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서평]
많은 이들이 좋아하고 칭송하는 헤르만 헤세의 책이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꽤나 만족스러워하길래 구미가 당겼다. 제목을 봐라. 이 얼마나 숭고하고 심오한가. 마치 이 책을 읽으면 세상에 달관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고 말이다. 뭔 소리를 하나 그래, 들어보자 하고 밀리로 읽었다. 자고로 난 관심 없는 기대가 없는 책은 주로 밀리에서 찾아보고 전자책으로 읽는 편이다.
싯다르타란 이름이 궁금할 것이다. 불교 냄새가 나지 않는가. 난 자고로 인간이 어떤 신적인 존재가 된다거나 자기네들이 스스로 만든 우상에 절하는 류의 종교 따위는 믿지 않는다. 싯다르타란 이름은 부처의 인간 시절 이름이다. 부처(Budda 붓다)는 또한 이름이 아닌 깨달은 자라는 뜻의 칭호다. 부처의 본명은 고타마 싯다르타이며 싯다르타는 산스크리트어로 '모든 뜻을 이룬 자' 혹은 '목적을 이룬 자'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정작 부처인 고타마 싯다르타를 조연의 역할로 등장시킨다.
이제 나에게 물을 것이다. 이 책이 읽을만한지, 지혜로운 통찰이 깃들어 있는지 말이다. 내 대답은 언제나 그렇듯 "그딴 건 없다"이다. "개똥 같은 개소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지껄이는 책"이라고 정의하겠다. 인간은 죽음 이후, 즉 사후세계가 두렵다. 그래서 종교를 만든다. 종교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 신을 믿거나, 인간이 신이 되거나, 인간이 신을 만들거나. 이건 내가 종교를 구분하는 방법인데 결국 모든 종교는 저 3가지로 전부 분류된다. 이 책은 오리엔탈리즘을 낭만 치사량 상태에 달하여 중2병 걸린 헤르만 헤세가 '인간이 신이 되는 종교'에 영향을 받아 교조적인 내용을 설교하는 글이다. 이건 뒤에 더 자세히 설명해주겠다.
자, 조금 늦게 등장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중2병 걸린 애새끼가 동양 철학을 사모하여 어설프게 세상을 판단하는 개똥철학이 담긴 내용"이다. 헤르만 헤세의 책은 데미안과 싯다르타 이 두 책을 읽었는데 현재까지 이렇다 할 통찰은 전혀 없고 겉멋과 허영만 가득하다. 앞으로 유리알 유희도 읽을 예정인데 그것도 개소리로 일관되면 헤르만 헤세 책을 칭송하는 이들을 멀리할 것이다.
이 책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알려주겠다. 싯다르타란 인물이 고행으로는 궁극적 진리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진리를 찾아 구도자의 길을 떠난다. 그러다 고타마(부처)를 만나지만 깨달음은 전달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또 길을 떠난다. 이후 카말라란 여자(음욕의 역할)와 상인 카마스와미(재욕의 역할)를 만나 욕망에 자신을 내던진다. 세상에 온갖 욕망에 절여지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강가로 가 뱃사공 바주데바랑 지내며 끝내 깨달음을 얻고 마지막에 친구 고빈다가 찾아와 싯다르타가 고빈다에게 자신의 마지막 깨달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며 끝이 난다.
