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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원 Sep 09. 2021

4월 소식 - 새로운 식구

�아이들과 마주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네요.

지난주가 4월 1일 만우절이라 어떤 이벤트가 있을까? 기대반 우려반, 약간의 설렘도 있었는데 평소처럼 지나갔네요. 여전히 맑고 순수한 아이들입니다.

매일 아침 풍경.

저는 책을 봅니다. 종종 아이들 부름에 책읽기가 끊기긴 하지만 이 시간이 너무 좋네요. 아이들 부름도 좋구요. 아이들은 핸드폰으로 바쁩니다. 게임을 하고, 웹툰을 보고, 그림을 그리고, 밀린 과제를 하고, 관심있는 주제 정보를 찾기도 하며 각자의 시간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덧. 아이들과 읽고 싶은 그림책으로 학교 도서를 신청했습니다. 혹 희망하는 아이들 있으면 같이 읽어보려구요.)

4월.

3월과 다른 아침 습관이 생겼습니다. 본인이 희망하는 식물을 하나씩 키우기 시작했거든요. 학급에 들어서면 자신의 식물부터 바라보고, 물을 줍니다. 수업이 끝난 하굣길에서 물을 주고 갑니다. 애지중지합니다. 부모님 관심과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려나 혼자 생각해 봅니다.

어떤 아이는 새순이 올라 좋아하고, 어떤 아이는 아직도 반응이 없어 상심합니다. 조금 더 지켜봐야 되는데 빨리 보고 싶어서 안달입니다. 식물에 대한 정보를 찾고, 물주는 방법, 키우는 방법 등 스스로 알아가네요. 저는 그 모습이 그냥 이쁩니다.

식물도 제각기 싹을 피우는 시기가 다르듯 아이들도 제각기 성장과정과 시기가 다 다르겠다는 생각도 더불어 해봅니다. 각자의 색깔과 향기로, 각자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조급하지 않게 지켜보고 지지해줘야 됨을 알면서도 벌써 4월. 조금함이 다그침으로 가지 않게 꾸우욱 마음을 눌러봅니다. 누군가는 ‘조급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라고 말하더라구요.

수업 중 3학년 아이가 학교 주변 하천에 쓰레기가 많아 보기 싫다고 말을 했어요. 그래서 너희들이 함께 해결해 보는 것 어때하고 돌려주니, 그래도 되냐며? 반문을 합니다.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해나가는 것 만큼 큰 배움과 성장이 있을까요? ‘당연하지’

계획을 세우고, 홍보물을 만들어 게시하고, 준비물을 준비하고 스스로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찐. 진짜 찐으로 대단한 아이들입니다. 주변을 바라보는 마음과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실천력, 함께 하는 과정이 너무 감동입니다. 스스로의 생각과 실천으로 사는 사람을 보면 너무 큰 감동이 밀려오는데, 우리 아이들이 그러니 오죽할까요? 모든 교직원에게 소직을 전하니, 선생님들 반응도 놀람과 감동입니다.

그래서 귀찮은(?) 일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우리 반 아이가 환경보전으로 우유곽과 폐건전지를 재활용했으면 해서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우유곽을 일일이 씻어 말리고 모으는 과정이 쉽지 않음에도 스스로 합니다. 번거로운 일이지만 선한영향력을 만들어가는 아이들 곁에서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가끔,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로 학급을 닦습니다. 매일 학급 시간표를 게시하고 알려줍니다. 과제물을 함께 공유합니다. 아이들 모습입니다. 학급. 학교. 스스로 삶의 주인으로 성장하는 아이들을 조급하지 않게 지켜보고 응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교에 남아서 활동하고 싶다는 아이들과 함께 태양관측을 잠시 했습니다. 조금더 여유로와지면, 조금더 주인으로 자리매김하면 더 활기찬 학교 운동장이 될 것 같네요.

요즘은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과학의 날 행사에 아이들이 분주합니다. 어떤 주제로 활동하는지 자녀에게 슬쩍 물어봐 주셔요. 키우는 식물도, 학급에서 하는 활동도, 힘들거나 도와줬으면 하는 건 없는지, 학교에서 하고 싶은 건 없는지, 소담소담 이야기 나누며 때론, 꽃 길도 거닐며 정겨운 대화 오가는 4월 되시길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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