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앤런 #011 회의는 못해도, 기록은 남기자구요
직장생활을 오래 하신 분들이 은퇴하고 자신의 일을 시작하면, 그 많고 지루하며 별 의미없던 회의시간이 그리워지곤 한다더군요.
새 사업을 시작하다보면,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나름 잘난척도 할 수 있던 기회가 사라진채, 혼자라는 느낌과 허전함이 더해서 그럴 겁니다.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죠. 그렇지만, 회의는 못하더라도, 혼자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라도 회의를 한 것처럼 기록으로 반드시 남기시길 권합니다.
1인 창조기업을 하면서 블로그를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경우도, 기록과 관리는 무척 중요합니다. 대부분은 블로그쯤은 얼마든지 한다며, 혼자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때론 그나마 아무 생각없이 그냥 블로그를 적기도 하실텐데요, 기왕 시작할거면 나름의 기획서를 작성해 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컴퓨터와 디지털이 친해서 그런거 없이 척척 해 나갈 수 있다면 더 없이 훌륭하겠습니다만, 대부분은 그러지 않으실 테니까요.
어떤 블로그를 만들거고, 그걸 위해서 어떤 규칙으로 매주 두번씩 첫 한달은 풀어가고, 그 다음부터는 주3회 정해진 시간에 올리고, 처음에는 방향을 잡아가면서 하되 언제 다시 점검하고, 낮은 조회수이지만 어떤 분들이 왔다 갔는지 한번 방문해 보기도 하고...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을 잡아서 하는 건 불가능하고, 그렇게 할 일도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실제 운영 내용을 기록하고, 더 나은 모습이 되도록 노력할 점은 없는지까지 하지 말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제 예를 들자면, 요즘 전 하루에 최소한 서너개의 글은 올리되, 너무 한가지 콘텐츠에 올인하지 않게 골고루 올리도록 노력하고, 한번 슥 훑고 지나갈게 아니면, 조금더 다가서서 한걸음 더 가까이 가서 샅샅이 살펴보고, 남들과 다른, 남들이 놓친 부분들을 챙기도록 노력합니다.
사진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제가 직접 찍은 사진만 올리되 오전에 제품사진을 찍고, 가능하면 한 두시간 정도에 몰아서 촬영하고, 콘텐츠는 한밤이나 새벽에 작성하려 합니다. 매일 쓰는 연재 콘텐츠로는 모토360의 워치페이스와 바로 이 코너 팁앤런은 가능한 한 주 5일 꼬박 올리고, 새로 지른 물건이나 속보성이 있으면 좋을 내용들은 낮에도 짬내서 촬영하고 올리도록 하자! 뭐 이런 식이죠.
중간 정리도 필요한데요 1주에 한번 주간통계 보면서 가장 조회수가 높았던 글은 무엇이고, 방문자가 들어온 키워드로 검색했을때 나오는, 나보다 잘 나가는 블로거들은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풀어놓았는지 참고하되... 이는 베끼는게 아니라 다르게 쓰려고 보는 거라는 걸 기억하고... 참고할 내용이나 괜찮은 방식, 나중에 읽어볼만한 내용들은 에버노트와 드롭박스에 모아두고...
월 단위로 통계를 보면서 한달간 어땠는지, 어느 부분이 아쉬웠는지 살펴보고... 매일 매일 가능하면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아주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하자고 파일 하나에 계획서 겸 실행서를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1년이 지났고, 이제는 하루 6천에서 8천 정도 사이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꾸준히 사람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일면식 없는 분들도, 알투비 하면 제법 괜찮은 리뷰어/블로거로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이렇게 해 왔기에, 남들 보기에는 맨날 제품 사서 신나하며 즐겁다 좋다 하는거 같지만, 나름의 자격(!) 같은 것도 만들어진거라 생각한답니다.
쉬운 일 없습니다. 회의하면서 동료들과 아랫사람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던 옛날은 이제 다시 돌아오기 힘들겠지만, 기록 관리하면서 더 나은 블로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분명히 멋진 성과로 돌아올 겁니다. 브런치도 마찬가지겠죠 :)
한줄 정리 : 기록하고 관리하고 분석하면서, 더 멋진 블로그, 인정받는 블로거로 발전해 나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