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시디언, 왜 다들 쓰는 걸까?

by 타야

왜 다들 옵시디언을 쓰냐고요?


요즘 기록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름만 들으면 까만 돌이 떠오르는 앱 하나가 자주 등장하죠.


“옵시디언(Obsidian)”


SNS 피드에는 까만 화면에 글자만 빼곡한 캡처가 올라오고,


“두 번째 뇌”

“인생 앱”

“머릿속이 정리된다” 같은 말들이 따라붙어요.

처음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냥 메모앱 하나 더 나온 거 아냐?”
“왜 다들 굳이 이걸 쓰지?”



저도 그랬어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여러 앱을 전전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노션, 에버노트, 애플 메모, 온갖 투두 앱과 캘린더 앱까지.
한 번 꽂히면 템플릿을 만들고, 폴더 구조를 짜고, 태그 체계를 설계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느 순간이면 늘 같은 벽에 부딪혔어요.


폴더가 점점 복잡해지고

'분명 어딘가에 써뒀는데' 싶은 메모는 안 보이고

이 앱 저 앱에 흩어져 있는 기록들이 서로 연결되지 않으니까


결국, 깔끔하게 정리해 보겠다고 시작한 기록이
또 다른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곤 했죠.


그래서 차라리 이럴바에 내 마음에 드는걸, 내가 만들어버릴까?

이런 생각도 해봤어요.. ;;



1. “또 하나의 메모앱”이라 생각했던 시절


새로운 앱을 설치할 때마다 다짐했어요.

이번엔 꼭 꾸준히 써봐야지

인생 템플릿 만들어서 인생 정리해야지

올해는 진짜 디지털 노트로 갈아타야지


하지만 한 달쯤 지나면 결과는 늘 비슷했죠.

폴더는 점점 비좁고 복잡해지고

‘어디에 써놨더라?’ 찾다가 시간 다 보내고

어느 순간부터는 다시 처음부터 갈아엎고 싶은 욕구만 커졌어요.


“나는 기록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닌데,
왜 기록 도구 앞에서는 이렇게 지치는 걸까?”

그 질문이 마음 한 구석에 계속 남아 있던 시기였어요.




2. 그러던 내가, 옵시디언을 처음 만난 날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이 툭 던지듯 말했습니다.


“너, 옵시디언 안 써봤어? 상위 1%가 쓰는 앱이래
한 번 빠지면 못 나와.”


솔직히 그 말을 듣고도, 처음엔 시큰둥했어요.
‘또 시작이다, 또 인생 앱 나왔구나…’ 싶은 마음이었죠.


그래도 호기심을 못 이기고, 그날 밤 옵시디언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사용법을 배웠죠.


까만 화면에 커서만 깜빡이는,
요즘 앱 같지 않은 투박한 첫인상.

“이게 진짜 다들 칭찬하는 그 앱 맞아?” 싶었지만,
일단 몇 줄 적어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점차 빠져들어버렸어요.

내가 막막해 했던 부분

갈증처럼 느끼던 부분들이 무언가 연결되고, 해소되는 느낌이요



오늘의 회의 정리

아이디어

읽고 싶은 책 리스트


그리고 알려준 대로
스퀘어 괄호 두 개를 쳐봤죠.


[[오늘의 회의 정리]]


[[아이디어]]



[[읽고 싶은 책 리스트]]


순간, 새로운 노트가 만들어지고 서로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찰나에, 머릿속에서 정말로 “유레카!”가 울렸어요.



“어? 이건 폴더에 쑤셔 넣는 게 아니라,
생각끼리 실을 꿰는 느낌인데?”


그날 밤, 저는 그냥 “잠깐 써보자” 하고 열었던 앱을
밤새 붙들고 놀게 됩니다.


노트를 만들고

링크를 걸고

태그를 붙이고

그래프 뷰를 열어보고

다시 구조를 바꾸고…


마치 오랫동안 답답했던 가슴께를
한 번에 탁, 뚫어주는 느낌이었어요.


“아, 내가 답답했던 건
앱이 나빠서가 아니라
생각이 연결되지 않는 방식 때문이었구나.”


그날 이후, 저는 옵시디언을
그냥 ‘새로운 메모앱’이 아니라
“머릿속을 바깥으로 옮겨 심을 수 있는 도구”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3. 밤새 파헤치던 유저에서, 국내 1호 옵시디언 강사가 되기까지


재미있는 건,
그날 밤이 제 인생에서도 작은 분기점이 되었다는 거예요.


옵시디언을 만난 이후 저는:


템플릿을 만들고

일상 기록·업무·강의 준비까지 모두 옵시디언으로 옮기고

어떤 구조가 효율적인지 끝없이 실험하고

“이걸 나만 알고 쓰기엔 아깝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밤새 파고들던 한 명의 유저에서 시작해


지금은

국내 1호 옵시디언 강사이자,
옵시디언 기반 기록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이자, [기록메이트] 브랜드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강의를 할 때마다,
처음 옵시디언을 열었을 때의 제 심정을 그대로 듣곤 합니다.


“와, 이거 제가 찾던 건데요?”

“왜 이제 알았죠, 이 앱?”

“그동안 왜 이렇게 답답했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사람들이 옵시디언을 처음 접한 날의 표정을 볼 때마다,
그날 밤 모니터 앞에서 혼자 유레카를 외치던 제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4. 왜 다들 옵시디언을 쓸까? — 사람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한 문장


옵시디언을 오래 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배경과 직업

쓰는 방식은 제각각인데
결국 한 문장은 똑같이 흘러나옵니다.


