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나를 더 못 울린다면
내 가슴을 더 떨리게 못 한다면
어쩜 이렇게 한 번 죽겠지 아마
「Black Swan - 방탄소년단」
댄서는 두 번 죽는다. 첫 번째 죽음은 댄서가 춤을 그만둘 때다.
그리고 이 죽음이 훨씬 더 고통스럽다.
A dancer dies twice once when they stop dancing,
and this first death is the more painful.
- 마사 그래이엄 Martha Grahum
1. 막다른 길
이 막다른 길을 가보기로 하자며 나를 다독였었다.
이 막다른 길의 끝에 새로운 길이 있을지, 길을 막아선 그 벽이 문이 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유난한 나의 행동을 조금 더 비유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글을 쓴다.
2. 장례식
마사 그래이엄의 문장을 빌리자면,
가수는 두 번 죽는다. 첫 번째 죽음은 가수가 노래를 그만 둘 때다.
그리고 이 죽음이 훨씬 더 고통스럽다.
꿈을 꾸던, 꿀 수 있던 나는 죽었다. 다시는 그때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알고 있고, 더는 노래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2019년. 우울증과 불면증, 자살충동으로 심리상담을 받았다. 삶의 목적을 잃었다는 게 원인이었다. 나의 삶의 목적, 이유, 가치, 무기. 나의 전부. 그것은 '가수'였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했던가. 유치하지만 정말 나를 아프게 했던 이 꿈은 나의 사랑, 나의 전부였다. 그런데 나의 전부가 죽었다. 나는 죽었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어져버린 것이다. 지금도 문득문득 눈앞에 선하다. 나의 전부였던 그가, 아니 내가.
내 내면은 그렇게 빈 채로 버려졌고 허무와 원망만이 쓸쓸하게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나는 유난스러운 장례 행렬을 꾸린 게 분명하다.
3. 파괴된 세계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데미안」 헤르만 헤세
나는 나의 꿈의 세계에서 '나는 반드시 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 꿈과 믿음의 세계는 파괴되었다. 내가 믿었던 '나'는 파괴되었다.
지금 쓰는 이 글도 파괴된 세계의 잔해를 밟으며 진행되는 장례 행렬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나는 알을 깨고 싶지 않았는데.. 나는 마치 알 속에서 깨어날 때를 놓치고 비대해져 알이 깨어져버린 것 같다.
4. 아브락사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 「데미안」 헤르만 헤세
방탄소년단은 아브락사스를 그림자 Shadow와 자아 Ego와의 균형이라고 말하게 될 것 같다. 융의 영혼의 지도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으니까.
나는 어떠할까.
이 유난한 장례행렬이 끝나면, 나는 어떠할까.
곡소리가 끝난다고 바로 노래가 나오겠는가?
다만, 나비의 날갯짓이 보기에 사랑스럽고, 아지랑이 피어나는 냄새를 맡고, 새털구름 지나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겠지.
아니다. 이 모든 게 다 무슨 소용이람.
어차피 미래는 내가 예측한 대로 되지 않을 거다. 내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저 이 잔해들을 밟으며, 나의 죽음을 애도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바랄 수 있다면, 다시 새로운 모험을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