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지 산책을 하다하다
이제는
황룡사지 옛 담길을 따라 네모로 한바퀴 걷는다.
걷기 전에
이 길을 인생길이라고 생각하고
걸어본다.
가다보니 큰 돌멩이가 있다.
발로 그 돌맹이를 치우다 몸의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 한다.
살다가 어떤 걸림돌을
치우려면 반대 힘을 써야 하므로
넘어질 수 있다.
그 걸림돌에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하여,
길을 평탄하게 위하여,
등등 이유를 그럴듯하게 붙이지만
결국 그냥 내가 그꼴을 못 보는 거다.
돌이 있어서 사람들이
긴장하고 걷게 만들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러려면 그 돌은 그 자리에 있어야지.
돌을 치우는 게 꼭 옳은 건 아니다.
돌은 치워야 한다고 의미를 갖다 붙인
내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