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을 들으며
커버 이미지 : 모차르트 레퀴엠 앨범
찬란히 빛나던 나무에서
툭
떨어진 낙엽들
불어오는 바람에
이리로 저리로 떠돌다
어느 날
흔적 없이 사라진다
새순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푸르름이 가득한 날엔
두려울 게 없었다
흐르는 세월 속
그대로인 것이
없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리운 것을
그대로 남긴 채
하던 일을
그대로 멈춘 채
황망히
떠나가야 함을
어찌 알겠는가
그래도 뒤돌아보며
아름다웠다고
행복했었다고
손이라도 흔들 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