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드론으로 날아오르는 세상을 꿈꾸며

아이의 개인 스토리와 핵심 역량을 키워내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대

by 김 선

얼마 전 해외 뉴스에서 의대에 간 아이가 어머니를 살해한 안타까운 사건이 전달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나는 엄마를 죽인 것이 아니라 괴물을 죽인 것이다라고 말해 더욱 집중 보도되었지요. 끊임없이 학원과 과외로 자신을 몰아세운 엄마가 괴물처럼 느껴졌다고 합니다.

출처: 픽사베이

우리나라에서도 몇 해 전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소위 0.1% 상류층들이 아이를 SKY 대학에 보내기 위해 입시 컨설턴트를 고용하며 사교육에 매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극적인 장치를 제외하곤 현실에 있음 직한 일이라서, 드라마 종영 후 억대의 입시 컨설턴트를 찾는 프로그램이 제작될 정도로 한동안 최고의 화젯거리였습니다.

드라마에서처럼 연간 억대를 쏟아붓지는 못해도, 많은 부모님들이 생활비를 줄여가면서까지 아이의 사교육에 매진합니다. 초등 아이 하나당 월 1백만 대의 사교육비를 들이는 가정도 많지요. 사교육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선택하셔야 합니다. 옆집 엄마가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낸다고 해서 우리 아이도 무조건 따라 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아이가 대학에 갈 때까지, 아니 대학에 간 후에도 돈 들어갈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때마다 우리 집 사정은 생각지 않고 따라잡기 식으로 교육한다면 결국 내 가랑이만 찢어질 수도 있어요. 국민 절반 이상이 이제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온 세상은 사다리를 누가 더 빨리, 높게 오르느냐로 개천 용이 탄생하던 세상이었다면, 우리 아이들의 세상에서는 개천에서 드론으로 날아오르는 세상일 겁니다. 그런 세상에서 부모가 만들어놓은 사다리는 우리 때만큼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9학년도 초등학생 1~6학년 전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 원입니다. 지역별, 학년별로 꼼꼼히 조사된 유익한 자료이지만, 어떠신가요. 실제와는 꽤 차이가 나는 것 같지 않으신가요?

< 출처: 통계청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 학년 및 특성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초등학교) >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과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아이에게는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바로 길어진 방과 후 시간입니다. 부모에겐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게 하느냐가 가장 큰 숙제입니다. 맞벌이 가족의 경우 운이 좋으면 돌봄 교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워낙 인원이 제한되어 대부분 돌봄 교실 추첨에 떨어지고, 하나의 선택지만 남습니다. 소위 말하는 ‘학원 뺑뺑이’가 그것입니다. 이 시기 아이들에게는 라이딩을 해주는 태권도가 필수 사교육 코스로 자리 잡습니다. 월 14만 원에 매일 픽업도 해주고 운동을 하면서 친구도 사귈 수 있으니 여러모로 이득이기도 해요. 태권도가 끝나면 태권도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 피아노와 미술을 격일 수업으로 보냅니다. 하루는 피아노, 다음 날엔 미술, 그다음 날에는 피아노, 이런 식으로 말이죠. 여기서 13만 원씩, 26만 원의 학원비가 추가됩니다. 부족한 공부도 보충해주려니 학습지 한두 개 정도는 해야겠고, 이러면 다 해서 50만 원이 훌쩍 넘어버립니다. 그래도 왠지 아이에게 부족한 것 같고 더 해줘야 할 것 같아요. 하나씩 추가가 되지, 줄일 생각은 못 하겠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모임이 덜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 생활 체육과 축구 모임이 결성되면 월 8만~10만 원이 추가됩니다. 가장 최소한으로 해도 이렇게 금액이 커집니다. 아직 영어, 수학, 논술은 건드리지도 않았는데요! 그렇게 1학년을 보내고 나면 2학년부터는 최소한 영어 파닉스는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방문 영어 수업은 주 1회 방문에 18만 원, 영어 화상 수업은 10만 원 정도라니 일단 시작합니다. 3학년이 돼서 영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 주 2회에 30만 원이에요. 4학년이 되면 이른바 프랜차이즈 영어학원으로 옮기는데, 주 2회에 50만 원으로 원비가 부쩍 오릅니다. 영어학원 하나에 원래 계획했던 ‘아이 하나당 사교육비는 50만 원!’이라는 계획이 무색해져요.


