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비싸지나요?
나이 들면 나잇값 하라고 하던데,
내 나잇값은 도대체 얼마일까?
나이가 어릴 때는
내가 진지하게 하는 행동마저 다 철부지 같다고
값이 절하되었고,
나이가 들기 시작하니
내가 가볍게 하는 행동마저 의미가 부여되니
값이 부풀려졌다.
의미를 부여한 행동이 푼수짓이 되었고,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 의도로 해석되었다.
어려서는 억울했고,
나이 드니 움츠러들었다.
나이에 맞는 나잇값이 있을까?
나는 여전히 나고,
여전히 시행착오 중이며 여전히 심각하다.
나잇값이 아니라,
절대값이다.
몇 살이야?
몇 학년이야?
만 나이로 바뀌었어도,
여전히 나이로 학년으로 판단하는 기준은 그대로다.
동생반, 형님반
저학년, 고학년
나이 듦에 따라 무거운 책무를 부여한다.
마치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하듯.
수업을 준비하며,
그림책을 보며,
나잇값, 학년값은 없음을 한 번 더 확인한다.
그냥 나는 나대로.
어제와 같기도 하고,
어제보다 조금 더 자라기도 하고,
어제 못한 걸 여전히 못하기도 하고,
어제 못한 걸 해내기도 하고,
어제의 나도 나인 것과 같이
오늘의 나도 나!
지금의 나 그대로 자랑스러워하자.
오늘은 내가 가장 젊은 날이자,
오늘은 내가 가장 나이든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