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로 남은 말들

사라지지 않는 언어의 흔적

by Rebuild HW

시간이 지나면 모든 말이 잊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어떤 말들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 다시 꺼낼 때마다 여전히 날카롭게 다가온다. 나는 그걸 상처로 남은 말들이라고 부른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농담, 감정에 휘둘려 내뱉은 날카로운 말, 책임지지 못한 약속의 언어들. 그 순간은 별것 아닌 듯 흘러가지만, 듣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깊은 자국을 남긴다. 나는 지금도 몇몇 말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쿡쿡 쑤신다. 어린 시절 선생님의 무심한 한마디, 가까운 친구의 배신 섞인 말, 믿었던 사람의 차가운 대답. 그 말들이 아직도 내 안에 남아 있다.


대표로서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던진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 경우가 있다. 그때는 상황이 급했고, 솔직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내 말이 상대의 마음에 깊은 흔적으로 남았다는 것을. 사과할 기회를 놓친 경우도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순간도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말은 결국 무기이자 상처구나.”


상처로 남은 말은 잊히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진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지만, 혼자 있을 때 그 말이 다시 떠오른다. 말은 흩어지는 소리가 아니라, 마음속에 각인되는 힘이다. 그래서 더 무겁다.


네이비블루는 깊고 어두운 바다의 색이다. 나는 이 색이 상처로 남은 말을 닮았다고 느낀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그 속은 알 수 없는 깊이를 품고 있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 언어의 상처도 그렇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마음속 깊이 가라앉아 있는 그 무게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말의 상처는 사라지지 않지만, 그것이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을. 상처로 남은 말은 아픔이 되지만, 동시에 나를 돌아보게 하고, 누군가에게 더 조심스러운 태도를 갖게 한다. 상처는 여전히 아프지만, 그 아픔 덕분에 내가 더 신중해지고, 더 인간다워진다.


오늘도 나는 다짐한다. 내가 건네는 말이 누군가의 상처로 남지 않기를. 완벽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책임질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기를. 말은 상처가 되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 선택은 늘 나에게 달려 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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