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떠나고 싶은 하루

by 리도씨


여느 때보다 마음이 무겁게 느껴지는 날,

낡은 가방 하나 둘러메고 구름의 뒷길로 들어섭니다.


발밑으로 투명한 하늘이 스미고,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는

푸른 바람이 제멋대로 길을 냅니다.


소란한 세상의 문장들은 잠시 접어둔 채,

오직 걷는 일로만 나를 설명하고 싶습니다.


어디로 가느냐는 질문조차

도착하지 못하는 곳에서,


저 아득한 수평선 너머로.

그렇게 풍경의 일부가 되어, 기꺼이 사라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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