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디자이너 준비하기
Q1. 디자이너는 언제부터 꿈꿨을까?
우리 초등학교는 매년 책을 발간한다. 시, 글 등을 모아 책자를 발간한다. 책자의 이름은 ‘파랑새’.
6학년 마지막 파랑새에 꿈을 작성하는데 옆 친구의 꿈이 ‘패션 디자이너’였다. 그걸 보고 덩달아 ‘로봇 디자이너’라고 쓴 것이 시작이었나 싶다. 나름 학교에서 그림이 뽑혀 자매학교에 갈 정도? 그 정도였다. 중학교, 고등학교 열심히 놀면서도 소소한 그림을 그렸고, 오토바이를 타며 오토바이를 디자인해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고3이 되었고, 처음 공부란 것을 해봤다. 물론, 성적은 잘 나왔고 자만했다. 그렇게 수능날 열심히 자고 도피유학을 갔다. 2010-11년 그곳에서 자유로운 그 지역 사람들을 보며, 내 디자인을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으면 했다. 그렇게 유학생활 1년 정도를 보내다가 천재지변으로 한국에 돌아왔고, 가정사로 유학생활로 복귀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한국에서 디자이너를 준비하게 되었다.
Q2. 무슨 디자인을 했나?
학부는 산업디자인학부, 주전공은 제품 다자인 서브는 가구 디자인이었다. 졸업 후 편입과 함께 인턴 생활을 하다가 웹디자인과 패션잡화디자인에 발을 담갔고, 간간히 외주로 로고 디자인과 제품 디자인을 병행했다. 대학원은 다시 산업디자인. 그중 제품 디자인 쪽으로 틀었지만, 그곳에서는 시각과 패션잡화, 기계 쪽 디자인을 했다. 나름 그때 처음 로봇디자인 비슷한 것을 처음 해보았다. 심지어 영상과 3D 모델링(멀티버스를 타깃으로 한 그것 맞다.)까지 했다. 실무 때부터 이어온 웹, 앱 디자인 덕에 군 대체 복무로 UI/UX 디자인을 하고 있다. 간간히 뭔가를 하기도 하고.
Q3. 디자인 말고 관련된 일은 뭘 해봤나?
꽤 다양한 것을 했다. 상품기획, 입점 기획, 제품 기획, 서비스 기획, 이벤트 기획 등 정말 산업디자이너의 이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기획 범위는 다 한 번 씩 경험했다. 모두 첫 회사 하나에서 3-4년간 했던 일이다. 편입 준비로 얻은 스케치 실력과 까이고 까이며 배운 포트폴리오 스킬을 바탕으로 과외도 했다. 학원 강사 제의가 왔으나 그때는 혼자 과외해서 버는 수익이 더 많았다. 그때가 2014-2018년까지이다. 그 뒤로는 외주와 학교일로 바빠서 과외를 할 수 없었다. 그 뒤 본교에서 특강도 하고, 대학원 조교를 통해 교수님 부탁으로 강의도 몇 회 했다. 방학에는 초등학생들 3D 프린팅 교육 알바와 3D 프린팅 시험 감독을 보기도 했다. 요즘은 회사를 다니며, 내부 이벤트 팀으로 워크숍 준비도 해보고 UX 관련 업무를 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
Q4. 이 블로그를 시작하는 이유는?
교단에 서는 일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학원이던, 과외던, 팀 스터디던 그저 쉽게 알려줄 수 있고, 배우는 학생이 좋아하고 잘 써먹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되면 그걸로 좋다. 실무를 접고 학교 교수로 갈 생각이 별로 없어서, 과외나 학원을 운영할 시간이 없어서 디자인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재밌게 즐길 수 있게, 내가 배운 디자이너의 길은 어떤 것인지 비전공자던, 전공자던 다시 한번 생각하고 자신의 디자이너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돕기 위해 이 블로그를 시작한다.
Q5. 디자인에 대한 한마디...
디자인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잘하지는 못한다. 능력 있는 천재들을 내 밑에 두기 위해 가스 라이팅 하고 무시하고, 절차를 만들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배제하는 경우가 있다. 무시하고 자신이 천재라고 생각한다면, 미친 듯이 열심히 하면 된다. 그럼 자신을 막던 그런 사람들은 내 밑 어딘가에서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모함을 한다면 무시하고 앞만 보는 경주마처럼 내 옆에 열심히 달리는 디자이너, 내 앞에 잘 달리는 디자이너, 내 뒤에 멋지게 나를 따라잡고 있는 디자이너만 보자.
그리고 우리 직종을 무시하고, 디자이너인 양 행동하는 사람들을 대응하지도 말고 상쳐주지도 말자. 그들은 보이는 만큼만 볼뿐이다. 의사도, 변호사도, 영업직도, 마케터도, 디자이너도 모두 전문성이 있다. 자신의 입으로 디자이너라고 해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우리 사회는 오로지 학력과 디자인 경력 그리고 실력으로만 판단한다.
디자인은 자기만의 생각으로 남들을 무시하기 시작하면 생명이 다하는 듯하다. 알아서 조악해지고, 알아서 울타리에 가둬진다. 양아치가 아니라 날라리같이 모험하고, 엉덩이를 가볍게 하고 어디든 뛰쳐나가는 약간 삐뚤어진 감성으로 임해보자. 꽤 재밌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