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셰프” – 입맛을 돋우는 사운드트랙의 마법

두 도시의 리듬과 한 조각의 쿠바 샌드위치

by 반향의 기록




완벽한 요리에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훌륭한 재료, 정확한 조리법, 그리고 리듬.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가, 굽기를 어느 정도로 했는가, 채소를 이븐하게 익혔는가, 푹 삶았는가? 요리는 작은 과정에 따라 맛과 형태가 달라진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어떤 리듬을 선택할지, 악기의 조합은 어떻게 할지, 소리는 얼마나 강조할 것이며 감정의 흐름은 어떻게 구상하는지에 따라 곡이 주는 감각은 완전히 달라진다. 리듬을 느긋하게 끌고 가면 재즈의 즉흥적인 멋이 살아나고, 통통 튀는 퍼커션을 얹으면 다리를 까딱이게 하는 경쾌한 즐거움이 떠오른다.


요리가 단순한 조리법의 나열이 아니듯, 음악도 단순한 음의 조합이 아니다. 영화에 나오는 흥을 돋우는 음악은 아프리카 리듬을 기본으로 두었지만 라틴 아메리카, 레게, 뉴올리언스 재즈 스타일 등 많은 장르가 파생됐다. 그 디테일한 차이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곡이 탄생하며, 장르와 스타일은 각자의 개성 속에서 독특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영화 아메리칸 셰프(Chef, 2014)는 이러한 요리와 음악의 공통점을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주인공 칼(존 파브로)은 스타 셰프였지만 자신의 개성을 억압당하는 레스토랑 시스템 속에서 소진된 인물이다. 그는 미식 평론가의 혹평과 SNS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주방을 떠나지만, 푸드트럭을 몰고 미국을 횡단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발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숨은 공로자를 당신은 발견했을까?


이 영화에서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다.

칼이 요리에 몰입하는 순간, 새로운 감각을 깨닫는 순간, 자유를 되찾고 삶이 회복되는 과정마다 리듬이 흐르고 멜로디가 살아난다. 영화에서 요리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감각적인 경험이 되는 순간, 그 배경에는 언제나 음악이 있다.


라틴 아메리카 음악과 뉴올리언스 재즈는 아메리칸 셰프의 사운드트랙을 구성하는 인상적인 요소다. 이 두 음악 장르는 아프리카 리듬의 영향을 받아 발전했는데, 각기 다른 개성과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아프리카 리듬의 영향으로 즉흥성과 에너지를 핵심 요소로 갖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라틴 음악은 미국 남부 지역에서 에스파냐, 멕시코 음악 등 다채로운 색을 입으며 발전했고, 뉴올리언스 재즈는 거리에서 탄생해 자유로운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이 영화는 요리라는 주제를 통해 음악의 역동적인 매력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주방에서 춤추는 리듬 - ROBERTO ROENA의“QUE SE SEPA”



작은 주방에서 새로운 장면이 시작된다. 고급 레스토랑의 설비 대신 낡은 트럭 주방에 몸을 실은 칼은 난생처음 아들과 함께 요리를 한다. 칼의 요리가 새로운 국면으로 흐르는 장면은 Roberto Roena의 “Que Se Sepa”로 하나의 퍼포먼스가 된다.



퍼커션과 브라스 섹션이 어우러진 강렬한 사운드는 관객을 기대하게 만든다. 칼질 소리는 콩가의 리듬과 맞물리고, 팬 위에서 튀는 기름방울은 팀발레스의 타격과 같은 생동감을 더한다. 요리는 리듬을 타는 순간,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감각적인 예술이 된다.


라틴 아메리카 음악은 포르투갈 음악, 인디오의 음악, 그리고 아프리카의 음악이 융합된 문화적 정체성을 담고 있다. 지역마다 다른 색을 지니며, 쿠바 음악에 속하는 이 노래는 흥겨운 리듬을 바탕으로 요리에 대한 열정을 표현한다. 이 음악이 영화에서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주인공은 요리를 통해 삶이 즐거워지는 사람이며, 영화의 남은 시간 내도록 주방을 벗어나지 않고 결국엔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일 거라고 말이다.


무대는 낡은 트럭 주방, 관객은 제로지만 완성된 요리에 주인공은 만족한다.




푸드트럭 위의 퍼레이드 - HOT 8 BRASS BAND의 “SEXUAL HEALIN”




“Sexual Healing”이 흐르기 시작한다. 주방은 작지만, 분위기는 뜨겁다.

기름이 지글지글 튀는 소리, 철판 위에서 타는 듯한 향기, 그리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그들은 어느 한 도시에 도착해 장사를 하다가, 훌쩍 떠나버리곤 한다. 오래도록 차를 타는 시간은 힘들지만 다 같이 라디오 음악을 따라 부르는 순간은 어느 누구보다 자유롭다. 누군가의 눈에 초라해 보일 수도 있는 작은 공간은 어디보다 자유롭고 행복한 무대가 된다.


푸드트럭을 반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세컨드 라인(Second Line)’이라 불리는 뉴올리언스 재즈의 행렬 문화를 연상시킨다. 리드미컬한 드럼, 군악대를 떠올리게 하는 악기 편성, 그리고 브라스 섹션이 감싸안는 듯한 포근한 멜로디가 울려 퍼진다. 19세기 말, 재즈의 발상지에서는 아프리카 전통 리듬과 유럽 음악이 섞이며 새로운 음악이 태어났다. 퍼레이드 문화는 단순한 행진이 아니라 공동체의 축제였다. 이 정신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뉴올리언스의 브라스 밴드들은 여전히 도시 곳곳에서 자유로운 리듬을 연주한다.


푸드트럭은 도로 위를 달리고, SNS로 인해 몰락했던 주인공은 이제 SNS를 통해 빛을 본다. 아들이 찍어 올린 영상이 화제가 되어 사람들은 푸드트럭을 찾아온다. 뉴올리언스 재즈가 그러했듯 주인공 또한 얽매이지 않은 형식 속에서 더 빛난다. 그는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사운드트랙이 만드는 라이프스타일




음악은 단순히 듣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분위기를 만들고, 태도를 결정한다. ‘아메리칸 셰프’의 사운드트랙이 아주 좋은 예시다. 깊고 풍부한 재즈의 선율, 그리고 라틴의 열정! 이 모든 음악이 모여 우리에게 말한다. ‘삶도 요리처럼, 자유롭게, 감각적으로, 그리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한 편의 영화가 단순히 시각적 경험을 넘어, 귀로까지 스며들 때 그것은 더 이상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리듬이고, 감각이며, 삶의 한 조각이 된다. 그리고 ‘아메리칸 셰프(Chef, 2014)’는 바로 그 ‘소리의 맛’을 아는 영화다. 요리에 대한 열정을 자유로운 리듬의 열정으로 표현한 느낌이다.




당신의 삶도 아메리칸 셰프의 사운드트랙처럼.

리듬을 타고, 맛을 즐겨라.




이미지 출처: 아메리칸 셰프(Chef, 2014) 스틸컷






Credits
Writers Choi Ahra, SeukA
Layout Design Park Minjae
Editor H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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