤을땐 한단계 더 발전한 모습이 담긴 앨범이라 평하고 싶다(마치 앨범 한장씩 낼 때마다 레벨업 하는 느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여전히 다루고 있다는 점도 고맙고 놀라운 부분. 굳이 이런 노래들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팔릴만한 그룹이지만,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는게 어떤건지 아주 잘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가 된 앨범이다.


추천곡
panic station, the 2nd law : unsustainable, big freeze, follow me, supremacy, survival.






해파리를 연상케하는 앨범의 커버(저게 아마 염색체였나..).jpg



전개도.jpg



뮤즈 정규앨범에 꼭 들어가 있는 세 사람의 합동 컷.jpg





뮤즈의 역대 앨범들중 가장 아름답고 묘한 인상을 주는 디자인이 아닌가 라고 생각함.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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