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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선 Oct 14. 2020

엄마, 백 원만.

마음대로 용돈을 쓰고 싶었던 그때 그 아이가 경제교육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엄마, 백 원만. 백 원만.

엄마가 손님이라도 오셔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면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이 순간을 잘만 하면 엄마께서 백 원씩 주셨거든요. 늘 이렇게 받은 백 원은 부족했지만요~!>


 아이에게 용돈을 주어 스스로 사용하는 자유를 주고 판단하며 앞으로 저축과 소비를 계획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용돈을 받는 대로 무의미하게 써 버리면 주기 싫어지지요. 그런데 잠시만, 어른들이 생각하는 무의미는 어떤 것일까요. 저의 경우는 몸에 좋지 않은 원료조차 궁금한 군것질과 인형 뽑기처럼 운에 기대는 것이 제일 아까웠습니다. 아마 어렸을 때의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어릴 때 엄마가 손님과 이야기하는 순간이 용돈 받기 가장 좋은 때라는 것을 눈치껏 알았습니다. 그래서 늘 그 순간에 ‘엄마, 백 원만’을 외쳤지요. 그러면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셔야 되는 엄마는 저에게 빠르게 백 원을 주셨습니다. 돈을 받으면 저는 그 돈을 가지고 곧장 슈퍼로 가서 풍선껌을 샀습니다. 


 사실 아직도 부끄럽지만 저는 껌을 오래 씹지 못합니다. 조금 씹다가 흐물거리는 그 순간에 삼켜버리지요. 그래서 늘 백 원은 껌 씹기에 부족했습니다. 10개 정도 들어있던 그 껌들은 홀라당 제 뱃속으로 들어가 버리기 때문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 이 천 원이라는 거금이 생겼습니다. 그때 저는 슈퍼로 가서 10원짜리 껌이 잔뜩 들어 있는 박스 껌을 샀습니다. 기억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박스에 껌이 한가득 들어있고 아주머니께서 한 개 십 원씩 파는 게 있었거든요. 그 껌 박스를 들고 와서는 씹고 삼키고 씹고 삼키고를 반복했지요. 결국 그 날 저는 몸져누웠습니다. 숨도 쉬기 어려웠고 껌이 제 배부터 목까지 차오르는 느낌을 하루 종일 느껴야 했지요. 용돈을 무의미하게 써버린 대표적인 기억입니다. 그 뒤로는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도 들고 저를 살려만 주신다면 이제부터 껌 삼키는데 제 돈을 쓰지 않겠노라 기도드렸습니다. ^^;;;;


그때의 저로 돌아가서 껌에 모든 돈을 올인한 아이가 용돈을 가치 있게 쓰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통 일주일 천 원에서 시작해서 5천 원 정도를 받는 시기까지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어야 합니다. 저처럼 백 원만 백 원만 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으니까요. 사실 5천 원은 지금의 초등학생들이 간식 조금만 사 먹어도 금방 다 써버리는 돈입니다. 그런데 가치 있게 쓰라니. 아이들에게 어떻게 쓰는 게 잘 쓰는 건지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그전에 사용처에 대해서는 구분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몸에도 안 좋고 가격도 비싼 젤리류, 무엇으로 만든 건지 도저히 모르는 문방구의 군것질처럼 건강과 관련되는 것들은 제한을 두세요. 예를 들어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처럼 횟수를 정해주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몸에 좋지 않은 슬라임과 인증받지 않는 자잘한 장난감들도 제한을 주세요. 간식을 먹고 싶다면 모아서 좀 좋은 것을 사 먹도록 하고 장난감을 사고 싶다면 오랫동안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을 사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가격 대비 훨씬 더 오래 사용하고 건강에도 좋지요. 



 마지막으로, 사용한 것들에 대해서는 아이가 록펠러의 가문처럼 사용 내역을 금전출납부처럼 정확히 적도록 합니다. 사용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용 내용이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아이가 어떤 것에 용돈을 많이 쓰는지를 점검하고 조금씩 가치 있는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대화를 나누어 봅니다. 실제로 부자들의 용돈 교육법을 보면 저금통을 세 개로 분류해서 단기간에 쓸 돈, 저축할 돈, 기부할 돈으로 나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용돈을 가치 있게 사용하도록 가르치는 것이지요. 우리가 커서 열심히 시도하는 ‘네 개의 통장-월급을 받으면 통장 쪼개기- 급여통장. 소비 통장. 예비 통장. 투자통장’처럼 적은 돈부터 시작해보는 것이지요. 


지출을 통제하고 장기적인 투자를 위해 돈을 관리하는 사람은 이겨낼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월급을 통제하려니 사회 초년생들은 숱하게 실패하지요. 그러다 보니 기부는커녕 가치 있게 월급을 사용하지도 못한 채 늘 카드값에 허덕입니다. 아이들이 용돈 만 원이 너무 적다고 한다면 2020년 최저시급이 8,590원인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세요. 최저시급을 받으며 언니 오빠들이 생활비와 등록금, 저축까지 하고자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지요. 노동의 가치를 알고 돈의 가치가 비교되면 아이들도 함부로 용돈을 쓰기 어려워집니다. 자신의 용돈을 나누어서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사용하는 것을 배우는 즐거움을 아이가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러고 나서 자신의 용돈으로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는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면 아이가 스스로를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가치 있는 용돈 사용을 통해 가치 있는 자아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이지요. 이제는 더 이상 엄마 백 원만, 백 원만~~은 못 외치겠죠^^?


<김선 작가의 생생한 음성으로 듣고 싶으시다면? >

오디오클립-초등경제교육대백과-선생님은 아이용돈 얼마주세요를 구독해주세요^^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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