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_토론토에서 101명 만나기
공원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엄마 혹은 아빠와 함께 공원에 나온 아이들은
하늘과 빌딩, 나무와 사람들을 구경하고
간식을 먹거나 새를 쫓아 뛰며
장난을 치고 놀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초상화를 그려주겠다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다.
아이들은 부모의 손에 이끌려
나를 바라본다.
처음 보는 사람을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귀찮지만 엄마 말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듯
인상을 쓰기도 하고,
자기 그림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설렘을 품은 이쁜 미소를 짓는
아이도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몸을 뒤틀기도 하고,
눈빛이 지쳐 보이기도 하지만,
끝까지 아이컨택을 하고
자신의 그림을 기다리는 모습이
무척 귀엽다.
Natalie는 유모차에 앉아
핸드폰으로 엄마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유모차에 앉기에는
좀 커 보이는
꼬마숙녀였다.
"아이가 너무 귀엽네요.
제가 아이 초상화를 그려주고 싶은데,
어떠세요?"
"좋죠~"
하지만 프로젝트 설명을 위해
파일북을 꺼냈더니...
엄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돈이 없어요."
파일북을 가격표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하. 돈은 필요 없어요.
아이가 제 초상화를 그려주면 충분하답니다.
아이에게 제 그림을 그려줄 수 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엄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표정이 밝아졌다.
"Natalie~ 이 분이 네 초상화를 그려주신데,
대신 너도 저분을 그려야 하는데 괜찮겠니?"
아이는 잠시 부끄러운 미소를 짓더니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Natalie는 멕시코계 부모에게서
태어난 Canadian이었다.
3살이 아직 안됐다고 하니..
유모차와 작별할 날이
머지않아 보였다.
대체로 무표정한 표정으로 일관했는데...
언뜻언뜻 보이는 미묘한 표정 변화가
참 매력적인 꼬마였다.
표정 안에 우주를 품은 듯 신비롭고
눈동자는 우수에 젖어있었다.
"Natalie~ 그림이 마음에 드니?"
그림을 받아 든 꼬마는
처음으로 크게 미소 지었다.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우리도 그려주면 안 되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