잠깐만요. 3, 4학년부터 시작하는 수영 수업은 아직 언급도 안 했는걸요. 주 2회에 30만 원인 어린이 수영장을 추가하려니 슬슬 벅찹니다. 5학년부터는 이제 고학년인 만큼 공부에 좀 더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수학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다니던 태권도와 피아노를 정리합니다. 이제부턴 취미보다 공부가 더 늘어나요. 그런데 특목고, 자사고, 대입 입시 컨설턴트들이 말하기를 악기 하나, 운동 하나, 봉사활동, 자치회 임원까지 챙기라고 합니다. 도대체 그게 가능한 이야기이긴 한가요?

출처: 픽사베이
이제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이 왔습니다. 아이의 재능과 내적 만족 없이 옆집 아이와 똑같이 제공하는 사교육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면서 필요 없는 것은 버리고, 필요로 하는 사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김미경의 리부트>의 저자 김미경은 코로나로 인해 교육과 부동산 공식이 바뀐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엄마들의 자녀 교육 성공 공식은 명확했다고 합니다.

‘아이를 강남에서 키워서 서울대나 연고대에 보낸다. 강남 8 학군 집값은 오르면 올랐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기회만 있으면 강남 아파트를 사라.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절대 불변의 진리였다. 그러나 이 공식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등장하고 기술들 간에 엄청난 속도로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온라인 수업까지 일상이 되어버리면 비싼 강남 아파트와 비싼 학원비를 낼 필요가 없다.’ - 김미경, 김미경의 리부트(웅진 지식하우스, 2020)’


이 책에서 제시하는 코로나 이후의 교육과 부동산 공식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은 자신만의 코어 콘텐츠(핵심 역량)입니다. 사교육에 눈이 먼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는 부분입니다. 이제 눈치 보며 따라 하는 사교육은 내려놓고 내 아이의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해 아이에게 맞는 사교육을 제공해야 할 때입니다.

그렇다면 내 아이에게 맞는 사교육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우선은 아이가 흥미를 갖고 집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할 때마다 늘어지고 하기 싫어서 핑계를 대는데 끌고 가느라 애쓰지 말아야 합니다. 가기 싫은 아이를 등 떠밀며 서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눈이 반짝일 때 제시해주는 것이지요. 그를 위해서 처음부터 고가의 돈을 지불하면서 시작하지 마세요. 고가의 영어유치원, 관심도 없는 전집 세트를 사놓고 제대로 안 한다고 화내면 서로 금방 지칩니다.


※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


1. 자기 관리 역량 - 자아정체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과 진로에 필요한 기초 능력과 자질을 갖추어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

2. 지식정보처리 역량 -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

3. 창의적 사고 역량 - 폭넓은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문 분야의 지식, 기술, 경험을 융합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능력

4. 심미적 감성 역량 - 인간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향유할 수 있는 능력

5. 의사소통 역량 -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존중하는 능력

6. 공동체 역량 - 지역·국가·세계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가치와 태도를 가지고 공동체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능력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아래와 같이 6가지의 핵심역량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의 학습과 평가, 입시 제도 역시 핵심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단순히 문제집만 푸는 학습만으로는 길러낼 수 없는 역량인 것이지요. 다시 말하면 위 역량들을 길러낼 수 있도록 사교육을 선택해야 합니다. 아울러 우리 아이가 어느 역량이 높은 지를 따져보아야 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부모님과 함께 시골에서 유년기를 보냈던 아이가 그때의 심미적 감성을 바탕으로 글과 그림에 녹여내어 대학교에 입학했고 이후 자신의 책을 발간하며 웹툰과 캐릭터 만들기에 성공했습니다. 그 제자는 지금 어린 나이임에도 강의도 진행하며 자신의 영역을 다각도로 넓히고 있지요. 이렇듯 앞으로는 아이의 개인 스토리와 핵심 역량을 키워내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개천에서 날아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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