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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팥 Jul 30. 2018

모두의 중독

치노 킴(Chino Kim) - Screeners

저녁에 집에 돌아갈 때마다 불안한 것이 항상 있다. 바로 '핸드폰이 꺼지면 어쩌지' 라는 것이다. 핸드폰을 자주 들여다보며 불안하게 배터리가 몇 %가 남았는지 걱정스레 쳐다본다. 핸드폰은 항상 켜져있어 나에게 무언가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핸드폰이 꺼지면, 난 마치 길 잃은 어린 아이처럼 괜스레 마음이 방황한다. 이럴 때면 난 왠지, 내가 생각보다 '핸드폰 중독'이구나를 느끼게 된다. 


통계를 굳이 갖고 오지 않아도 우린 스마트폰 중독이다. 지하철을 타서 보면 백이면 백 모두 스크린에 집중하고 있다. 집에서 컴퓨터를 할 때 누군가가 불러도 여전히 스크린을 보며 대답을 하는 것은 어린 세대들에게 하나의 예의 없어보이는 습관이 되었다. 누군가의 눈을 쳐다보는 시간보다 스크린을 쳐다보는 시간이 아마 더 많을 것이란 것은 명명백백한 일이리라.. 


작가 치노 킴(Chino Kim)도 불현듯 자신의 스마트폰 중독을 깨닫고, '생각보다 우리가 전자기기에 오래 노출이 되어 있구나'를 느꼈을지도 모른다. 

안경을 쓰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안경이 뿌옇게 면한다(출처: Chino Kim 홈페이지)

외관이 아름다운 작품은 아니다. 단지 머리에 착용 가능한 웹캠과 스마트 안경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을 착용하면 관람객은 자신의 무의식적 행동을 자각할 수 있게 된다. 전자제품의 스크린을 바라볼 때마다 안경의 렌즈가 뿌옇게 변화되기 때문이다. 관람객은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기 전까지, TV에서 멀어지기 전까지 절대 시야를 볼 수 없다. 치노 킴은 <Screeners>를 통해, 현대인들이 얼마나 전자제품에 무의식적으로 노출되어 있고, 잠식되어 가고 있는지 비판하고자 하였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아두이노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사용하였다. 

출처: Chino Kim 홈페이지

여기에 사용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모델로, 아티스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게 개발된 Webkinator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웹 캠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촬영한 전자제품 이미지를 계속적으로 학습하고, 이미지 반응율을 최적화한다.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더욱 더 전자제품을 인지하지 못하는 작품인 것이다. 


작품을 접하고, '귀여운 아이디어' 라는 생각을 했다. 거창하게 말을 하는 것보다 관람객에게 직접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더욱 메세지를 전달하기 쉽다. 내가 만약 작품을 접했다면, ... 음 글쎄 아마 장님 수준으로 계속 보지 못했을까. 


출처

chinoKim 홈페이지 http://chino.kim/screeners/

MotherBoard 기사 https://motherboard.vice.com/en_us/article/d7yyev/wanna-stop-staring-at-screens-try-on-these-gla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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