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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보헤미안
고양이의 독백
-어미 고양이의 행복
by
조현수
Jul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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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 들리는
아늑한 동굴 속
우리 가족이 모여 산다
밤이면 쏟아지는 별빛
운동 나온 사람들의
넘치는 활력이 좋다
낚시하러 오는 사람들이
던져주는 생선에
다시 길들여진 지금
우리는 행복하다
오랫동안
아파트 음식쓰레기 통에서
매일 밤 파티를 즐겼다
산해진미로 가득 찬
부족함 없던 시간들
아파트에 음식물 처리
자동화 시스템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궁전을 잃었다
바다로 오기 전
굶는 날이 너무 많았다
화려한 추억이 많을수록
슬픔은 깊었다
많은 날들을 헤매다
우리 가족은 바다에 닿았다
새끼를 낳을 때마다
사람들의 반응은 뜨겁다
조그만 것이 얼굴을 내밀면
모두들 휴대폰을 들이댄다
폭죽처럼 셔터가 눌러지면
혹시 새끼를 데려갈까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뜨거운 여름밤
※
거미로 그물 쳐서 물고기 잡지 못해도
파도가 있고
별빛이 있고
먹이가 있는 바다 궁전을
다시는 떠나고 싶지 않다
※ 체리필터가 부른 "낭만고양이"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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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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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의 삶을 꿈꾸는 전직 교사/ "지금 이 순간" 을 소중히 여기며, 열정적이고 따뜻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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