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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미 Jul 04. 2022

혼자 울고싶을 때 읽으면 좋은 책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박준 ★★

한줄요약 |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같이 울면 덜 창피하고 조금 힘도 되고 그러겠습니다.


추천이유


1. 위로받고 싶은데 사람들한테 연락하기 싫을 때


2. 주말 오후 차가운 겨울비 내릴 때


3. 혼자 울고 싶을 때


북마크


p.19

역으로 나는 타인에게 별생각 없이 건넨 말이 내가 그들에게 남긴 유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같은 말이라도 조금 따뜻하고 예쁘게 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p.63

'사는게 낯설지? 또 힘들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면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야. 나이가 든다고 해서 삶이 나를 가만 두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스로를 못살게 굴거나 심하게 다그치는 일은 잘 하지 않게 돼.'


p.71

더운 숨이 터져나왔다. 지난밤에는 울음 몇몇이 끝가지 오르지도 못하고 낮은 곳으로 흘러내린 듯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눈앞이 하얗게 변하는 것은 우리의 환상인지도 몰랐으나 실제로 옥상 문을 열면 창백한 하늘이 여기저기 매달려 있었다.


p.110

일상의 공간은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어주고 여행의 시간은 그간 우리가 지나온 익숙함들을 가장 눈부신 것으로 되돌려놓는다. 떠나야 돌아올 수 있다.


p.148

'제가 잘은 모르지만 한창 힘들 때겠어요. 적어도 저는 그랬거든요. 사랑이든 진로든 경제적 문제든 어느 한가지쯤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지요. 아니면 모든 것이 마음처럼 되지 않거나. 그런데 나이를 한참 먹다가 생각한 것인데 원래 삶은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겠더라고요. 다만 점점 내 마음에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나이 먹는 일 생각보다 괜찮아요. 준이씨도 걱정하지말고 어서 나이 드세요.'


p.157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같이 울면 덜 창피하고 조금 힘도 되고 그러겠습니다.


p.169

'그 정도로 몸이 안좋다고 운전을 안 할 수 있나. 아프다고 해서 안 해도 되는 일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아'하며 웃었다. 나는 아버지의 그 웃음에 서운하고 야속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p.186

살아오면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맞이해야 할 때가 많았다. 부당하고 억울한 일로 마음 앓던 날도 있었고 내 잘못으로 벌어진 일에는 스스로를 무섭게 몰아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무겁고 날 선 마음이라 해도 시간에게만큼은 흔쾌히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라 여긴다. 오래 삶은 옷처럼 흐릿해지기도 하며. 나는 이 사실에서 얼마나 큰 위로를 받는지 모른다.



기록 | 2021.12.04


산문을 즐겨 읽진 않지만 박준 산문은 좋아한다.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에 담겨있는 감정이 너무 깊이 와닿는다.


묘한 위로를 받는다. '내가 그때 느꼈던 감정이 이런거였구나.'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하는


문장을 재밌게 꾸며서 표현하는 부분들이 공감으로 와닿아서 더 특별한 것 같다.

해당 산문을 읽고 작가를 좋아하게 됐다.


또 작가의 시집을 샀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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