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에 1도 관심이 없던 나.
정말 그랬다.
애플 제품군을 좋아하긴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사라지고 팀쿡이 차기 CEO로 발탁되면서 점차 애정보다는 애증의 대상이 되어가는 애플이라서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가 처음 공개됐을 때, '굳이 저딴 걸 왜 사서 쓰나' 하고 회의적인 입장을 몇 년째 고수하고 있었다.
애플이 직접 만든 애플워치는 물론이고 싸구려 스마트 밴드 조차 안중에도 없던 삶을 살았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간 회사의 주임님 께서 애플워치 2를 사용하시는 걸 보았고 나도 어깨너머로 몇 번 조작하시는 걸 보거나 직접 조작을 해 보거나 했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강' 과' 활동' 앱이 아이폰 없이도 워치만 있으면 자동으로 연동이 된다는 걸 깨닫고 굉장한 매력을 느끼게 됐다.
이미 발매가 되어있던 애플워치2 를 구입할까 새로 나올 애플워치3 를 기다려야 할까 고민을 했다.
'이 좋은 기기를 그동안 왜 외면하고 있었나' 하고 생각하며 애플의 공식 홈을 뒤적이던 때, 2017년 11월 3일 아이폰8 과 애플워치3 의 정식 발매 정보를 얻게 되고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한다. 이윽고 오늘, 전국의 애플 리셀 스토어(a. k. a. 에이샵 or 에이스토어) 에 애플워치3 와 아이폰8 이 뿌려졌고 퇴근 후, 제품을 구입하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평소 자주 찾았던 인천 신세계 백화점 소재의 에이 스토어에 전화를 걸어 내가 원하던 애플워치3 42MM 의 재고가 남아있나 물어 보았는데 결과는 역시 전량 매진이었다.
그나마 집이랑 가까운 에이 스토어라서 단념해야 하는 건가 하고 체념하던 차에 문득 연수동 인근의 이마트에도 에이 스토어가 있던게 기억이 나, 전화를 걸어 제품 문의를 해 보았더니 거의 모든 물량이 남아있다고 했다.
그래서 처음으로 이마트 연수점 소재의 A STORE 에 방문해, 오늘 한국에 정식발매된 애플의 신제품들을 살펴보았다.
A STORE 이마트 연수점
신세계 인천점의 에이 스토어 보다 굉장히 작은 규모의 매장이라서 애플의 신제품들이 나온 날임에도 손님도 별로 없고 (직원 말로는)재고도 많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이윽고 매장에서 가장 먼저 내 눈에 들어온, 애플워치3.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실버 알루미늄 소재의 케이스와 포그 스포츠 밴드였다. 하지만 통화상 거의 모든 색상의 재고가 남아있다고 답변을 줬던 직원의 말과는 달리 스페이스 그레이 알루미늄 케이스와 블랙 스포츠 밴드 뿐이었다. 42MM 사이즈는.

난생 처음 구입해 보는 웨어러블 기기에 애플워치 시리즈 또한 처음이었지만 일단 나는 더이상 기다리기 지쳤기 때문에 그냥 스페이스 그레이로 선택했다.
참고로 이번 애플워치3 LTE는 국내 통신법상의 문제로 인해 올해 안으로는 정식 발매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애플측에서 알루미늄 케이스 말고 스테인레스 케이스는 LTE 버젼으로만 발매한다고 했었기에 덕분에 애플워치3 구매자들은 사이즈나 색상의 선택 정도 밖에 할 수 없는게 가장 큰 함정 되시겠다.
더이상 혁신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애플.
애플의 제품들을 리뷰할 때 마다 내가 꼭 언급하는 말들이 하나 있는데, 바로 스티브 잡스가 죽고 팀쿡이 꾸려나가는 애플은 '혁신' 보다는 '버젼업' 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같다.
가까스로 타이밍을 잘 맞춰 구매했던 이전의 맥북 프로 15인치 레티나 이후 터치바 하나 넣고 하드의 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미친듯이 높게 잡는 꼴이나, 올해는 아이폰7S가 발매될 타이밍에 버젼업만 조금 해 놓고 아이폰8을 내놓는 촌극, 그리고 이번 애플워치3 와 애플워치2 의 차이점이라곤 고작 조금 더 빨라지고 기압 온도계를 넣었고 밝기를 조금 높인것 뿐. 한국에서 정발되지 않는 LTE따위 안 내놓은 거나 마찬가지다. 또한 본인들조차 '실패작' 이라고 인정한 꼴이 된 애플워치2 의 단종처리는 수많은 국내 통신사와 여러 리셀러들에게 재고만 떠안긴 꼴이 됐다. 아마 지름신이 좀 더 나를 푸시했었다면 멍청하게 애플워치2 를 보름 전 쯤 구입했을거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퇴출당한 애플워치2.
이것 때문에 애플워치2 를 구입했던 구매자들은 리퍼시 애플워치1 로 강제 다운그레이드 받는거냐고 볼멘소리중.

애플이 갑질하는 거 한 두번 당해요?
속칭 '유리폰' 이라는 누명을 쓰고 있는 아이폰8.
그리고 아이폰8 플러스.
안사요.

