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 week 1 movie

영화 죄 많은 소녀 리뷰

괴물 감독의 탄생

by 노군

제가 지금 경민이 죽인 것 처럼 그러시잖아요.





죽는 건 무섭지 않아. 언젠가 이런것들이 다 끝난다는 게 다행이지 않아?





어쩌면 경민이 발견 안 된게 우리한테 더 좋은 걸 수도 있어.





그날 진술을 수정하고 싶어요.





나는 여러분이 그토록 원하던 나의 죽음을 완성하러 왔습니다. 여러분 앞에서 가장 멋지게 죽고 싶습니다.





지금이라도 만져보실래요?





내일이면 내가 왜 죽었는지 사람들이 물어볼거에요.















괴물 신인 보다는 괴물 감독의 탄생이다.



같은 반 친구 '경민(전소니)' 의 실종으로 학교는 발칵 뒤집히고 경민이를 마지막에 만났던 두 친구, '영희(전여빈)' 와 '한솔(고원희)' 을 취조하는 경찰. 사라진 경민이의 죽음에 무언가를 알고있는 듯한 한솔과 어쩔 수 없이(?) 가해자로 몰린 영희. 그리고 딸을 잃은 좌절감에 시종일관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경민의 엄마(서영화)' 와 학교 안팍으로 잡음이 일어나는 게 고민인 교장과 담임까지. 사춘기를 겪는 소녀들을 둘러싼 스릴러 같은 영화.



영화 죄 많은 소녀는 스릴러의 장르와 맞닿아 있다. 주연을 맡은 전여빈을 두고 세간에서 시끄럽게 떠들던 '괴물 신인의 탄생' 은 생각만큼 파격적이지 않고, 오히려 경민이의 엄마를 연기한 서영화 배우가 훨씬 소름끼치도록 연기를 잘한다. 영화는 고등학생 신분이 된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많이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뤘다. 자살한 친구를 두고 거의 여고괴담(1, 2편) 수준으로 몰아가는 가해자 지목과 같은반 아이들의 대화가 진실을 맞바꿀 수 있는 '여론' 이 될 수 있는 학교 시스템의 문제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본작으로 상업영화에서 입봉에 가까운 데뷔를 치른 감독, '김의석' 이 극을 주조해내는 솜씨가 아주 일품이다(각본도 썼다).


영화는 엔딩-도입-사건-추론-진실-다시 엔딩 순으로 편집되어 있는데 별 거 아닌 수화 제스쳐로 이정도의 충격을 안겨줄 수 있는 감독이 한국에 몇이나 될까. 주연을 맡아, (광고에서 처럼)극을 혼자서 질질 끌고 갈 것 같았던 전여빈은 확실한 본인 연기만 보여주고 사라지는 식. 썸네일로 쓴 해당 장면에선 정말이지 대체불가의 연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의외로 등장하는 씬이 별로 없고 주변인물들의 캐릭터 설정에 너무 열을 쏟은 감독은 쓸데없는 장면들을 꽤 과하게 집어넣었다. '요즘 여고생들' 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그런 무리수들을 펼쳐놓은 건 알겠는데 좀 산만해지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느낌. 약간 투머치한 여고생들 이야기만 빼고 본다면 흔하디 흔한(?) 소재를 탁월하게 표현해낸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영화다.


가해자인 줄 알았던 인물이 알고보면 죄 없는 사람이었을 때, 그리고 억울함을 호소하려 자신의 몸에 상해를 입혔을 때 크게 변화하는 주변인물들의 가해자에 대한 온도차가 꼭 한국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대중들을 닮은 것 같아, 꽤나 씁쓸했던 영화다.











+


죄 많은 소녀의 주인공인 전여빈은 평범한 마스크로 압도적인 연기를 보여준다(잠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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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히려 전여빈 보다 서영화의 연기가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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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무서울 정도로 소름끼치는 피해자 엄마역을 이렇게 차갑게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한국에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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