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 차례인가.
하나가 가면 하나가 온다.
얼마 전에 통풍 완치의 기쁨을 나누었는데,
몸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왔다.
현대인의 흔한 질병이 된
목. 디. 스. 크.
드디어 내게도 왔다.
사실 스마트폰 등이 보급화되면서 목디스크는 시간의 문제이지,
언제든 올 수 있는 질병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게도 왔다.
어느 날부터 등 한가운데가 아프기 시작해서,
잠을 잘못 잔 건가 싶어서 파스를 붙이고, 참으면서 지냈는데,
자다가 깰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파스도 안되고 해서 동네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보았는데,
뼈는 이상이 없어 보인다며 물리치료 몇 번 받아보라 해서
서너 번 다니고 좀 나아진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왼팔에 힘이 30% 정도 빠진 게 느껴졌다.
뭔가를 힘껏 쥐어도 오른손과 달리 꽉 쥐어지지가 않는 것이었다.
왼손잡이인 내게는 치명적인 사건이었다.
심지어 왼손 약지, 식지까지도 저림 증상이 시작된 것이다...
아아 이거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에
MRI를 예약하고 찍었다.
워낙 척추 MRI를 많이 봐왔기에 어느 정도 판독은 할 수 있는 터라,
집에서 CD에 담긴 사진을 횡단면, 종단면 맞춰가며 분석했다.
아, 5~6번 사이 디스크가 터져서 밀려 나와있는 상태였다..
목디스크, 말로만 듣던 것이 정말 눈으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그 길로 대학병원을 예약해서 진료를 받아보았다.
여의도 성모병원 : 목디스크 맞고, 자세 바르게 하고 우선 약물 치료부터 해보자. 심해지면 수술해야 한다.
이대 서울병원 : 목디스크 맞고, 멀리 쳐다보는 습관을 익혀야 한다. 치료가 필요한데 우선을 통증을 다스리기 위한 약을 처방해 주고,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한다면 바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허리 수술도 기다리고 있는 마당에, 목까지 이러니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
목은 함부로 수술하면 위험하기에 최대한 수술을 미루어 보기로 했다.
우선 약과 바른 자세, 그리고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목 보호대를 샀다.
최대한 머리를 숙이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목을 고정시키는 게 필요했다.
회사에서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보호대를 차고 있다.
집에서는 목 견인기를 차고 있다.
다행히 팔과 손 저림은 조금 줄어들긴 했다.
허리 수술하고 나서 목도해야 할지도 모르는 불행이 엄습해 왔다.
인연과보. 모든 것은 원인이 있으며,
시절인연. 주어진 현재에 충실해보자.
나이가 드니 온몸이 고장 나기 시작한다는 점이
슬픈, 그런 숨쉬기조차 뜨거운 나날들이다.
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