유저들이 아이폰8 대신 아이폰X 에 정신이 팔릴 걸 예상 했는지 못 했는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X 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의 아이폰8 의 인기도 시들해져서 밤을 지샌 대기 구매고객은 KT 쪽 단 한 명이었단다. 딱 봐도 실적 올리려고 무리하게 아이폰7S 대신 아이폰8 을 내놓은게 뻔히 보이는데 과연 이런 어설픈 장사치들이 된 애플에게 누가 낚일까.
그럼에도 나처럼 애플워치를 처음 구매하는 사람에겐 애플워치3 는 상상 그 이상이다.
어찌보면 아이폰8 도 아이폰의 세계에 처음 발을 담그는 사람에게는 좋은 기기일 수도 있겠다. 애플워치2 를 완벽하게(?) 보완시킨 애플워치3 가 나에겐 신세계 였으니까. 주임님께서 쓰시던 애플워치2 는 사용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모든 반응이 굉장히 느리고 앱과 앱의 이동시 딜레이가 좀 심한 편이다.
그럼 이제 제품을 까보자.
애플워치3 개봉기
비디오팟 부터 몇 십년 째 나를 반겨주는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애플워치3 42MM 리뷰.
애플워치에 관심이 1도 없던 때에는 38과 42 뒤에 붙는 MM 가 무슨 물 속에 들어가는 수심 따위를 나타내는 건 줄 알고 있었다.

APPLE WATCH SERIES 3
애플워치3 의 기본 구성품은 애플의 주변기기(?) 들의 포장이 언제나 그랬듯 단출하다.
손목이 얇은 유저들을 위해 밴드를 하나 더 끼워준다(반쪽 뿐이지만).
살면서 애플의 요딴 자비는 처음 보는 듯. 진심 되게 어색했다.
난 또 이게 여분용으로 하나 더 끼워준 줄 알았지...
자태를 들어낸 애플워치3 42MM.
LTE 버젼은 애초에 쓸 생각이 없었기에 GPS만 되는 이 녀석으로 충분하다. 용량부분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애플워치로 음악을 듣진 않을거니까. 순전히 운동용으로 구입했다. 이왕이면 쓰던 애들꺼 쓰는게 낫겠다 싶어서 기어 시리즈나 다른 싸구려 스마트 밴드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애플워치에서 가장 독특한 것 같다고 느껴지는 심박센서(물론 시리즈 1 때 부터 있던 기본 기능이다).
이전 시리즈와 외관에서 가장 차별화 되는게 바로 이 심박센서 코너인데 기술을 좀 더 다듬어서 우겨넣어, 볼록 튀어나와 있다.
종이 2장이라고 했다고 핢.
아이폰 7 플러스를 사용하고 있는 터라, 블루투스를 이용한 페어링은 아주 쉽다.
아아 또 이렇게 널 따먹는구나...

기기 연결을 수락하면 알아서 페어링 진행과 애플워치3 의 기본 설정이 진행된다.
아이폰에서 자리 차지하고 있는게 꼴 보기 싫어서 애플워치 앱 자체를 지웠던 지난 나날들...

아이폰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뚝딱뚝딱 쉽게쉽게 곰방곰방 설정이 완료된다.
나는 이렇게 또 한 번 애플의 노예가 되었다.
아이폰 시리즈 말고는 다시는 애플의 새 제품군을 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사람일이란 참...
요즘따라 운동을 정신차리고 열심히 체계적으로 하고 있는 탓에 구입해본 애플워치3 였다.
아마 국내 정식발매가 몇 달 뒤였다면 그런 걸 잘 못 기다리는 탓에 애플워치2 나 1으로 만족했을 듯.

참고로 애플워치3 GPS버젼의 정식 출고 가격은 38MM 가 429,000원, 42MM 가 469,000원이다.
애플워치3 의 기능은 요정도.
쉽게 말해, 그냥 애플워치1 에 없는 GPS 기능이 들어 있고 오류 투성이라 애플 스스로도 실패작을 인정한 애플워치2 보다 적은 오류가 특징이다.
추가로 아이폰에서 애플워치3 로 후다닥 넣어 본, 몇개의 음악들.
충전이 되고 있는 상태에서 음악이 워치로 날아간다.
애플워치3 에 이어폰잭이 없는 관계로 오직 블루투스 음향기기들만 페어링 할 수 있다.
아이튠즈로 아이폰에 넣은 음악은 예상보다 굉장히 빨리 애플워치로 넘어간다.

이제 애플워치3 의 악세서리들을 종종 구매하겠지...
팀쿡은 볼 때마다 참 악세서리 장사꾼 같여...
팀쿡은 벌써 나에게 몇 번이나 연승을 거두고 있는지 이제 카운트도 힘들다.

"우리에게 더이상 혁신은 없지만 돈은 계속 지불해라♥︎"
+
애플 제품을 구입하면 으레 꼭 찍는 제품샷과 박스샷.
(박스는 대체 왜 안 버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기있는 애들 가격만 해도 대충 700만원 정도 하네.
저는 애플과 연애해요♥︎ ㅆㅂ...
이왕 이렇게 된 거 갈데까지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