“이제, 머릿속에만 저장해두지 않아도 돼서요.”


조금만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5. 이유

① ‘앱’이 아니라 ‘내 폴더’에 쌓인다는 안도감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이런 걱정을 합니다.


“이 서비스 나중에 문 닫으면 어쩌지?”

“구독 끊으면 내 노트는 어떻게 되는 거지?”

“다른 걸로 옮기고 싶은데, 옮기는 게 너무 번거로워…”


옵시디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내 노트가 특정 회사 서버가 아니라
그냥 내 컴퓨터 폴더에 저장된 파일이라는 점이에요.


형식은 단순한 텍스트(.md, 마크다운)

폴더만 그대로 복사하면 어디서든 열 수 있고

다른 도구와도 쉽게 연동 가능하고

“서비스가 사라져도, 내 기록은 남아있다”는 안도감


제가 여러 앱을 전전하다 옵시디언에 정착한 것도
결국 이 ‘데이터 주권’ 때문이었습니다.


“아, 이건 ‘그 회사의 서버’가 아니라
진짜 내 노트 내 기록이구나.”


② 폴더 대신 ‘링크’로 생각이 연결되는 경험


기존 메모앱에서는
항상 “어디에 넣을까?”가 문제였어요.


이 노트는 ‘업무’ 폴더에 넣어야 할까, ‘개인’ 폴더에 넣어야 할까?

다이어리는 ‘일기’일까, ‘자기 계발’일까?

책에서 밑줄 친 내용은 ‘독서’일까, ‘아이디어’일까?


옵시디언에선 기준이 달라집니다.


“이 노트를 어디에 넣을까?”가 아니라
“이 노트를 무엇과 연결할까?”



오늘 읽은 책에서 얻은 문장을

[[오늘의 감정 노트]]와 연결하고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다음 분기 프로젝트]]와 연결하고




어제 쓴 일기에서 나온 고민을

[[올해 목표]]와 링크로 이어놓습니다.



어제 쓴 노트가 오늘 쓴 노트와 이어지고
3개월 전에 적어둔 메모가
갑자기 지금 기획 중인 프로젝트와 연결되는 순간이 와요.

그때 느끼게 됩니다.



“아, 이건 그냥 저장창고가 아니구나.
생각이 서로 이야기하는 공간이구나.”


제가 밤새 옵시디언을 파헤치며
흥분을 주체 못 했던 이유도 바로 이 지점이었어요.


타야의 옵시디언 그래프뷰(메모 약 6,000개)




③ 시간이 지날수록 더 ‘똑똑해지는’ 노트


처음 옵시디언을 설치했을 때는
그냥 텍스트만 덩그러니 있는 느낌일 수 있어요.

하지만 3개월, 6개월, 1년이 지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매일 쓴 일기들이 링크와 태그로 엮이고

독서 노트, 강의 노트, 아이디어 메모들이 서로 얽히고

그래프 뷰를 열었을 때 관심사들이 섬처럼 떠오르는 모습이 보여요


어떤 수강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전에는 다이어리 한 권, 노트 한 권 쓰면
그냥 책장에 꽂히고 잊혔어요.
그런데 이제는
예전 기록이 계속 지금의 나와 말을 거는 느낌이에요.”


하나의 노트가 ‘한때의 기록’으로 끝나지 않고
나중에 다른 노트와 만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기 시작하는 것.

그때 옵시디언은 단순한 앱이 아니라
정말 “두 번째 뇌”처럼 느껴집니다.




④ 각자의 삶을, 각자의 방식으로 담을 수 있어서


옵시디언이 재미있는 이유는
“정답 사용법”이 없다는 거예요.


어떤 사람은 논문과 리서치를 모으는 연구용 도구로 쓰고

어떤 사람은 유튜브/브런치 콘텐츠 기획실로 활용하고

어떤 사람은 업무용 위키 + 회의록 아카이브로 쓰고

또 어떤 사람은 감정일기, 신앙노트, 감사노트로 채워갑니다


저 역시

하루 기록,

강의 노트,

앱 개발 아이디어,

콘텐츠 초안,

브랜드 전략과 배운 인사이트까지


모두 옵시디언 하나에 모아두고 있어요.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면서
하나의 큰 맥락을 가진 ‘나만의 지식지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왜 다들 옵시디언을 쓸까요?


정리해 보면,
사람들이 옵시디언에 빠지는 이유는
“기능이 많아서”가 아니라 이런 경험 때문이에요.


내 기록이 어떤 회사 서버가 아니라, 내 손안에 있다는 안심

‘분류’보다 ‘연결’에 집중 수 있게 해주는 방식

시간이 지날수록 더 똑똑해지는 노트 시스템

각자의 삶과 일, 배움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담을 수 있는 그릇이라는 점



그리고, 답답하던 기록의 병목을 뚫어주는
작은 유레카의 순간



그래서 질문을 이렇게 바꾸고 싶어 져요


“왜 다들 옵시디언을 쓸까?”에서
“나도, 내 삶을 담을 도구를 하나쯤 가져볼까?”로


옵시디언은 화려하게 반짝이는 앱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용히, 꾸준히, 오래 쓸수록


“아, 이래서 사람들이 빠지는구나”
혼자만의 깨달음이 쌓여가는 도구예요.

언젠가 당신도
까만 화면에 작은 커서 하나를 두고, 이렇게 한 줄을 적게 될지도 모릅니다.


오늘, 옵시디언을 처음 열어봤다.


그 한 줄이,
당신의 기록과 생각이 자라는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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