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릉방학을 보내고...
2025년 여름방학을 보내며 정리해본다. 아니 떠도는 생각들을 적을지 망설이며 며칠, 적고나서 며칠, 그리고 개학 일주일을 보내고 뒤늦은 글 올림.
의도한 시간(회피와 단절을 위한)을 보내고, 의도한 시간(개학준비 워밍업)을 보내며, 마주하는 다른 나. 여럿의 나.
교사가 돌기 직전에 온다는 방학, 학부모가 돌기 직전에 온다는 개학.
방학 마지막 남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방학 시작과 함께 4일간 캠프 진행 후 의도적으로 학교를 멀리 했다. 심리적, 물리적으로... 왜냐? 돌기 직전이었으니... 윙윙 의도를 방해하는 짧고 간단한 일들이지만 매일(방학기간 하루 제외하고 매일) 오는 학교, 교육청, 학부모 등 연락은 있었지만 의도를 더 깊게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지 않으려 한 시간, 2학기 준비보단 쉼과 충전으로 보내려 한 의도적인 노력.
그런데 돌아온 것은.
뒤척이는 잠자리, 거친 말(나는 모르겠는데 중1 아들이 자주 일깨움), 인상구김. 그리고 며칠전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힘겨움. 그리고 움추려들다 우울감까지....늦은 잠으로 점심 무렵 움직이고 저녁 야구 시작하면 야구를 보며 움직이지 않고 끝나면 채널 돌리며 새벽까지 멍때리는 시간들. 이러면 안되겠다 싶은 생각이 올라오고, 움직여야 겠다는 마음이 생기게 되는 시간. 그러나 움직여야 된다 하면서도 여전한 평안(?)하고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개학을 앞두고 개학준비 워밍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고2 큰 딸이 친구들과 봉사활동을 가려는데 차로 태워 달라한다. 아이 친구 3명, 여고생 4명과 함께 한 시간 운전을 한다.
쉬이 입이 열리지 않아 듣고만 있는데 여고생들은 뭐가 신나는지 단어 하나하나 웃음으로 오간다. 함께 나누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고 혹여나 끼어들어 냉랭해질까 바라만 보는데도 기분이 좋아진다. 쉬는 날 이른 아침부터 봉사를 가겠다는 마음과 노력도 기특하고...봉사 후 수고했으니 맛난거 먹으며 이야기 꽃 피우길 바랐는데 학원이나 개인 일정으로 쿨하게 헤어지는, 헤어질 수 밖에 없는(?) 고교생활에 안쓰럽기도, 헤어짐에 익숙한 낯선 감정선도 접해본다. 그리고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그날 저녁 야구를 보다 아들에게 아빠랑 운동하러 가자고 하니 진짜냐고 묻는다. 되묻는다. ‘ 야구를 안보고???’ 그리고 아들과 아파트 단지 피트니스에서 런닝머신 누가누가 잘 달리나 한다.^^
함께 뛰고 난 후 단지네 놀이터 그네에 앉은 중1 아들은 아빠의 위기를 논한다. 요즘 말과 표정이 좋지 않다. 엄마와 대화가 필요하다. 자기가 말을 하면 들어라 잘 듣고 차분하고 자세하게 이야기해라 등등 쉬지 않고 잔소리를 한다. 실은 나는 달라진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들이 보기엔 의도적인 쉼의 시간을 보내는 아빠의 모습이 걱정스러웠나 보다. 야튼 내 마음과 몸도 그런 신호를 보냈으니 아들 말이 맞을것 같다.
'너 때문에 내가 산다. 난 그런적없는데 그럴때마다 지금처럼 말해주셔~~ 니가 아빠를 살리셨어(농담조로^^~~)'
그러니
'구라친다~~'란다.
그렇게 떠들고 고마운 아들 덕에 기운도 얻는다.
오늘도 개학 전 워밍업으로 아침 산책을 나갔다. 산책길에서 제자와 만나 힘겨운 살아냄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함께 이겨내보자고 말을 건네본다.
생각나는 사람이 나고 그리운 시절이 ♡♡학교 때였다고 가보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
교사로서 자질과 가르침의 방향이 의심스러워졌을때 나를 붙잡던 생각이 떠올랐다.
"학교는 마음의 고향이 되어야 한다. 정해진 틀로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꿈을 꾸고 도전하고 모험하며 실패도 해볼 수 있는 곳. 현실이 아무리 경쟁적이고 각박하더라도 희망을 품을 수 있게 하는 곳, 학력만이 아닌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자신을 알아가는 곳. 아이에게 필요한 건 표현의 기회 어른들에게 필요한 건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곳. 물리적으로 가장 안전한 공간에서 심리적인 안전감으로 시도, 도전, 경험하며 살아내는 곳'
살아가며 그런 시기가 있었다는 것이 살아내는 힘이 되어줄 것이라 믿었던 과거의 나를 본다.
아이에게
'너 오늘 교사 한 명을 살렀다. 그 증거가 되어 주어 고맙다. 존재가 힘이 되어 주니 잘 살아보자'
힘있는 말을 전하는 나, 기운나는 나를 마주한다.
고마운 인연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 같은 사람, 나.
여러 생각, 마주하는 일상 속 곳곳에서 생각이 빙빙 돈다. 글로 옮겨볼까???
기운이 찬다.
용기내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