줄거리는 이게 끝이다. 그냥 저자가 각자의 역할들을 이용하여 세상의 온갖 욕망들을 경험하게 하고 어떠한 경지에 올라가게 된 싯다르타란 인물을 전반적으로 그려나가는 내용이다. 유치하다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정확하게 이해한 것이다. 그리고 과한 수사와 현학적인 언어들이 넘실거려 강물의 비린 냄새처럼 역하다. 난 헤르만 헤세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해졌다. 조금 알아보니 역시나 독일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났고 외조부는 유명한 인도학자이자 선교사 헤르만 군데르트라고 한다. 유년 시절부터 그의 영향을 받아 인도 경전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이제 앞에서 이야기가 길어질까 봐 못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해보겠다. 나의 지극히 볼품없는 생각일 뿐이니 관심 없는 이들은 소중한 시간을 버리지 말고 꺼져라. 이 헤르만 헤세라는 놈은 우파니샤드, 힌두 사상, 일원론, 범아일여에 매료된 놈이다. 이게 다 무슨 말이냐고? 쉽게 설명해 주겠다. 나도 저딴 단어들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먼저 우파니샤드는 쉽게 말해 베다와 더불어 인도 최고 권위의 힌두교 경전이다. 힌두교는 특정 창시자가 없는 다신교 느낌이 강한 인도의 대표 종교다. 범아일여는 우주의 궁극 실재와 개인의 자아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사상이다. 일원론은 모든 존재의 근원은 결국 하나다.라는 입장이다. 범아일여의 '범'은 브라만을 뜻하고 우주의 궁극적 실재를 뜻한다. 범아일여의 '아'는 개인의 참된 자아를 의미한다. 범아일여의 '일'과 '여'는 한자로 하나 일과 같을 여로 즉, 위에서 말한 우주의 궁극적 실재와 개인의 자아는 동일하다는 사상이다.
그래, 이제 용어의 뜻은 알았고 그게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데? 하고 반발심이 들 것이다. 내 생각은 이렇다. 앞에서 인간은 사후세계를 두려워한다고 했다. 그래서 인간은 신과 종교를 필요로 한다. 무교라고 지껄이는 건방진 입들조차 막상 죽음 앞에 서면 자신의 영혼이 어디로 팔려 나가는지 이후의 세계는 어떻게 되는지 불안에 휩싸여 정신착란이 온 놈 마냥 온몸을 달달 떨어댈 것이다. 이 범아일여는 우파니샤드의 핵심 사상으로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한다. 지금의 자아는 본질이 아니라 하며 우주와 합일된 자아로 정체성을 재정립한다. 한 마디로 현재의 자아도, 죽음도 초월한 형이상학적 정체성을 하나 새로 만듦으로써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다는 해방감과 근자감을 대중에게 줄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불교는 인도에서 시작된 종교인데 여기에는 윤회라는 개념이 있다. 삶을 살아가며 자신이 한 행동들(업)에 의해 또 다른 존재로 태어나 계속 삶을 햄스터 쳇바퀴마냥 반복하는 것이다. 그래서 불교인들은 이 역겨운 윤회의 고리를 탈출하기 위해 해탈을 바랐다. 또는 제사를 지내거나 신에게 공양을 하거나 천상 세계로 가길 구했다. 또 어떤 이는 욕망이 업을 낳으니 욕망을 아예 없애고자 고행 또는 금욕을 했다. 그리고 어떤 이는 아예 자아를 부정했다. 그리고 또 어떤 이는 참 자아를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이게 범아일여다. 결국 모든 것은 윤회의 고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이자, 사후세계와 자신의 존재란 것에 불안을 떨쳐내기 위한 것으로 귀결된다.
범아일여란 사상은 개별 자아 자체를 현상적 착각으로 만들어 업을 애초에 차단하기에 윤회에 적용되지 않는다란 생각이다. 죽음 또한 그렇다. 이미 본질은 우주적 실재와 자아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니까 더 쉽게 말하면 어떤 고민과 고통들을 다 무력화시킬 수 있는 무적의 '무지개 반사'인 것이다.
간혹 가다 "우주와 우리는 하나예요, 온 우주의 기운이 우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우주와 나는 하나예요." 이딴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는 인간들이 있는데 이 우파니샤드의 범아일여 사상에 어설프게 잠식된 놈들일 확률이 매우 높다. 또는 관련 서적을 몇 개 읽고 자아가 잡아 먹혔거나. 그리고 난 이 어중이떠중이들 중 헤르만 헤세도 속한다고 본다.
중2병을 향수한다면, 이 책을 읽어도 좋다만 난 내 자식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지 않을 것이다. 뭐 읽겠다면 놔두겠지만. 아마 내 자식은 욕하기 위해 읽을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본다. 아니면 뭐라 씨불거리나 들어보려고.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