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자 일병 구출작전 by 다독
"한 배에서 아롱이 다롱이 난다." 라는 이야기 처럼, 우리 둘째는 첫째와 아주 많이 다릅니다.
성격, 외모 뿐 아니라,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아주 다릅니다.
그 중, 요즘 제가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은 언어에 대한 감각입니다.
어려서 부터, 영어를 좋아하고 쉽게 깨우친 오빠와 달리, 둘째는 오빠 보다 더 빨리 시작했고, 많은 시간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영실력이 느는 것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7살 때 잠깐 영유를 경험한 첫째와 달리, 둘째는 더 일찍 부터 영유를 다녔고,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영유의 초등과정을 다녔습니다. 영어가 싫다는 거부 반응도 없었고, 매일 유치원이 재밌다고 하는데, 신기하게 영어는 계속 제자리였습니다.
단어의 뜻을 곧잘 외우는 것 말고는 둘째의 영어는 첫째에 비해 영 나아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학원을 바꿔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는 영유의 초등과정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동네에 있는 제일 크다는 유명어학원으로 옮겼습니다. 모두가 그렇듯이 레벨테스트를 쳤고, 배정 받은 반은 언니, 오빠들이 다니는 제법 높은 레벨의 반이었습니다. "흠. 우리 생각보단 영어를 잘하나?" 하는 안도와 함께 우리는 둘째를 영어학원에 맡겨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끙끙거리며 단어를 외우던 둘째는 "아빠, 단어 좀 같이 외워줘." 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들여다 본 아이의 단어장에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단어가, 2학년이 보기에는 너무 어려운 단어들이었습니다 .
"릴리야, 너 By-product가 무슨뜻인지 알아?"
"응, 알지."
"뭔데?"
"부산물"
"그런데, 너 부산물은 무슨 뜻인지 알아?"
"흠 ... 부산에서 마시는 물???"
그렇습니다. 우리 아이는 영어를 선행했다는 이유로, 높은 반에 배정되어, 본인의 수준에는 전혀 맞지 않는 어휘들을 마치 그림 맞추기 하듯이 외우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매일 외우는 20개 정도의 단어 중에, 2학년은 한글로도 이해되지 않는 단어가 절반은 되어보였습니다. 영어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아이의 학원 책도 제대로 들여다 보지 않았던 저의 소홀함에 화도 나고, 2학년 아이들, 레벨을 맞춘다는 명목으로 그런 반에 넣은 학원도 원망스러웠습니다.
우리의 학원 찾기는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학원을 찾으면 찾을 수록, 우리가 찾는 학원은 어쩌면 없을 수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의 대부분의 학원들은, 레벨을 기반으로 반을 설계해 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레벨 = 영어실력 = 지적수준이 엮여 있고, 그러다 보니, 영어를 잘하면 고학년, 고학년은 어려운 어휘, 이런 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것이 지요.
다시 말해, 영유를 나오거나, 외국에서 살다온 아이들은, 일반적인 학원에서는 고레벨 반에 갈 수 밖에 없고, 거기에서 만나게 되는 교재들은, 아이들의 지적수준과는 동떨어진 교재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이었습니다.
물론, 영유 나온아이들이 많은 지역에서는, 그렇지 않은 학원들도 있다고 하는데, 소위 학군지에 살지 않는 우리 가족들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없어 보였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고, 저는 학원의 "레벨 중심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레벨 1을 공부하고, 2-3개월 후에는 레벨 2로 올라가고, 올라가지 못하면, 다시 레벨 1을 해야하고, 레벨이 올라가지 못하는 것을 소비자가 좋아하지 않으니, 왠만하면 올려주고, 아이의 실력과 레벨의 갭은 점점 벌어지고, 결국 아이는 영어가 싫어지고 ...
"이래서, 어린 영포자들이 생기는 건 아닐까?"
아이의 성장에는 키와 몸무게가 같이 늘어야 하는 것 처럼, 영어의 실력에도 레벨만 올라가면 되는 것이 아니라, 몸무게와 같은 어휘력과 문해력이 함께 늘어야 합니다. 그런데 레벨에 집착하다보면, 마치 키만 길어지는 아이 처럼, 레벨은 올라가지만, 영어가 어려워지고 싫어지는 비정상적인 경험을 하게 되는 거죠.
이 때부터, 어떻게 하면 둘째의 영어 몸무게를 늘려줄 수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저는 그 답을 Extensive Learning (다독)에서 찾았습니다.
영어의 키 (레벨)이 높아짐에 따라, 영어의 몸무게 (실력)을 찌워 줄, 독서도 같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거죠.
우리 회사의 간판 상품인 호두잉글리시를 정말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고 계시지만, 호두잉글리시의 유저들이 만들어 낸 "호태기 (호두잉글리시 + 권태기)" 라는 웃픈 단어가 있습니다. 사실 호두잉글리시는, 호두잉글리시만으로 영어공부를 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만든 서비스는 아니지만, 호두잉글리시를 주 영어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하시는 고객들 사이에, 재미있어하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이 되면, 어렵다고 이야기하면서, 호두잉글리시를 멀리하게 되는 현상, 이 현상을 "호태기"라고 하시는 겁니다.
생각해 보면, 이 호태기도, 호두잉글리시의 올라가는 레벨 (키)를 아이의 영어실력 (몸무게)가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라고 볼 수있습니다.
