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 높은 구두를 신고
계획도 없이
책과 생필품을 잔뜩 산 날
차가 다닐 수 없는 좁은 길로 접어들었다
눈앞이 아찔해지면서
비틀거리다
모델들의 런웨이 워킹을 따라해 보았다
양손에 짐의 무게를 똑같이 나누고
한발 한발 가볍게 내딛기
발이 아파 눈물이 날 것 같지만
모델처럼 허리를 곧게 펴고
먼 길을 당당하게 걸어갔다
살아가는 날들도 이와 비슷하리라
계획하지 않은
궂은 일, 힘든 일이 들이닥치지만
그럴 때면
무게를 가늠하고 균형 잡기
멋진 생각을 하며
그 순간들을 버텨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