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영하




차분하게 사랑하고,

양가감정 없이 신뢰하고,

자기 조롱 없이 소망하며,

용기 있게 행동하고,

무한한 에너지를 끌어내

수고로운 작업을 해낼 수 있다는 건

결코 단순하지 않다.

- 수전 손택




디디나 수전 손택처럼 생각하고 믿고 행동하는 것은 자신 없다.

하지만 어차피 자신감에 차서 이 세상에 태어난 적도 없다.

그래서 괜찮은 것 같다.

아니 괜찮은 척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름,

이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도 무언가 위와 같은 수고로운 작업을 하고 싶도록

재밌는 목표가 생겼으면 좋겠다.

아직 음악이라는 꿈의 죽음에 대한 장례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벌써 나는 이 유난한 장례행렬이 끝나감을 느끼나 보다.

아직인데.

아플 만큼 다 아픈 걸까?


재밌는 목표, 즐거운 일,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

돈 버는 일이 재밌으면 최고겠지만, 그런 행운만 바라고 있을 수는 없다.

그저 무언가를 찾아서 몰입하고 기쁨을 맛보길 기대해본다.


매일매일 다르게 꿈틀대는 몸짓과 미세한 움직임도

낯설게 느끼며 감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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