아빠가, 에듀테크기업에 다니는 것 중에, 좋은 점은, 다양한 서비스를 빠르게 접하고, 체험해 볼 수있다는 점인데, 그래서 저는 우리 둘째와, 제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만난, 유럽의 독서 프로그램 북커클래스 (Bookr Class)를 시작했습니다.
시장에는 정말 다양한 영어 독서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제가 북커클래스를 처음 보고, 꼭 우리 나라에 소개하고 싶었던 이유는, 너무 예쁜 그림과 폰트, 그리고 세련된 디자인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호두잉글리시의 철학이기도 하지만, 저는 동기가 학습자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한 맹신자(?) 입니다. 목이 마른 소는 스스로 물을 먹듯이, 아이들의 학습에 가장 중요한 것은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재미를 만들기 위해, 호두잉글리시는 최첨단 게임 기술을 수백억을 들여 학습에 도입했고, 너무 감사하게도 호두잉글리시는 "해보고 싶다." 는 마음을 아마 가장 많은 아이들에게 들게 만든 교육프로그램일 것이라고 저는 자부합니다.
북커클래스는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세련된 UX와 디자인에 이미 익숙해진 우리 아이들에게, 비슷한 수준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있는 거의 유일한 독서프로그램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책이라도, 표지가 투박하고, 그림이 엉망이면 펼치기 조차 싫은 것 처럼, 유명한 콘텐츠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독서 프로그램이라도, 첫인상에서 아이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면, 아이의 자발적 참여는 기대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제 판단대로, 저희 둘째는 제가 스윽 들이민 북커클래스에 눈을 반짝이며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넷플릭스, 유튜브를 허락 받은 시간에 북커클래스를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공부를 해야 하는 시간이면, 다른 공부들을 밀어내고, 북커클래스를 선택했고, 한번에 6,7권의 책을 읽고, 학습활동들을 즐겁게 수행했습니다.
제가 2주 이상을 지켜본 결과, 북커클래스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UX와 세련된 삽화들이, 아이들의 흥미와 자발적 참여를 유도합니다. 홈화면 부터가, 아이들이 너무나도 익숙한 미디어 서비스들과 닮았고, 유럽의 작가들이 직접 드린 표지의 디자인들이,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거기에, 닌자, 무민, 공룡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도 한 몫을 합니다.
2. 애니메이션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의 흥미를 유지하기에 효과적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정지 화면이나, 깔짝깔짝 수준의 애니메이션이나, 아예 생각의 공간을 허용하지 않은 과한 애니메이션을 사용하는 다른 전자책과는 달리, 북커클래스의 애니메이션은, 정말 "과하지 않으나, 충분한" 수준을 보여줍니다.
3. 책마다, 책에 최적화된 다양한 학습 게임들이 탑제되어 있습니다. 1종의 템플릿을 만들어, 콘텐츠만 바꾸는 식상한 형식의 퀴즈가 아니라, 특정 작품의 특성을 잘 반영하여, 설계된 정말 다양한 형태의 학습 게임들이 모든 책에 들어가 있습니다. 저희 둘째는, 책을 읽으며, 이 책에는 어떤 게임이 나올까를 설레어 하면서 기다릴 정도입니다. 저는 이렇게 작품마다, 학습활동을 별도로 기획하고 설계한 전자책을 본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노래 콘텐츠 (챈트)에도 다양한 게임이 붙어 있습니다.
4. 책의 내용이 매우 훌륭합니다. 도도새의 멸종, 물의 순환 등 과학과 자연에 대한 콘텐츠 부터, 닌자 이야기, 크롤 이야기 등 흥미로운 스토리북, 높은 레벨에는 EU의 탄생과, 에너지 절약과 ESG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 까지 정말 다양한 내용의 1,000권이 넘는 책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한 권 한 권의 퀄리티에 저도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5. 벳지와 미션 등, 게이미피케이션이 효과적으로 적용되어, 아이들의 몰입을 돕습니다. 아이들은 매 책을 읽을 때 마다, 캐릭터의 벳지를 받을 수있고, 포인트와, 메달도 모을 수 있습니다. 벳지를 구경하다가, 얻고 싶은 벳지를 누르면 그 책으로 바로 연결되고, 아이가 선택한 책들 밑에는, 넷플릭스처럼, 유사한 콘텐츠를 AI가 자동으로 추천해 주는 기능도 구현되어 있습니다.
우리 둘째는 지난 2주 동안, 189분의 독서와, 119분의 학습 게임을 했고, 33권의 책을 완독했으며 이는 718 페이지 분량이었다고, 북커클래스의 리포트가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영어가 호두잉글리시나 북커클래스만으로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레벨이 올라갈때 동시에 영어의 실력을 살찌워 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고, 그 성장을 재미있게 도와주기에는 호두잉글리시와 북커클래스가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호두잉글리시와 북커클래스는 배움의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 아이들의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과 미디어 서비스들과 경쟁할 만한 수준의 퀄리티를 확보했다는 점 등에서 매우 맞닿아 있습니다.
저희가 북커클래스와의 협업을 결정한 데는, 그 동안, 호두잉글리시로만 채우기에는 부족했던, Extensive 한 Learning을 호두잉글리시 처럼 재미있게 채워줄 수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깔려 있었습니다.
부모로서, 아이의 키와 몸무게를 고루 챙기고 신경써야 하는 것 처럼, 호두잉글리시와 북커클래스가 우리 아이들의 레벨과 실력,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앞으로도 호두랩스는, 아이들과 배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